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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간과 공간 [서평 리포트]
    인간과 공간 서평들어가며볼노의 연구는 개인적으로 계량위주의 분석을 중시했던 나의 사고를 바꾸어 주었다. 단순한 제목 안에 다양한 내용을 담고 있는 철학서로써 사유, 인간의식, 언어를 통한 연구방식은 계량만이 연구의 근거가 될 수 있는 것은 아님을 보여주고 있다. 인간과 공간을 통하여 볼노가 보여주는 다방면에 걸친 지식과 분화 구조화된 사고능력이 놀랍다.IT를 통한 기술혁명은 삶의 형태를 변화시켰으며, 이는 공간으로 확장되며 수없이 많은 집들을 획일화시켜 복제하였다. 또한 도시 안에서 집들을 공간적으로 분화하여 다핵화시켰다. 가족과 함께 사는 규범적 집 외에도 고시원, 만화방, 찜질방, 게스트하우스 등 여러 층위에서 집의 대체물들이 등장했다.집처럼 익숙한 곳의 반대되는 낯선 곳도 달라지고 있다. 여행책자 혹은 다큐멘터리를 통해서 정보를 획득하고, 여행지들을 답사했던 우리들이(불과 몇 년전의 일이지만) 스마트폰 속의 GPS 기능이 포함된 구글 지도와 신용카드 혹은 페이팔 등을 사용하여 여행을 즐기고 있다. 에어비앤비를 이용하여 전세계 어디든지 게스트하우스를 이용하여 숙박한다. 또한 외국어 번역 사전과 통역앱을 사용하여 타국에서 택시를 이용하고, 이러한 교통수단을 통하여 어디든지 갈 수 있게 되었다.우리에게서 낯선 곳과 먼 곳은 사라졌고, 뚜렷했던 중심과 변두리 사이의 위계도 약해졌다. 그리고 우리의 체험세계도 달라졌다. 인간의 수많은 경험과 마음상태에서 얻어졌던 ‘호돌로지적 최상의 길’ 역시 구글맵을 통해서 수학적으로 계산되어서 제공되어지고 있다.그뿐만이 아니다. 빌딩으로 둘러쌓여 지평선이 없는 세계에 존재하고 있으며, 핸드폰 불빛으로 완전한 밤을 경험할 수 없는 세계에 살아가고 있다. 어쩌면 우리는 지평선에서 먼 곳을 느끼지 못하기에 완전한 떠남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생각할지도 모르겠다. 이처럼 우리에게는 볼노가 느꼈던 체험공간이 다를 수 밖에 없다.2. 인간과 공간이 주는 시사점하지만, 이 책이 쓰여진 지 50년이 지났다 하더라도 집의 공간 중심성에 대한 논의를 담은 “인간과 공간”이 우리 세대에게 주는 메시지는 분명하다.인간 삶의 공간성 문제는 공간 속에 존재하는 객체로써가 아니고, 주체로서의 인간과 관련된 지향적 공간에 대한 규정이라는 점이다. 그러므로 파우스트의 기상을 통해 느끼는 안도감 혹은 낯설은 감정들은 공간을 매개로 하여 심정성을 가지게 되고, 이러한 구체적 경험을 통해서 느끼는 공간 의식은 인간의 세계-내-존재를 “던져 있음”으로 인간 자기 자신을 사르트르의 “잉여적”으로 느낄 수 있는 절망적 상태에 빠지게도 할 수 있는 위험이 있지만, 우리는 낯설지 않은 곳에서 위안을 얻는다. 이처럼, 볼노는 고독한 심정을 메를로퐁티의 거주의 개념인 “인간이 가지고 있는 공간”을 통해서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암시한다. 그래서 거주는 소유를 넘어서서 우리세대가 편안하게 쉴 수 있는 안식처의 공간이 되어야 한다는 당위성을 우리에게 제시해 준다.그는 중심으로서의 집을 강조하였기에 떠남을 부정적으로 여겼다 생각할 수 있으나, 그는 “거주와 떠남은 인간의 깊숙한 내면에서 하나로 묶여 있다”고 말하며, 떠남에 대해서 부정하지 않았다. 대신 떠남에는 돌아옴을 통한 극복과 더 넓은 세상으로 나아감이 있어야 한다. 비슷한 방식으로 그는 공동체를 강조했지만 고독에 대하여 완전한 부정을 하지도 않았다.지하철에서조차 스마트폰과 이어폰이라는 굴레를 달고 사는 우리에게 타인에게 관심을 두면서 자신의 내면을 성찰할 여유가 없는 것처럼(부자들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타워팰리스에서 살고, ARS를 통해서 국제적인 박애주의를 실현하면서도 자신의 집 아래 살고 있는 구룡마을의 거주문제에 대해서는 모르는 것처럼 말이다) 보인다. 만원버스와 지하철에서 집과 직장을 돌고 도는, 그래도 일할 수 있는 기회를 얻어서 질투를 받는 챗바퀴 속의 인생에 완전한 떠남은 없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적어도 다핵화 시대를 사는 우리들에게 떠남과 돌아옴을 위한 공간구조를 통하여 위안을 주어야 하는 것은 적어도 우리가 해결해야 하는 몫인 것이다.3. 인간과 공간의 위치이 책이 우리 사회의 다양한 공간소들을 문화사회학적 관점에서 바라보고자 했던 이번 수업의 로커스 상 어디쯤에 자리 잡고 있을까? 포커스(집중)를 잘하기 위해서 로커스를 살펴보는 것은 의미 있는 일이다.집과 도로를 다룸으로써 풍경, 주거, 생활, 상업숙박, 놀이식음, 지식문화, 이동공간이라는 이 수업의 처음과 끝을 포함하되, 오솔길, 생활, 음악, 춤의 공간을 통해 수업에 나오는 다양한 주제들을 총망라한다. 이 책이 어느 한편으로 치우쳐 존재하는 위치가 있다면 그것은 인간생활에 대한 보수적이고, 근대적 태도일 것이다.볼노는 1903년에 태어난 독일의 교육철학자이다. 처음에 물리학 박사학위를 받았던 그는 물리학과 수학을 가르치는 교사가 되었지만, 이후 다시 교육학과 철학을 공부하였고 현대철학, 철학적 인간학, 윤리학을 가르치는 교수가 되었다. 그의 사상은 당시에 팽배해 있었던 허무주의를 극복하여 가치를 재정립하려 하였으며, 건전한 세계, 희망, 행복의 가치를 중시하였다. 이 책을 출판된 시기는 1963년으로 세계대전이 끝난 후 과학기술의 진보가 시대의 변화를 이끄는 과정에서, 자동차, 철도, 비행기를 비롯한 각종 현대적 교통수단이 보급되면서 공간에 대한 제한이 해제되었던 때였다. 또한 68운동으로 대표되는 반전, 평등, 히피문화 등의 가치를 주장하던 학생들, 근로자들과 기존의 체제를 유지하려는 보수 세력 간의 갈등이 자라나던 시기였다. 그 당시 볼노로 빙의 되었다고 상상해보면, 60대 노교수가 된 교육철학자의 눈에는 방탕하게 떠돌아 다니는 젊은이들을 관찰하며 이 책을 쓴 것은 아니었을지 생각해본다. 세계라는 외부 공간에서의 노동과 집이라는 내부 공간에서의 휴식이 균형을 이루기를 원하며, 인간은 집을 짓고 그 집을 방어하면서 든든한 공간을 마련해야 한다고 느낀 것이다. 흡사 지금 우리의 비틀거리는 청년세대에게 최소한의 안식을 얻을 수 있는 누울 자리를 마련해 주고자 하는 것처럼 말이다.
    사회과학| 2015.04.25| 5페이지| 1,000원| 조회(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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