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색노랗다, 누렇다, 노르스름하다, 노릇하다, 샛노랗다, 싯누렇다, 누리끼리하다.......이렇게 많은 색들을 영어로 표현을 한다면 어떻게 표현할 수 있을까? 아마 yellow라는 표현밖에 떠오르지 않을 것이다. 최대한 비슷하게 묘사를 하자면 vivid(선명한), dark(짙은)와 같은 표현이 전부이다. 영어뿐만이 아니다. 다른 외국어로 우리의 색 표현들을 모두 변역하려면 정말 많은 어려움이 있다. 이러한 표현력과 색에 대한 관찰력은 우리나라의 큰 특징이다.우리 민족의 이러한 색에 대한 표현력은 자연물로부터 색채를 얻어오면서 발전했다. 흙의 색, 물의 색 같은 식으로 말이다. 예를 들면 쪽빛은 ’쪽빛하늘‘, ’쪽빛바다‘처럼 맑고 푸른빛을 뜻하는 색이다. 하지만 그냥 푸른색이 아니다. 보랏빛 또는 붉은빛이 도는 짙푸른 빛으로 우리나라에서만 형용되는 색체이다.이렇게 오묘하고 아름다운 색은 어떻게 만들어 지는 것일까? 쪽빛은 쪽이라는 식물에서 추출한 천연 염료로 오랜 시간 물들이면 얻을 수 있다. 녹색의 쪽 나물에서 독특하고 신비한 쪽빛을 깨 워내기까지 까다롭고 힘들지만 폐수 한 방울도 배출하지 않을 만큼 자연친화적인 염색법이다.현대인들에게 쪽빛이라는 색은 조금은 익숙하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자연에서 색체를 가져 오 는 선조들의 모습은 아직까지 우리 곳곳에 스며들어있다. 개나리색을 그냥 노란색의 한 종류로 생각하고 선명한 노란색이라 칭하기 보다는 개나리의 색이기 때문에 개나리색이라고 부르는 것처럼 말이다.19세기 한국을 다녀간 많은 외국인들은 한국인이 남녀를 막론하고 다 흰옷을 입고 있다는 데 강한 인상을 받아 백의민족이라고 약칭하며 기록했다.예로부터 한국인은 백의를 숭상하고 집착하였다. 흰색의 옷을 매우 즐겨 입어 백의민족으로 불리어왔다.흰색은 신성시되는 곳, 순결의 상징, 정화, 그리고 제물로서의 상징성을 가지고 있으며 전통적으로 하늘과 태양을 상징함으로서 우리 민족이 지향하는 사상과 색채의식을 잘 담아내고 있다. ‘희다’라는 어원이 초기 한글에서 해를 상징한 것만 봐도 정확히 알 수 있다. 이러한 이유로 망자의 명복을 빌 때, 제사를 지낼 때 한국인이 흰옷을 입던 것이다. 이처럼 한국인의 색채의식은 의식주나 전통문화 속에서 잘 드러나고 있으며 인위적이지 않고 자연주의적인 소박함을 장점으로 삼고 있다.1984년 일본인으로는 최초로 대한민국보관문화훈장을 받은 ‘야나기무네요시’가 그의 저서에서 “조선의 색은 형편없다. 조선은 염색을 모른다.” 라고 이야기 했다. 과연 우리의 선조들이 정말 염색을 몰라서 흰옷을 입고 다녔을까?1868년에 한국을 찾은 독일의 상인 ‘에른스트 오페르트’는 [금단의 나라 조선 기행]에서 다음과 같이 조선의 옷을 묘사했다. “조선인의 옷 색깔은 남자나 여자나 대개 모두 희다. 저고리가 맑고 푸른 빛깔일 때도 있지만, 바지 빛깔이 그런 경우는 거의 없다. 그러나 어린이들은 도리어 가지각색 색깔의 옷을 입고 있는데, 가장 흔히 입는 옷 빛깔은 맑고 푸른색 아니면 진홍빛이며, 잡색이나 검은색 옷을 입는 일은 매우 드물다. 대중이 입는 의복의 재료는 국내에서 나온 직물을 보기 좋게 바래서 만든 무명이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가장 흔히 쓰이는 것은 성글게 짠 삼베다. 그렇다고 이 나라 사람들이 더 좋고 곱게 손질한 옷감을 만들어 낼 줄 모르는 것은 아니다. .. 먼 곳에서 보면 그들의 흰옷은 사랑스럽고 친근한 인상을 준다.”우리나라 선조들은 염색을 모르지 않았다. 오히려 조선의 염색기술은 세계 최고 수준이었다. 1750년대 궁중에서 입은 옷의 색은 다양한 붉은색 계통만 해도 915종류로 나눠져 있었고 붉은색뿐만 아니라 굉장히 다양한 색의 옷이 있었다.단지 우리의 선조들은 백의를 숭상하였던 것이다. 그리고 그 숭상 속에는 계속된 침략과 전쟁에서의 아픔, 그로인한 가족의 분열로 조선의 예술에는 남모르는 슬픔이 담겨져 ‘비애의 미’와 같은 쓸쓸함 또한 담겨있다.색동은 ‘색을 동 달았다.’의 줄임말로 동이란 한 칸을 의미한다. 일반적으로는 오색 빛깔 헝겊으로 층이 지게 잇대어 만든 저고리 소맷감을 말한 빛은 우리나라 선조들이 사랑했던 5가지의 대표적인 전통색이었다.전통색이란 한 지역에서 역사성을 지니고 발전한 색을 뜻한다. 전통색을 형성하는 단계에서 인간이 색을 지각하는 과정 중 가장 큰 영향을 받는 것은 지역적 문화와 생활 습성, 그리고 자연환경에 영향을 받는다.전통색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고유색과 고전색을 정확하게 알아야 한다. 고유색은 시대를 초월해 사용되고 유행에 따라 변하기도 하는 색이며, 고전색은 과거의 특정한 시대에 주로 사용된 고유색의 한 요소이다. 우리가 흔히 전통색이라 부르는 것은 고전색에 해당하며, 일반적으로 삼국시대부터 고려시대를 거쳐 조선시대에 사용된 색이다.전통색은 다른 나라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색채의식으로 우리나라 선조들의 특징과 문화뿐만 아니라 우리나라의 각각 지역적 특성까지 담은 그릇이기 때문에 우리나라만의 자긍심이다.한국인의 색채관에는 그 바탕에 의미론적 색채관이 자리 잡고 있다. 한국인은 음양오행사상을 바탕으로 둔 세계관을 가지고 있었는데 그 사상은 작은 부분부터 관혼상제와 같은 중대한 행사에 이르기까지 생활 속 질서와 원칙 등 곳곳에 영향을 미쳤다.음양오행사상은 음양의 조화와 통일을 강조하는 세계관으로 음양오행사상의 음과 양은 우주의 질서이자 원리이며, 음양에서 파생된 오행, 즉 나무, 쇠, 흙, 불, 물의 움직임을 통해 우주와 인간생활의 모든 형성과 생성 그리고 소멸을 해석하는 사상이다.오정색은 그러한 오행에서 담고 있는 다섯 가지 상징색이다. 정식 명칭은 오방정색으로 방위에 중점을 둘 때는 오방색으로 표기한다.다섯 가지 정색은 청색, 백색, 황색, 적색, 흑색이다.정약용은 [여유당전서]에서 “오색의 광채는 다섯 가지로 정해지며 동방은 청, 남방은 적, 서방은 백, 북방은 흑, 중앙은 황, 이 다섯은 오색을 이룬다.” 라고 하며 오방색을 음양오행의 원리에 따라 설명했다.또한 [이수신편]의 저자 황윤석은 우리 선조들의 고전 책들을 종합하여 “청은 동방의 정색으로 나무에 속한다. 백은 서방의 정색으로 쇠에 속한다. 황은 중다. 적은 남방의 정색으로 불에 속한다. 흑은 북방의 정색으로 물에 속한다.” 라고 하였다. 이처럼 오색은 나무, 쇠, 흙, 불, 물과 같은 오행을 따르고 방위와 계절이 그 뒤를 따른다.계절뿐만 아니라 색 각각은 의미가 있는데 청색은 만물이 생성하는 봄의 색으로 창조, 생명, 신생을 상징하며, 귀신을 물리치고 복을 비는 색으로 쓰였다. 또한 동쪽을 의미하기 때문에 해돋이, 밝음, 맑음, 등과 연관되어 상징성을 갖춘다.백색은 결백과 진실, 삶, 순결 등을 뜻하였고 많은 한국인들이 가장 선호하는 색이었다.황색은 밝음을 의미하며 중앙을 상징하는 천자의 색으로 왕과 왕비를 뜻했다. 또한 사물을 포용하는 힘을 상징하는 것으로 모든 색의 근원으로 숭상되어왔다. 미속에서는 황색이 적색과 같은 계열로 분류되어 귀신을 쫓거나, 병을 방지하는데 많이 쓰였다.적색은 생성과 창조, 정열과 애정, 적극성을 뜻하며 가장 강한 벽사(사악함을 물리침)의 빛깔로 쓰였다. 그리고 왕성한 생명력을 의미하기도 해서 사람에게 해로운 것을 물리쳐 준다고 믿어 토속신앙의 주술적 의미로 가장 많이 쓰인 색이기도 하였다.흑색은 인간의 지혜를 뜻하였다. 흑색은 음의 색으로 쓰여서 일찍부터 백색과 함께 금지되기도 하였으며 계절로는 겨울을 나타낸다. 이것은 흑색이 다음 봄을 준비하는 기간으로 소생을 상징함과 동시에 만물의 흐름과 변화를 뜻하고 있음을 말한다. 검은 빛은 밤, 공포, 불행, 파멸, 죽음을 상징한다. 그래서 검은 상장이나 조기는 죽음을 의미한다. 그런가하면 정직과 명예의 표상이기도 했다. 검은색의 신격은 곰, 거북, 거미, 등이 있었다.이러한 오방이 중앙과 사방을 기준으로 구성되면, 각각의 방위 사이에 또 팔방과 십육방이 자리하게 된다. 오색 역시 방위에 따라 배정되고, 오행의 상관관계로 간색이라고 불리는 중간색이 생성되는데 이 과정의 중간색에서 무한한 색채가 만들어질 수 있다. 그 무한한 색채 중 오방간색이라 불리는 동서남북,중앙의 다섯 가지 방위 사이에 각각 놓인 색이 있다. 청(동방)과 황( 청(동방)과 백(서방)의 중간색인 벽색, 적(남방)과 백(서방)의 중간색인 홍색, 적(남방)과 흑(북방)의 중간색인 자색, 황(중앙)과 흑(북방)의 중간색인 유황색이 있다.오방색 또는 오방정색이라 불리는 다섯 가지의 정색과 오방간색이라 불리는 다섯 가지의 간색이 모든 색을 만드는 음과 양의 기본색이 되는 것이다. 또한 이 색들은 한국 전통색의 기본이 된다.오방정색과 오방간색은 모두 아름다운 자연과 문화와 사상을 담은 한국의 전통색이지만 무엇보다 우리나라 선조들은 그들의 사상인 음양오행설을 바탕으로 음과 양의 조화처럼 오방색들의 어울림을 무엇보다 중요시하였다. 조화롭지 못한 인생은 불행한 인생이라고 생각한 그들은 오방색을 생활 곳곳에 활용하였다. 그 예시로는 한국화, 한옥, 색동저고리, 비빔밥의 고명, 그리고 조각보 등등을 들 수 있다.현대에도 이러한 정신이 그대로 깃든 사례가 있다. 바로 태극기 이다. 태극은 우주 자연의 궁극적인 원리인 음양오행사상이 그대로 들어있으며 평화, 단일, 창조, 광명, 무궁을 상징한다. 하지만 태극기에는 오방정색의 색 중 황색이 들어있지 않는데 황색은 국기봉의 무궁화 봉우리로 자정하였다. 이처럼 현대의 한국은 아직 우리 선조들의 색에 대한 정신이 남아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고 볼 수 있다.앞서 말한 태극기와 같이 우리나라는 우리 선조의 정신을 활용하고 있다. 태극기 이외에도 한옥, 한복, 비빔밥 등을 유지하고 세계화를 시키기 위해 노력한다.이것 이외에 현대의 우리 색을 활용한 활동들은 무엇이 있을까?우리전통 색상인 오방색을 주제로 뉴욕의 거리미술, 현대무용을 결합한 패션 발표회로 우리나라의 전통 색과 한국패션의 성장 가능성을 알렸고, 한국 한방샴푸 려 회사에서는 샴푸디자인에 오방색과 다른 한국정서의 도자기나 비녀 등에서 디자인을 만들어내 한국적 디자인을 차별성 있게 표현, 다른 제품과 차별성을 두기위해 쓰이기도 했으며, 한 라면 회사에서는 계란지단, 호박, 다시마채 등 행운을 불러 오는 우리 전통 오방색의 고명 후레이크를 넣어 맛