규제 아닌 새로운 문화로써의 경제민주화2012년, 대한민국은 나라의 대표를 뽑는 대통령 선거로 무척이나 시끄럽다. 대통령 후보들은 타 후보와의 차별성을 꾀하고자 각자가 추구하는, 혹은 필요로 하는 방향의 수많은 정책을 제시한다. 그 중 경제민주화, 올 해 대선과 땔 수 없는 가장 뜨거운 단어이다.헌법 119조 2항, “국가는 균형 있는 국민경제의 성장 및 안정과 적정한 소득의 분배를 유지하고, 시장의 지배와 경제력의 남용을 방지하며, 경제주체간의 조화를 통한 경제의 민주화를 위하여 경제에 관한 규제와 조정을 할 수 있다.” 이것이 경제민주화의 법적으로 가지는 의미이다. 하나하나 뜯어서 보면 구구절절 좋은 말이다. 경제민주화가 공론화 되어 정치인들이 앞 다투어 경제민주화를 추진하겠다고 하니 좋아할 일이 아닌가?문득 작년의 일이 생각난다. 작년 대한민국의 대학생들 사이에서는 “반값등록금”이슈가 되었다. 그때 당시 나 또한 반값등록금에 대한 기대가 컸지만, 솔직히 말해서 나는 회의적인 시선이었다. 작년 우리학교 공대의 등록금은 480만원정도, 우리 집에는 나 뿐 아니라 공대생인 동생 한명이 더 있었기 때문에 1년 치 등록금만 해도 2000만원에 육박했다. 이 금액은 대한민국의 대부분의 가정에서 상당한 부담으로 다가올 수 밖에 없는 금액이다. 만일 정부의 지원으로 등록금 부담이 반으로 준다고 하면 물론 환영할 일이었다. 나의 의구심은 여기서 시작되었다. 나의 일 년치 등록금을 위한 보조금만 500만원, 거기에 우리나라의 대학생들(전문대생 포함)이 300만 명을 넘는다는 것을 생각한다면 막대한 금액의 예산이 필요함을 알 수 있다. 그 예산은 결국 추가적인 세금 수입의 확보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결국 이 시점에서 돌아보면 반값 등록금은 실천 없는 공약으로 대학생들에게 상처만 남긴 채 지나갔다. 대체 제도로 국가장학금이라는 것을 만들었지만 당초 얘기했던 것과는 아주 거리가 있는 것은 자명하다. 그리고 2012년, 경제민주화”라는 단어로 대한민국은 또 한 번 뜨거워지고 있다. 이 또한 우리를 기대감으로만 부풀게 만들다가 푹 꺼져버리는 것은 아닐까 생각이 든다.1950년 6.25전쟁이후 60년 넘는 기간 동안, 우리나라는 급속한 경제발전 속에 효율성을 최우선시 한 경제구조를 갖추게 되었다. 균형발전은 사치스럽게만 보였다. 모든 인프라는 수도권에 집중되었고 수도권을 중심으로 수도권을 위한 경제발전만 이루어졌다. 기업의 경우에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막대한 자본력을 기본으로 한 재벌들에게는 정경유착을 통해 각종 세제 혜택 등 특혜가 제공되었고, “재벌”이라는 이름의 공룡들은 이 비옥한 토양을 기반으로 풍부한 양분을 통해 발전하였다. 그러한 시대적 흐름 속에 중소기업들은 소외되었고 아직까지도 경제적 약자로 남아있다.국민의 의식수준이 높아지면서 정치적으로 민주화를 이룩한 것처럼 우리나라의 경제발전이 어느 정도 안정 궤도에 오르게 된 시점에서의 경제민주화 한번은 짚고 넘어가야 할 만한 문제임에는 틀림없다. 대기업 특히 재벌이라고 불리는 가족 경영 중심의 회사 중심의 우리나라의 경제구조, 물론 이상적인 구조도 아닐뿐더러 양극화와 같은 부정적인 사회문제를 야기한다는 사실은 분명하다. 그리고 장기적으로 봤을 때 이러한 구조는 우리나라 경제 성장에 큰 도움은 되지 않을 것이다. 소수에게 자본이 집적됨으로써 소수의 기업에 문제가 생길 경우 사회전체에 큰 충격을 주게 될 수 있다.하지만 지금 한창 공론화 되고 있는 대기업의“순환출자금지”, “금산분리”, “출자총액제한”과 같은 것들이 현재 시점에서 이 것에 대한 답이 될 수 있을까? 나의 개인적인 소견으로는“아니오”이다. 저러한 부분들이 언젠가는 이행되어야 한다는 큰 뜻에는 공감하나 단기간에 처리할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장기간을 통해 점진적인 개선이 필요한 문제다. 긴 경제적 불황의 터널 속에 유권자에게 경제 회복에 대한 기대감을 일으켜 표심을 사기 위해 던지는 수많은 공약들, 그 공약들은 자극적일수록 더 효과가 좋을 것이다. 현 상황은 대기업이 그들이 가지고 구조적 특성들 때문에 지금의 실업자 문제, 양극화 문제를 야기한 주 대상, 즉 사회의 악(惡)인 것처럼 몰아가고 있다. 대기업의 제재를 통해 경제가 좋아질 것이라는 단 꿈을 꾸게 한다. 하지만 난 그렇지만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재벌규제에 따른 순기능만큼이나 역기능도 클 것이다. 당장에 다국적 기업들과의 경쟁에 총성 없는 전투를 벌이고 있는 기업들에게 경쟁력 악화라는 반작용이 나타날 것이다.그렇다면 이 문제에 대한 해답은 어떠한 것이 있을까? 내가 대학교에서 전공하는 분야가 정보통신이다 보니 그 분야의 모델들에 대해서 심층적으로 생각해보았다. IT분야에 여러 가지 사업 모델을 곰곰이 생각해보다가 경제적 강자로 대변되는 대기업과 약자로 대변되는 중소기업·개인사업자의 상생의 실질적인 모델 즉, 경제민주화에 상당 부분 부합되는 것이 있었다. 현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생활의 큰 부분을 차지하게 된 바로 스마트폰, 태블릿이다. 스마트폰과 태블릿등 스마트 디바이스에는 APP-Store가 있다. 실물 상품을 사고파는 시장처럼 앱이라는 무형의 상품을 사고파는 온라인 마켓이다. APP-Store는 기본적으로 큰 자본, 정확히 말하면 새로운 플랫폼을 만들고 그에 따른 생태계를 구축할 수 있을만한 능력을 가진 대기업이 만든다. 대표적인 예로는 APPLE社 IOS 기반의 APPLE APP-Store, Android 기반의 Google Play 그리고 SK Telecom의 Tstore가 있다. 이 마켓들 모두, 대기업들이 조성해 놓은 플랫폼이다. 이 플랫폼 위에서는 대형 개발사뿐만 아니라 개인들이나 중소 개발사들도 자신들이 만든 앱을 올리고 판매한다. 아무리 뛰어난 개발자라고 해도, 플랫폼 없이 독자적으로는 큰 성공을 거둘 순 없고, 아무리 큰 자본을 보유하고 있다고 하더라도 사용자가 요구하는 것에 즉각적으로 대응해 줄 수 없다. 그런 APP-Store는 이러한 이해관계가 딱 맞아 떨어지는 공간이다. 물론 APP-Store 내에서도 대형 개발사, 미국의 EA(Electronic Arts)社나 우리나라의 넥슨社와 같은 기업들이 막대한 자본을 투자하여 공격적으로 마케팅을 하고 있지만 우리가 생활하면서 사용하는 앱 들을 보면 대형 회사의 앱 보다는 훨씬 더 큰 비율의 중소기업, 벤처기업, 혹은 개인 계발자의 앱이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APP-Store 자체가 프로그래밍 능력을 가진 누구에게나 기회가 주어질 만큼 진입장벽이 낮기 때문에 이러한 일이 가능하다.APPLE의 APP- Store의 경우로 예를 들어보겠다. IOS 앱 계발자가 앱을 마켓에 올릴 경우 판매에 대한 수익금의 분배는 개발자가 70%를, 애플이 중계 및 서버 제공에 대한 수수료 명목으로 30%를 가져간다. 개발자는 판로 개척을 위한 마케팅의 수고로움 대신 합리적인 가격 내에서 잘 구축된 애플이라는 대기업의 APP-Store 생태계를 이용할 수 있으며, APPLE의 입장에서도 큰 그림에서의 생태계 구축과 관리만 해 준다면 투자한 재화 대비 높은 수준의 수익을 얻을 수 있다. APP-Store에서 애플의 역할과 개발자들의 역할은 철저히 독립적이다. 기본적으로 APP-Store는 경제적 강자와 약자가 서로의 강점을 지닌 부분에만 전념함으로써 서로의 영역을 침범하지도 않을 뿐만 아니라 서로의 효용을 극대화 시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렇게 누구나 개발자가 될 수 있고, 또한 충분히 자신의 생산 활동의 산물의 값어치를 인정받으므로 써 건전한 생태계(플랫폼)가 될 수 있다. 이러한 최근의 웹 생태계를 IT 업계에서는 “웹 2.0”시대라고 칭한다.APP-Store의 수익 모델에서 나는 경제민주화의 답이 있다고 생각한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자신의 가치를 발전시킴에 있어서 서로의 독립적인 영역을 구축하고 특화시켜야 한다고 생각한다. 결과론적으로는 서로의 가치를 충분히 인정하고 그에 따른 대가를 지불함으로써 APP-Store 모델과 같은 동반성장을 이끌어내야 한다. 이 때 물론 정부는 최소한의 장치들은 마련해주어야 할 것이다. 우리사회의 경제적 주체들은 모두 도덕성과 합리성을 가지고 있는 존재는 아니기 때문에, 문제가 생겼을 경우 조정하는 역할과 아직은 열악한 중소기업의 성장기반을 마련해주기 위해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