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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전문학 선택탐구(국어국문학 전공-설공찬전)
    16세기 최대의 불온서적, 『설공찬전』1. 조선시대판 엑소시스트, 『설공찬전』『설공찬전』은 16세기 중종대의 학자 채수가 지은 귀신소설로 ‘설공찬이 죽어 저승에 갔다가 그 혼이 돌아와 남의 몸을 빌려 수개월간 이승에 머물며 들려준, 자신의 원한과 저승에서 들은 이야기’를 주로 다루고 있다. 여기서 설공찬은 친척의 몸에 빙의하여 가족을 괴롭힌다. 그 방식은 너무나도 괴이하고 현대의 악령들이 행하는 방식과도 닮아있어 보는 이들의 눈을 즐겁게 한다.“왼쪽 새끼를 꼬아 집문 밖으로 두르면 내가 어찌 들어올 수 있겠습니까?”하거늘, 충수가 그 말을 곧이듣고 그렇게 하자 공찬이 웃고 이르기를,“숙부님이 하도 남의 말을 곧이들으시므로 이렇게 속여 보니 과연 내 술수에 빠졌습니다.”라는 서술을 통해 빙의체의 가족을 농락하는가 하면공찬의 넋이 오면 공침의 마음과 기운이 빼앗기고, 물러가 집 뒤 살구나무 정자에 가서앉아 있더니, 그 넋이 밥을 하루 세 번씩 먹되 다 왼손으로 먹거늘 충수가 이르기를,“네가 전에 왔을 때는 오른손으로 먹더니 어찌 왼손으로 먹느냐?”하니, 공찬이 이르기를,“저승에서는 다 왼손으로 먹느니라.”라고 대답하였다. 공찬의 넋이 나가면 공침의 마음이 본래대로 되어 도로 (집에) 들어와 앉았더니, 그러므로 많이 서러워 밥을 못 먹고 목 놓아 우니, 옷이 다 젖었다.라는 방식으로 갑자기 나타나 사람들을 놀래기도 하고가장 인상 깊은 대목은 빙의체의 아버지가 무당을 불러 자신을 퇴치하려 하자공침의 사지를 비틀고 눈을 찢으니, 눈자위가 째어지고 또 혀도 파서 빼어내니, (배어 낸 혀가) 코 위에도 올라가며 귀의 뒷부분까지도 나갔는데, 늙은 종이 곁에서 병구완하다가 깨니 그 종도 까무러쳤다가 오래 되어서야 깨어났다.라는 세세한 묘사를 통해 빙의되어 몸을 멋대로 가지고 노는 모습을 보여주었다는 것이다.이러한 묘사는 당시 인식되었던 귀신들의 특징과는 괴리가 있는 편인데, 조신기의 귀신들에 대한 모습은 대체적으로 한(恨)을 매개로 한 여귀의 형상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또한 이들이 한을 해소하는 방식은 공안(公案)서사적 방식을 통하여 마을의 권위자에게 읍소하고, 권위자가 대신 해결을 해주며, 한이 해소된 여귀는 저승으로 귀환하는 서사적 구도를 취하고 있다. 하지만 『설공찬전』에서는 설공찬과 그의 이름 없는 누이가 친척의 몸에 빙의를 꾀하지만 어떠한 한을 품고 있다는 묘사는 보여주지 않는다. 굳이 한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면 이들이 이른 나이에 요절을 하였다 뿐이지, 굳이 친척의 몸에 빙의를 할 이유는 보여주지 않는다. 그렇기에 이들은 어떠한 해소를 목적으로 하지 않는다. 단순히 빙의체를 괴롭힐 뿐이다. 또한 소설의 말미에서도 설공찬은 저승으로 돌아가지 않는다. 이승에 남아 저승에서 겪었던 이야기를 무용담처럼 늘어놓을 뿐이다.2. 새로운 질서의 방해물, 『설공찬전』『설공찬전』이 등장한 1511년(중종6년)에는 중종반정 이후 자리를 잡은 신진사대부 세력에 의해 이념적 재편성이 이루어지던 시기였다. 문벌귀족으로 일컬어지던 훈구 세력은 기득권층 유지를 위해여 실생활에 있어서 유학적 도리의 유연한 적용을 주장하였고, 이러한 틀을 깨부수기 위하여 사림 세력은 원리주의적인 유학의 적용을 외쳤다. 결국 중종반정을 통하여 훈구 세력이 쓸려나가고, 이들을 더욱 철저히 짓밟고 자신들의 권위를 드높이기 위하여 철저한 유교주의를 주창하였다. 그 결과 시작된 것이 ‘종교 재판’이었고 ‘이단 심문’이었다. 이는 불교와 도교에 대한 혁파 논의로 이어졌고, 불교는 ‘도첩제(度牒制)’ 폐지로, 도교에서는 ‘소격서(昭格署)’ 혁파로 이어졌다. 특히 불교의 경우 승려에 대해 “화복설(禍福說)에 현혹되어 그 도를 닦으려는 자가 아니고, 모두 군역(軍役)을 피하려는 자들”이라는 식으로 매도되기도 하였다. 도첩제와 소격서 모두 이단설이 성행하기 이전부터 이미 그 영향력을 상실했던 증거로서 작용한 산물이었고 여기에 새로이 지배계급으로 등극한 사림 세력에 의해 완전히 뿌리가 뽑히며 명실공히 실질적 유교의 시대가 도래하기 시작한 것이다.이러한 시대적 배경 속에서 채수의 『설공찬전』은 큰 논란거리가 되었다. 말미에서 보여주는 불교의 윤회화복설(輪回禍福說)은 새로이 집권한 사림에게 있어서 공격을 하지 않을 수 없는 대상이었고, 「문귀신무격복서담명지리풍수」을 지을 정도로 귀신과 음양·풍수·복서에 해박한 지식을 자긴 채수 본인 또한 공격의 대상이 될 수밖에 없었다. 따라서 사림은 당시 채수가 중종반정의 공신으로 일컬어지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사형을 논할 만큼 크게 문제제기를 하였다.또한 윤회화복설과 동시에 나타내고 있는“이승에서 어진 재상이면 죽어서도 재상으로 다니고, 이승에서는 비록 여편네 몸이었어도약간이라도 글을 잘 하면 젓으에서 아무 소임이나 맡으면, 세금이 줄어들고(그치고) 잘 지낸다. 이승에서 비록 끔찍스럽게 죽었어도 임금께 충성?신의를 지키면, 간(諫)하다가 죽은 사람이면 저승에 가서도 좋은 벼슬을 하고, 비록 여기서 임금을 하였더라도 주전충 같은 사람이면 다 지옥에 들어가 있었다. 주전충 임금은 당나라 사람이다. 적선을 많이 한 사람이면 이승에서 비록 천하게 다니다가도 (저승에서) 가장 품계 높이 다닌다. 서럽게(고통스럽게) 살지 않고 여기에서 비록 존귀하게 다니다가도 악을 쌓으면 저승에 가서도 수고롭고 불쌍하게 다닌다. 이승에서 존귀하게 다니고 남의 원한 살 만한 일을 하지 않고 악덕이 없으면, 저승에 가서도 귀하게 다니고, 이승에서 사납게(보잘것없게) 다니고 각별히 공덕 쌓은 게 없으면, 저승에 가서도 그 가지(자손?)도 사납게(보잘것없게) 다니게 된다.라는 마지막 대목은 중종반정에 대한 비판적 요소를 내포하고 있다고도 해석이 가능하기에 더욱 문제적 요소로 자리 잡았다.3. 중종반정을 비판한 『설공찬전』?채수의 학풍이 유교가 아닌 ‘이단’으로 규정된 잡기들 또한 기반으로 하고 있음은 분명하다. 하지만 사림에게 있어 문제가 되었던 것은 작품으로서의 『설공찬전』이었고, 이 작품이 나오기 전까지는 채수 본인에 대한 공격이 가해지지 않았다. 그렇다면 『설공찬전』에서 보여주는 어떠한 요소만이 사림의 심기를 건드렸다는 소리인데, 이는 특별이 사회 비판적 요소를 가미하지 않고 있는 『설공찬전』에서는 잘 알 수 없는 부분이다. 다만 전술하였듯이 소설의 말미에 등장하는 윤회화복설의 부분에 대해서는 의미심장하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채수 본인이 이러한 요소를 의도적으로 집어넣었다고 볼 수 있을까?우선적으로 돌아봐야 할 점은 『설공찬전』이 기존의 소설들과는 달리 확실하게 작가가 누구인지 밝히고 있다는 점이다. 만일 사림의 생각대로 채수가 이를 의도적으로 사회비판적 요소를 가미시켰다면, 자신의 안위를 위해서라도 작가의 존재를 밝히지 않았을 것이다. 또한 전반부와 중반부에서는 이러한 언급을 전혀 하지 않다가, 결말부에 있어서 간략하게 언급한 부분만이 사회 비판적 요소를 함유하고 있다는 것 또한 말이 되지 않을 것이다. 이는 분명하게도, 채수의 학문적 성격과 연관이 있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두 번째로는 채수 자신의 성격과 연관 지을 수 있다. 사료의 기록에서 보자면 채수에 대한 평가는 꽤나 혹독하게 등장한다.”채수는 임금의 뜻에 따라 도리어 문신들이 사후(射侯)하는 것을 즐겁다고 하였으므로, 듣는 자들이 병통으로 여겼다“라는 대목에서 보이듯 그는 엄정한 태도를 견지하지 못하고 가볍게 처신했다는 주변의 따가운 평판을 듣기도 하였다. 또한 임사홍(任士洪)을 몰아낼 때 무고의 의혹이 있었고, 근무 중에는 음주로 처벌을 받는 등 그 능력을 인정받고 왕의 곁에 머물면서도 그 행실에 있어서는 문제가 되어왔다. 즉 그는 영리하지만 성품이 경박하여 처리한 일이 거칠다는 것이었다. 그렇기에 그는 당대의 인물들에 비유하여 꽤나 자유로운 성품을 지녔다고 할 수 있었다. 또한 당시 채수가 얼떨결에 반정에 참가하여 공신이 되었기는 하였으나, 그의 상황에 있어 굳이 비판을 할 이유가 없기도 하였다.4. 『설공찬전』이 공격당한 진짜 이유?마지막으로 짚고 넘어가야 할 채수의 특징은 바로 ‘사림’에 속하지 않는다는 점일 것이다. 흔히 채수가 사림의 거두로 표명되는 김종직의 ‘제자’라고 주장하기도 하는데, 이는 실제로 ‘제자’가 아닌 ‘종유(從遊)’하는 처지였다. 또한 그가 패관잡기를 좋아했다는 사실은 현실적 문학을 탐독한 사대부 계층보다 문학적 유희를 즐기려 하였던 문벌귀족인 훈구파에 가깝다는 것을 보여주기도 할 것이다. 또한 만약 정말로 그가 사림에서 김종직의 ‘제자’로서 인정받는 세태였다면, 이전에 발생하여 김종직을 비롯한 여러 사림의 인사들을 죽음으로 내몰았던 무오사화 당시 같이 죽임을 당했어야 했는데, 채수는 도리어 원로로서 인정받고 퇴거를 할 때조차 우러름을 받았던 존재였다. 그렇다면 이는 앞서 전개한 ‘새로운 성리학적 질서를 만들어내기 위한 사림의 술수’라는 주장에 부합할 것이다. 다만 여기서 주의해야 할 점은 지금에 있어서는 당대 시대인들을 훈구와 사림으로 딱 잘라 구분하고 있지만, 실제 역사의 당대 현실에 있어서는 그러한 구분이 직접적으로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즉 공격을 위한 공격으로 『설공찬전』을 공격한 것은 아니었다는 말이다. 만약에 채수 본인을 공격할 심산으로 『설공찬전』을 치기 시작했다면, 논란이 거세어지던 당시에 있어서도 퇴거 후 지방에서 은거하던 채수를 불러들여 진짜로 ‘참수’시키려고 하였을 텐데, 정작 채수 본인은 이러한 상황을 모르고 있었을 것이라고 생각되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설공찬전』 파동에 있어서 그 논란의 원인은 기존의 문벌 귀족들의 자취를 지우기 위한 행위라고 볼 수 있었던 것이다.
    인문/어학| 2020.10.25| 4페이지| 2,500원| 조회(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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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애니메이션과 현대사회의 이해
    애니메이션과 현대사회의 이해- 시귀(屍鬼)국어국문학과2015801085이성수시귀는 한 마을에 흡혈귀 가족이 이사해 들어오면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점점 사람들은 생기를 잃은 채 죽어가고, 죽은 인간들은 시귀가 되어 다시 사람들을 덮친다. 결국 이 상황을 깨달은 마을사람들은 살아남기 위해 빛에는 꼼짝 못하는 시귀들을 모두 죽여 버린다. 그 와중에 마을의 부주지이자 소설가였던 무로이 세이신은 시귀의 상황을 안타깝게 여기고는 마지막으로 살아남은 키리시키 스나코라는 시귀를 데리고 마을 밖으로 도망치게 된다. 마지막에 마을 사람들이 시귀의 존재를 깨닫고 죽이는 상황 속에서 스나코는 자신을 구하러 온 세이신에게 이렇게 말한다.무서워요. 웃기죠? 그렇게 많은 사람들을 죽였는데. 어떤 잔인한 살인자라도 나만큼 많이 죽이지는 않았을 거라고 생각해. 내가 죽는 건 그 대가예요. 그런데 무서워.좀 있으면 날이 밝아. 밖에는 사냥꾼이 있어서 당장이라도 쳐들어올지 모르는데, 나는 잠들어버려요. 어째서? 어째서예요?이야기 속의 주인공이라면 누군가 구해주러 와요. 기적도 일어날지 몰라. 그런데 나를 구해줄 사람은 없어. 어떤 신도 나를 위해 기적을 베풀어주지 않아. 왜냐하면 난 살인자니까.하지만 나쁜 짓은 하지 않았어요. 식사를 했을 뿐. 안 먹으면 죽어버리는걸. 그렇게 안 해서 잘못이에요? 굶어죽지 않아서 내가 나쁜 사람이에요?시귀 20화자신도 살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었다. 자신이 살기 위해서 어쩔 수 없이 그들을 죽여야만 했던 키리시마를 보면서 문득 떠오른 최근의 사건이 있었다. PC방 살인사건. 자신이 무시를 당했다며 피시방 알바생을 칼로 수십 차례 찔러 죽인 그 극악한 사건이 나는 대체 왜 떠올랐던 것일까.PC방 살인사건. 선량한 피시방 알바생을 극악무도한 심성을 가진 범죄자가 칼로 찔러서 죽였다는 구도로 보도되며 전 국민적인 분노를 이끌어낸 사건. 그리고 작가이자 의사인 남궁인 씨가 담당의로써 당시의 상황을 SNS에 포르노적으로 적나라하게 게시하면서 더욱 국민들의 공분을 산 그 사건이다.사건의 가해자인 김성수씨가 입건된 이후 온라인에는 새로운 정보가 하나 올라오게 되었다. ‘극악무도한 범죄자인 김성수가 감형을 위해 우울증을 연기하고 있다’라고 말이다. 글이 올라오는 즉시, 온라인은 참 재미있는 방향으로 흘러가기 시작했다. 김성수가 정말로 정신질환을 가지고 있는지부터 확인해 보라는 나름 정상적인 의견도 있었지만, 대다수는 이상하게 김성수가 감형되지 못하게 ‘정신질환이 있으면 감형을 시켜주는 법’을 없애라는 것이었다. 우울증이 있는지도 없는지도 모르는 상황 속에서 무작정 자신의 잣대만을 들이밀며 법을 바꾸라는 정말로 정신질환으로 범죄를 저지를 수밖에 없었던 사람들은 전혀 고려하지 않은 이 어처구니없는 주장은 어찌 보면 그들의 입장에서는 당연한 것일지도 모른다. 그들이 생활하는 환경 속에서는 김성수와 같은 경험을 할 일이 전혀 없기에 그저 완전한 타자로써만 존재 할 뿐인 것이다. 그렇기에 자신을 위협하는 존재는 자신을 지켜주는 법이라는 테두리 안에서 처벌을 받아야했고, 그 정도는 자신이 충분이 보호받는다고 느낄 수 있을 정도로 강력한 벌이어야만 했던 것이다.사건의 담당의를 맡았던 유명 작가인 남궁인씨가 쓴 포르노적으로 해부된 피해자의 상처에 대한 글을 보자면 자상이 32군데였고 모든 상처는 피해자의 뼈에 닿아서야 멈췄으며 가해자가 빠른 시간에 칼을 빼서 다시 찌른 흔적 또한 존재하였다고 하였다. 보통 사람이 사람을 찔러도 칼을 사람의 몸으로 전부 넣지 않고 이 정도라면 극렬한 원한을 지니지 않고서야 불가능한 일이라는 코멘트 또한 달았다. 그렇다면 그 가해자는 왜 그런 극렬한 분노를 지녔고 그것을 생판 처음 보는 사람에게 퍼부은 것일까나는 김성수씨가 처했던 그 상황에 대해 알지는 못한다. 하지만 대체적으로 우리가 처한 상황이 어떤지는 느끼고 있다. 초중고 모두 대학에 가기위한 차이는 인정되지 않는 일률적인 교육만 받고, 대학에 가서는 그러한 차이를 강요한다. 남들과 다른 생활에 다른 능력이 있어야만 인정받고, 이러한 양상은 취업할 때도 마찬가지이다. 하지만 웃기게도 회사에 취직을 하고 나면 다시 초중고처럼 남들과의 차이는 인정하지 않는 기계적인 관료문화를 받아들여야 하는 입장이 되고야 만다. 관료 문화를 받아들인다 하더라도, 생산되는 것은 이번에 터진 양진호 회장의 갑질사건처럼 무시되는 인권뿐이다. 이러한 뫼비우스의 띠에서 벗어나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찾아서 가더라도 마찬가지다 하고 싶은 일이 돈이 되는 일 인지부터 먼저 따져보고, 그 일이 자신의 커리어에 도움이 되는지를 먼저 살펴봐야 한다. 그러다가 만약이라도 남들이 봤을 때 개인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 일이라는 생각이 든다면 개인의 생각이나 개성은 무시된 채 매도당하고 만다. 철없고 이기적이며 생각 없다는 수식어가 붙어버리는 셈이다. 이러한 양쪽의 상황을 체감하며 어느 쪽도 고르지 못하고 갈등만하고 있는 사람은 더한 취급을 받아버린다. 백수라며 무시당하고, 그들의 상황은 고려되지 아니한 채 단지 사회에 도움이 되지 않고, 그동안 한 것도 없는 무가치한 인간으로써 평가되는 것이다. 그런 상황 속에서 무언가라도 해보려고 하는 알바는 제대로 된 보상도 없이 관료문화를 강요한다. 최저임금, 그것조차도 받지 못하면서 일은 마치 자신이 가게 주인이 된 듯이 일하기를 강요당한다. 그러다가 사장의 기분에 따라 그들의 고용상황은 변화된다.생각할 기회조차 주어지지 않는 청소년기를 지나 성인이 된 그들 앞에 서있는 사회에는 대체 절망 이외의 것이 존재하기는 한 것일까? 아무것도 할 수 없는 그들에게 열심히 하면 된다는 성공신화만을 들이밀며 다시 사회의 꼭두각시로써 돈을 조금 못 받아도, 권리를 조금 존중받지 못해도 노력하면 된다는 그런 이야기를 하는 사회를 믿고 따라가다 지쳐 쓰러진 사람들에게는 대체 무엇만이 남는다는 것일까. 분명 노력을 해서 성공한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한 사람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자본주의 사회에서 엄청난 수의 사람들을 깔아뭉개고 올라갈 수밖에 없다. 그러면 그 밑에 깔려진 사람들은 대체 어떻게 살아야만 하는 것일까.가해자인 김성수씨는 백수였다고 한다. 그도 우리와 같은 사회를 살아가는 사람이기에 이런 시행착오를 겪었을 것이고, 만약 그렇지 않다고 하더라도 우리가 느끼는 그런 절망감은 체득하고 있었을 것이다. 그랬기에 그러한 분노를 내 비출 존재가 필요했고, 그것은 알바생을 손님보다 아래로, 노동자를 깔보는 사회적 시선과 결합되어 ‘감히’ 자신보다 낮은 존재인 아르바이트생이 자신을 무시하는 것을 참을 수 없었을 것이다. 그런 분노를 표출하지 않고서는 견딜 수 없었던, 분노를 속으로 삼켜 스스로를 파멸시키기보단 외적으로 향해 생존하려고 한 그의 모습은 자신이 살기 위해서 사람들을 습격해왔던 키리시마와 어딘가가 닮아있었다는 생각이 들었다.시귀에서는 마을사람이었다가 시귀가 된 존재 중에서 시미즈 메구미라는 소녀가 등장한다. 이 소녀는 시귀의 배경이 되는 시골 속에서 벗어나서 도회지로 가기를 갈망하는 패셔니스타 소녀로 나타나는데 결국은 시귀가 되어 마을에 완전히 얽매이게 되고 시귀들이 마을사람들한테 사냥당할 때 같이 사냥당해 죽게 된다. 그리고 죽임을 당하기 직전 마을사람들에게 이렇게 절규한다.“잠깐만, 나! 나 메구미예요. 시미즈 타케오의 딸이에요! 도회로 가고 싶어요. 그러니까...”(트랙터에 첫 번째로 치인다)“부탁이야, 살려줘!”(그러나 트랙터가 다시 깔고 지나간다)“정말 몰라요? 시미즈 메구미예요. 이 마을에 안 어울리는 차림이라면서 실컷 비웃었잖아요?”(여기서 트랙터 한 대가 메구미의 한쪽 팔을 완전히 으스러뜨려 버린다.)“왜야! 왜 모르는 거야! 이상한 건 너희들이야. 이런 아무것도 변하지 않는 마을에 살면서, 무식하고 야만스러운데 그것도 몰라! 다른 곳으로 가고 싶다니까 날 이상하게 보기나 하고! 이런 마을... 이런 마을은 처음부터 없는 게 좋았다고! 이런 마을에 안 태어났으면 좋았어! 이런 마을...이런 마을 따위 사라져버려!! 나는 없었어! 나는 이런 마을에...”(다른 트랙터 한 대가 달려와 말을 끊고 메구미의 얼굴을 완전히 짓이겨 버린다.)시귀 22화그리고 마을사람들은 얼굴이 짓이겨진 채로도 죽지 않아 발버둥치는 메구미를 보면서 정말로 시귀가 맞냐며 죽이길 꺼린다.이런 상황에서 미루어봤을 때 시귀라는 존재는 대체 무엇인 걸까. 똑같이 인간처럼 생각하고 욕망하고 살고 싶어 하는데, 단지 다른 점이라고는 살아남기 위해 인간의 피를 빨아야한다는 점이다. 인간과 마찬가지의 존재지만, 단지 인간과 대립된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죽임을 당하는 시미즈의 모습에서 난 다시금 김성수의 존재를 떠올렸다.앞서 이야기했듯이 김성수도 범죄를 저질렀지만, 어떻게 보면 그럴 수밖에 없었던 상황에 처했던 것이라 볼 수 있다. 김성수뿐만이 아닌 이 사회에서 살아가는 ‘우리’같은 사람들은 모두 김성수와 똑같은 상황에 처할 수도 있었다는 것이다. 다만, 우리는 김성수보다 조금 더 운이 좋은 환경에서 살아왔고 조금 더 나은 경험을 할 수 있었기에 사회라는 틀 속에서 나름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었던 건지도 모른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그런 우리가 그를 비난하며 완전한 악으로써 끌어내리는 게 과연 올바른 행동인걸까? 그를 처벌하여봐야 어차피 생산되는 것은 알량한 정의감과 자신을 지켜줄 제도적 존재가 실재한다는 권력에 일방적으로 기댄 믿음뿐일 텐데도 불구하고 그 가해자를 무조건적인 악으로 규정하면서 인간이 아닌 다른 어떠한 ‘것’으로써 자신은 그런 존재가 아니라는 안도감을 느끼고 절대 자신은 그렇게 될 일이 없을 것이라는 낙관주의적인 시선으로 그를 바라보며 처벌을 촉구하는, 더 높은 형벌을 받게 해 달라는 청원은 분명 그들 자신을 옭아매는 족쇄가 되어 돌아올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왜 그들은 그런 사실을 외면하면서 자신들의 분신이나 다름없는 김성수를 없애려 드는 것일까?
    사회과학| 2018.11.30| 5페이지| 2,000원| 조회(2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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