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3월 미국 애리조나주, 길을 건너던 한 여성이 차에 치여 사망했다. 이 사고로 시범운행 중이던 우O 회사의 자율주행 자동차는 논란의 중심이 된다. 당시 영상을 검토한 교통사고 감식 전문가에 따르면 ‘보행자가 횡단보도를 이용하지 않았지만 인간 운전자였더라면 상황에 더 신속하게 대응함으로 써 보행자 목숨을 구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차량에 탑재된 여러 감시장치 중 레이저 광 레이더는 100m까지 탐지할 수 있고 특히 주간보다 야간에 더 좋은 성능을 발휘하는데 차량이 아무 반응을 하지 않은 것은 “불가 하다”라고 했다. 결국 자율주행 프로그램은 보행자가 계속 길을 건너갈 것으로 예측하지 못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하지만 운전석에 사람이 없던 것도 아니다. 사고 영상엔 당시 인간 보조운전자가 약 10초동안 아래를 보고 있다가 사고 직후 고개를 들어 깜짝 놀라는 장면이 나온다. 보조 운전자가 제대로 앞을 보고 있었더라면 보행자가 보이고 사고가 나기 전까지의 2초동안 판단하여 차를 멈춰 사고를 피했을 거라는 것이다. 이는 결국 운전자의 책임이 되는 것인데, 한편으로는 보조운전자가 제대로 앞을 보고 있었더라도 자율주행체제가 상황에 맞춰 대응할 것으로 생각하고 있었다면 즉각 대응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이처럼 자율주행 자동차에 대한 많은 시각들이 존재하고 수개월이 지난 지금에서도 기술적, 윤리적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처음으로 살펴봐야 할 것은 책임에 관한 문제 이다. 현실적으로 자율주행 자동차 사고에 대한 법적 책임에 대한 논쟁은 수년째 진행되고 있다. 특히 보험업계에서는 높은 관심으로 예의주시 하고 있다. 사고 과실과 책임의 주체에 따라 보험 보상 범위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위의 사례처럼 사람이 탑승했더라도 주행 명령을 내리지 않은 경우에 사고가 날 경우 프로그램(AI)에 죄를 물 수 있을까. 우리나라 자동차관리법은 자율주행 자동차를 ‘운전자 또는 승객의 조작 없이 자동차 스스로 운행이 가능한 자동차(2조 제1의3항)로 정의한다. 2016년 미국 도로교통안전국에서는 구글의 자율주행 자동차를 하나의 운전자로 간주할 수도 있다는 견해를 내놨다. 이는 운전을 주도하는 프로그램(AI)이 사람을 대신할 운전자가 될 수 있음을 시사 한 것이다. 하지만, 미국 캘리포니아 주는 자율주행모드에서도 면허를 소지한 운전자가 반드시 필요하며, 인간이 상황에 따라 적극 운전에 개입해야 한다고 관련 법에 명시했다. 자동차 스스로 운전하더라도 전적으로 안전을 담보하지 못한다면 자율주행을 할 수 없다는 것을 명확히 한 것이다.최근에는 자율주행 자동차를 소유했거나 탑승한 사람에게 책임을 묻기 보다는 자율주행차를 만드는 회사에 책임이 더 크다는 주장에 힘이 실린다. 법적으로 완벽한 제품이라는 점을 전제로 판매 허가를 내리는 것이고, 소유자 또한 기술적 완성도가 법을 만족했다는 걸 인지한 상태에서 구입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러한 책임소재를 제조사가 떠안을 경우 자율주행 자동차의 하드웨어, 소프트웨어의 이해관계에 있는 모든 회사들이 모든 사고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하므로 위축이 될 수 밖에 없고, 자율주행 자동차의 상용화는 더욱 더디게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지난해 11월 서울 중구 조선호텔에서 열린 ‘자율주행차 융복합 미래포럼 국제 컨퍼런스’에서 ‘자율주행 자동차 교통사고와 손해배상책임’ 이라는 주제를 발표하면서 이런 논란에 대한 다양한 대안을 제시했다. 그 중 하나는 우선 교통사고 배상책임을 주체가 자동차 운행으로 이익을 얻고 운행을 지배하는 ‘운행자’와 실제 운전행위를 하는 ‘운전자’로 나뉘는 점을 지적했다. 자율주행 자동차 보유자가 피해자에 대해 1차 책임을 부담하고 자율주행 차량이나 자율주행 시스템의 결함이 인정된 경우 보유자가 제작사에 구상권을 청구하는 방안이다. 실제로 일본과 독일에서는 블랙박스 설치를 의무화 하고 운전자의 개입이 있는 ‘레벨3’단계 까지의 사고에 대해선 원칙적으로 차량 운전자가 배상을 책임 지도록 했다. 그리고 블랙박스를 분석하여 시스템에 결함이 있을 때만 책임을 지고, 외부 해킹으로 인한 사고는 정부가 보상하고, 레벨4나 완전 자율주행 단계인 레벨5 수준에서 사고 처리는 향후 검토하기로 했다. 영국에서는 사고에 따라 제조사와 운전자의 과실 비율을 다르게 가져가는 방안을 검토하는 등 사고의 책임 소재에 관한 논쟁은 현재까지도 진행 중이다.두 번째로 자율주행 자동차가 트롤리 딜레마, 기관사 본인을 포함해 5명의 사람을 태운 기차가 절벽을 향할 때 기차의 선로를 바꾸면 5명을 구할 수 있지만 1명의 남자가 죽어야 하는 딜레마, 를 직면했을 때 어떤 판단이 윤리적 판단인 것인가에 대해서 이다. 윤리학의 고전적인 문제인 트롤리 딜레마가 21세기 자율주행 자동차에도 적용이 된다. 프랑스 툴루스 경제대 장 프랑수아 보네퐁 교수는 지난해 자율주행 자동차의 윤리적인 딜레마에 대한 연구를 발표했다. 자율주행 자동차가 앞쪽 보행자를 피하려고 방향을 바꾸면 다른 보행자를 치거나 탑승자가 희생되는 상황을 가정해 400여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자들은 대체로 희생자를 최소화하도록 자율주행 자동차를 프로그래밍 해야 한다는 의견을 보였다. 즉, 10명이 죽는 것보다는 1명이 죽는 게 낫다는 식의 공리주의적 답변이 많았다. 방향을 틀어 운전자가 사망하는 경우에도 대부분의 응답자는 보행자 10명을 살려야 한다고 답했지만, 자신이 운전자일 경우에는 답이 달랐다. 원칙적으로는 다수의 생명을 살려야 한다는 데 동의하지만 다수의 행복을 위해 자신이 희생해야 하는 상황은 받아들이지 못하는 것이다. 구글의 최고 개발자 제프 딘(Jeff Dean)은 일본 도쿄에서 열린 아시아, 태평양 지역 기자간담회 ‘Made with AI’에서 대표적 윤리적 문제인 ‘트롤리 딜레마’는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인공지능을 코딩 하면서 왼쪽 2명이 있고 오른쪽 3명이 있으면 오른쪽을 살린다고 코딩을 하지 않는다”며 “자율주행 자동차는 운전을 할 때 사고를 막는 것이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자율주행 자동차의 프로그램은 현재 기술로는 스스로 사고하는 능력이 없으므로 결국 이런 윤리적 딜레마는 인간의 선택에 달린 것이다. 이러한 부분에 있어서는 충분한 토론을 통해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다음으로는 해킹의 문제이다. 자율주행 자동차가 대중화되면 사용자의 각종 개인정보를 이용하게 되는데 이는 해커들의 공격목표가 되어 각종 범죄를 일으키고 악용될 수 있다. 자율주행 자동차는 클라우드 기반의 커넥티드 카 형태로 나타나는데 이때 클라우드에 저장된 사용자의 금융정보다 각종 개인 정보가 해커들에 의해 탈취되어 사용자의 개인 정보를 도용한 금융범죄 및 테러공격이 발생할 수 있다. 실제로 중국의 인터넷기업 텐센트는 테슬라의 S모델 시리즈를 원격 조종하는 모습을 유투브에 올려서 이슈가 되었다. 텐센트 연구원들은 원격조종으로 주행 중인 차를 19km 떨어진 곳에서 노트북으로 조작해 브레이크를 걸었고, 차선 변경 때 백미러를 접거나 방향지시등을 켜고 트렁크를 열기도 했다. 또한 신형모델을 주차모드에서 조종해 문을 열거나 좌석을 앞뒤로 움직이는가 하면, 차량에 탑재된 인터넷 브라우저의 터치스크린을 무용지물로 만들었다. 테슬라는 원격조종 확률은 극히 낮다고 주장했다. 차의 인터넷 브라우저가 작동 중이고 악성 와이파이나 핫스팟에 연결되어야만 하는 등 제한적인 조건에서만 가능하다는 것이다. 사실 이러한 해킹에 대해서는 천문학적인 구멍이 있기 때문에 화이트 해커보다는 악의적인 해커가 더 강하기 마련이다. 그 때문에 해킹을 100%막기란 불가능 하다. 해킹으로 인한 자동차 사고는 목숨과 직결될 수 있기 때문에 소비자들은 민감한 사항이기 때문에 확실한 기술적, 제도적 보안이 필요하다.마지막으로 기술의 진보에는 항상 일자리 감소라는 혹덩이가 따라다닌다. 자율주행 자동차의 발전으로 인간이 운전할 필요가 없는데 누가 운전기사를 고용할 것이며 아주 저렴한 유지보수 비용으로 택시나 버스, 화물차를 운행할 수 있는데 비싼 인건비를 지불하면서 운전기사를 고용할 기업은 없을 것이다. 2016년 기준 운수업조사 잠정결과에 따르면 한국의 육상운송업 종사자의 수는 무려 86만 6천여명이다. 자율주행 자동차와 관련된 직업이 늘긴 하겠지만 86만명이란 사람들이 모두 일자리를 얻을 수는 없을 것이다. 물론 현행법으로 비추어 봤을 때 짧은 미래에는 운전자가 동승을 해야 자율주행이 가능하지만 먼 미래를 보았을 때는 일자리를 잃을 확률이 크다. 또한 자율주행 자동차가 실용화가 되면 현재 거의 1인 1자동차 보유수준에서 자동차 공유로 인해 1가정 1자동차로 판매량이 40% 가까이 급감할 것으로 예측된다고 금융투자기관 바클레이즈가 발표했다. 이러한 경우에도 판매량이 급감하니 자연스럽게 자동차 제조업체에서 일하는 노동자 숫자 역시 줄어들 것이다. 지금부터라도 혁신적인 기술이 가져올 일자리 부분에 대한 파급 효과를 분석하고 해당 분야에서 밀려난 노동자들의 재취업을 어떻게 가능하게 할지에 대한 심도 깊은 준비를 해나가야 한다.이처럼 자율주행 자동차의 실용화에는 많은 기술적, 윤리적 문제가 따른다. 아직 기술적 보완이나 사회적 합의가 이루지지 않은 부분이 많다. 지금까지 그래왔듯이 기술적 진보가 사회적 합의보다 빨라왔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격처럼 뒤쳐지지 말고 기술의 발전의 속도에 맞추어서 제도적이나 사회적 합의가 빠르게 이루어져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