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과 헌법 ‘사랑할 자유와 혼인’ 레포트단막극 시나리오실제 경험이나, 미디어에서 접한 사건들을 통해 느꼈던 사랑할 자유와 혼인에 대한 생각을 시나리오로 나타내 보았습니다. 아래에 등장하는 등장인물 나리와 철수가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각각 게스트와 디제이로 만나 ‘사랑할 자유와 혼인’이라는 주제로 이야기 하는 설정입니다. 등장인물 나리가 첫 남자친구와의 연애 경험을 통해, 최근 본 다큐멘터리와 영화 등을 통해 정립해간 사랑관과 혼인관에 평소 제 경험과 생각들을 담았습니다. 마지막으로 사랑이란 ‘자신의 모습을 있는 그래도 사랑할 수 있을 때, 비로소 상대방에게도 줄 수 있는 것’ 이라고 생각합니다.S#1 라디오 부스 안라디오 부스 문이 열리고, 라디오 게스트인 나리가 들어온다. 디제이 철수와 인사를 나누는 나리. 곧 PD의 지시와 함께 라디오가 시작된다.디제이: (밝게 웃으며) 철수의 나잇나잇~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세요. 디제이 철수입니다. 매주 수요일은 주제를 정해 게스트를 모시고 함께 이야기 하는 날이죠? 오늘은 사랑할 자유와 혼인이라는 주제로 작곡가 나리씨를 모셨습니다. 안녕하세요 나리씨!나리: 이거 보이는 라디오죠? (손을 흔들며) 안녕하세요! 철수의 나잇나잇 청취자 여러분. 작곡가 나리입니다.디제이: 청취자 분들의 문자가 쏟아지는 가운데, 많은 분들이 궁금해 하시는데요. 나리씨가 왜 사랑할 자유와 혼인이라는 주제를 이야기 하는 날 초대 되었을까요?나리: (잠시 생각하는 듯 눈을 굴리다가) 아무래도 제가 작곡한 곡인 ‘사랑노래’가 사랑할 자유에 관한 가사를 담고 있었던 영향이 큰 것 같아요. 최근 사랑노래가 음원 차트 역주행을 하면서 가사가 많은 주목을 받고 있더라고요.디제이: 역시 나리씨! 저희 제작진에 의도를 정확히 파악하셨네요. 자, 이제 주제에 관해 이야기해볼까요? 사랑할 자유와 혼인에 대해 이야기하려면 먼저 사랑에 관한 견해를 들어봐야겠죠? 나리씨가 생각하는 사랑이란 무엇인가요?나리: 상대의 부족함까지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아끼는 마음이요. 그렇지만, 제 자신의 모습을 있는 그래도 사랑할 수 있을 때, 비로소 상대방의 모습도 있는 그대로 사랑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고민하는 듯한 표정을 지으며 머뭇거리다 말을 다시 이어간다.) 저는 제 첫 남자친구를 너무 사랑했어요. 완벽해 보이는 그의 모습에 첫 눈에 반해서 고백도 제가 먼저하고, 사귀는 동안에도 제 자신은 돌볼 시간 없이 남자친구에게 헌신했죠. 혹시 저를 싫어할까봐 두려워 제 기호와는 상관없이 남자친구가 싫다는 건 안했어요. 하지만 완벽할 줄만 알았던 남자친구는 전혀 완벽한 사람이 아니었어요. 사실 그의 서투른 점들을 알아가면서도 애써 부정했던 것 같아요. 그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기엔, 헌신했던 시간이 무의미한 것처럼 여겨졌거든요. 결국 괴리감을 느끼고 헤어지고 나니 그게 사랑이었나 싶더라고요. (씁쓸한 웃음을 지으며) 첫 연애를 통해 진짜 본연의 나를 사랑하는 법부터 배워야겠다고 다짐했어요. 제 자신을 아끼고 더 나은 내가 되기 위해 노력하다보니, 비로소 상대의 결함도 이해하고 있는 그대로를 사랑하게 될 수 있었어요.디제이: 나리씨는 첫 연애경험을 통해 사랑관을 확립하게 되었군요. 마음 아픈 이야기이면서도, 그 마음이 잘 이해가 가네요. 그렇다면 나리씨는 사랑할 자유에 제한이 있다고 생각하시나요?나리: 네. 첫째, 도덕적으로 사회적으로 받아들여질 수 없는 경우. 둘째, 사랑받는 상대가 그 사랑을 거부할 경우. 이 경우에 사랑할 자유는 제한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디제이: 예를 들어 설명해 주실 수 있을까요?나리: 첫째의 경우, 50대가 초등학생을 사랑해서 관계를 가지려 하는 경우 그 사랑은 제한되어야만 합니다. 합의가 되었더라도 초등학생은 아직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나 미성숙한 단계이기 때문에 자신에게 접근한 50대가 과자를 사주어서 좋은 것인지, 아니면 정말로 그를 사랑하는 건지 판단할 수가 없기 때문이죠. 우리나라 법에서도 만 13세 미만의 미성년자는 성적 자기결정권을 행사할 수 없다는 것으로 간주하기 때문에, 성적 수치심이나 혐오감을 느낄 정도의 신체 접촉이 있다면 미성년자의 동의 여부와 상관없이 처벌하고 있습니다. 둘째의 경우, 상대가 전혀 알지 못하고 마음 속 으로만 앓다가 끝나는 짝사랑은 제한 할 수 없어요. 다만 상대방이 사랑의 감정을 알아채고 거부하는데도 사랑이 지속된다면, 그것은 일종의 스토킹이며 무조건 제한되어야만 해요. 열 번 찍어 안 넘어가는 나무 없다며 들이대는 과정에서 열 번이나 찍히는 나무는 도대체 무슨 죄가 있겠어요.디제이: 그렇다면 나리씨는 사랑할 자유를 명목으로 상대방의 기본권까지 침해하여 사회질서를 심히 해하는 지경까지 이르렀을 때, 그 제한은 어떻게 이루어지는 것이 적절하다고 생각하나요?나리: 헌법에서 보장하는 자기결정권은 이성적이고 책임감 있는 사람의 자기의 운명에 대한 결정 선택을 존중하되 그에 대한 책임을 스스로 부담함을 전제로 해요. 따라서 자신의 결정으로 사랑하는 이의 기본권을 침해한 자는 자기책임의 원리에 따라 엄격하게 처벌 받는 것이 마땅하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헌법재판소는 사랑이라는 지극히 개인적인 부분에 형사적 제제를 두는 것을 위헌이라고 결정했어요. 저는 사랑도 인간 대 인간 사이의 일이기 때문에 사회질서를 심히 해하면 형사적 제제가 필요하다고 생각하지만, 현재 상황으로서는 그럴 수 없는 것이죠. 이에 따라 현실적으로 징벌적 손해배상제가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징벌적 손해배상제를 통해, 사랑할 자유라는 명목으로 휘둘리고 마음을 다친 상대에게 적어도 금전적인 보상을 해줌으로써 자신의 죗값을 책임지는 것이죠.디제이: (고개를 끄덕이며) 예시와 함께 들으니 나리씨의 견해를 더 잘 알 수 있을 것 같네요. 1부에서 사랑할 자유에 관한 이야기를 해보았는데요. 2부에서는 혼인에 대한 이야기로 돌아오겠습니다. 1부 끝 곡으로는, 나리씨가 작곡 작사한 곡이죠. 과일소년의 ‘사랑노래’ 듣겠습니다.S#2 라디오 부스 밖라디오에서 과일소년의 사랑노래가 흘러나온다. 의자를 카메라 반대 방향으로 돌리고 생각을 정리하는 나리. 그런 나리를 바라보는 디제이 철수.S#3 라디오 부스 안디제이: 1부 끝 곡으로 과일소년의 사랑노래 듣고 돌아왔습니다. 2부에서는 나리씨의 혼인에 관한 견해를 들어보고자 하는데요. 나리씨는 혼인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시나요?나리: 두 명이 서로 너무나 사랑한다 해도 혼인은 몇 번이고 다시 고려해보아야 할 일이라고 생각해요. 최고로 좋은 사람을 만났다고 생각해도, 그것이 혼인생활의 행복을 보장해 주는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솔직히 말하면 저는 혼인에 대해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있지는 않습니다. 우리 사회에서는 여성이 혼인생활에서 희생하는 부분이 많기 때문이에요.디제이: 혼인 생활에서 여성들이 희생하는 것에는 무엇이 있을까요?나리: 여성은 혼인 전 사회적으로 쌓아온 지위를 잃을 확률이 높아요. 혼인 후 가정을 꾸리는 과정에서 직장을 그만 두는 것도 대부분이 아내죠. 아이를 낳으면 그 확률은 더 높아져요. 아이를 다 키우고 다시 직장을 가지려해도 그건 쉬운 일이 아니에요. 한 다큐멘터리에서 00대 노어노문학과 92학번 졸업생들의 삶에 관해 조사했어요. 남자 졸업생 100%가 25세에서 40세까지 경력을 계속 쌓아온 반면, 여성 졸업자들 중 그 비율은 62.5%에 불과했어요. 나머지는 직장에 다니다가 혼인 후 직장을 그만두고 전업주부로 일하거나, 다시 직장을 구해 봐도 경력단절로 인해 전공과는 관련 없는 파트타임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었어요.디제이: 여성들에게 참 안타까운 현실이군요.나리: 그렇습니다. 또, 남성이 집안일을 하면 가정적이고 특별한 남편으로 취급 받는데 반해서 여성은 당연히 해야 하는 일로 강요받아요. 남편은 밖에서 돈을 벌어오잖아? 라고 단순히 생각하기엔, 무직 남편과 일하는 아내 사이의 가사노동 통계에서도 아내가 훨씬 많은 시간을 차지해요. 통계청 생활시간조사에서 기혼자를 따로 분류해 분석한 결과, 일하는 아내가 무직 남편보다 돌봄·가사노동을 세 배나 많이 하는 것으로 나타났어요. 직장인 여성은 하루 평균 208.3분을 썼고, 무직 남성은 72.2분을 썼어요. 남편이 노동을 하지 않는 상태에서조차 직장인 아내가 돌봄·가사노동을 전담해왔다는 거 에요. 남편이 집안일을 도와준다는 개념은 없으며, 집안일은 돕는 것이 아니라 함께 하는 것이라고 사회적 인식이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