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학개론“소비는 정체성과 어떤 관계를 맺고 있는가?”월래 소비란 ‘인간의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하여 필요한 물자 또는 용역(用役)을 이용하거나 소모하는 일’을 뜻한다. 우리 사회는 과거에 비해 많은 물질적 풍요를 누리고 있으며, 자본주의 사회에 들어서면서 소비로 인해 자신의 개성을 표현할 수 있게 되었다. 하지만 동시에 잘못된 소비와 소비로 인해여 생기는 문제점들이 발생하게 되었다.사람들은 얼마만큼의 소비를 하느냐에 따라 그 사람의 정체성에 대해 연관 짓고 소비와 정체성을 동일시 여기게 된 것 같다. 돈이 많거나 비싼 명품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 그 사람의 인격이나 어떤 사람인지 정체성을 알 수 없는 것이 당연함에도 불구하고 고가의 명품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만으로 사람을 판단하여 눈에 보이지 않는 계급을 나누어 생활하고 있는 사람들이 있다.또 고가의 명품을 가짐으로써 자신은 남들과 달리 특별하다고 인식하는 사람들도 있다.이에 대해 한 사례를 들자면, 내가 고등학교 때 있었던 일이다.우리 학교에는 명품지갑을 가지고 다니는 학생들이 있었는데 그 수가 많지 않았다.명품지갑을 가진 아이들 중 한 무리는 자신들이 학교 안에서 명품지갑을 가지고 다니는 소수의 학생이라는 것을 특별하게 여겼다. 또 명품지갑을 가지고 다는 학생들과 그렇지 않는 학생들을 계급으로 나뉘어서 명품지갑이 없는 학생들을 비하하는 이야기와 학교에서 집단 따돌림을 당하는 아이에게 명품지갑을 살 돈이 없을 정도로 집이 가난하기 때문에 따돌림을 당하는 것이고 그것이 당연하다고 이야기하는 것을 들은 기억이 있다.과연 명품지갑을 가지고 있다는 이유로 저 무리의 아이들이 특별하다거나, 옮고 바른 사람이라고 판단할 수 있을까? 또 명품지갑을 살 수 없고 가난하다는 이유로 따돌림을 당하는 것이 당연한 걸까? 나는 둘 다 아니라고 생각한다.요즘 소비형태중에 과시소비라는 것이 있다.이는 제품의 가치와 상관없이 고가의 제품을 소비함으로써 오직 남들에게 부를 과시하고 부러움의 대상이 되기 위해 소비를 하는 형태를 말한다.과거에 ‘된장녀’라는 용어가 떠오를 때, 함께 떠올랐던 ‘된장남’이라는 용어가 있다.당시 된장녀가 떠오르면서 여성들이 명품차를 타고 다니고 강남권에 거주하는 부유한 남성을 선호한다는 이야기가 퍼졌었다. 이때 일부 남성 중에는 빚을 내서 무리하게 명품차를 구입하고 강남권의 가장 싼 반지하나 고시원에서 거주를 한다. 실제로는 빚뿐이고 가난하지만 겉으로 자신은 명품차를 타고 다니고 강남권에 거주하는 부유한 남성이라며 과시를 하고 다닌다. 이렇게 분수에 맞지 않는 소비를 하는 남성들을 뜻하는 유행어이다.과시소비를 하는 사람들의 겉모습을 보고 결혼을 하여 막상 진실을 알고 나니 사기결혼이라며 법원재판까지 갔다는 기사가 있었다.나는 그 기사가 소비와 정체성을 연관 지어서 보면 어떻게 되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라고 생각한다.이것은 요즘 우리나라에서 큰 사회문제가 된 정유라의 SNS 내용이다.정유라는 부모의 부를 자신의 능력과 동일 시 하고, 자신의 가치를 부의 크기만큼 생각한다.또한 자신의 부를 과시하여 부는 권력이며, 부유하지 못한 사람들을 가축에 비유하였고 부로 인간의 계급을 나누는 말을 자신의 SNS에 남기여 많은 사람들을 분노하게 하였다.돈은 소비를 편리하게 해주는 존재임으로 돈이 많아서 그에 걸맞은 소비를 하는 것은 큰문제가 되지 않는다. 하지만 돈을 이용하여 불법을 합법으로 바꾸는 행위와 이러한 행위가 돈의 기능이라고 착각하고 합리화하는 물질 만능주의성향을 가진 사람들이 문제가 되는 것이다. 이것은 가장 잘못된 소비의 형태를 보여준다.지금까지의 사례들은 소비와 사람의 정체성이 관련이 없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나는 소비와 사람의 정체성을 관련지어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왜 사람의 소비가 정체성으로까지 이어지게 되었을까?미국의 심리학자ㆍ철학자인 에이브러햄 매슬로우(Abraham H. Maslow)는 인간의 욕구를5가지로 정의하였다. 인간의 욕구는 위계적으로 조직되어 있으며 하위 단계의 욕구충족이상위 계층 욕구의 발현을 위한 조건이 된다는 이론이다.우리 사회는 특별한 케이스를 제외하면, 기본적으로 2단계 안전의 욕구까지는 거의 충족되어 있다고 생각한다.이 이론에 따르면 인간은 아래의 1단계, 2단계 욕구들이 하나씩 충족되면 그 상위 단계의 욕구에 대한 강한 열망을 가지게 된다고 한다. 나는 개인적으로 소비와 정체성이 연관성을 가지게 된 이유가 3단계인 애정과 공감의 욕구와 4단계 존경의 욕구가 충족되지 못하여서, 사람들이 다음 단계로 나아가고자 하는 욕망이 소비의 형태에서 나오는 것은 아닐까 라는 의문을 가지게 되었다.우리는 사랑받고, 소속되고 싶다는 욕망을 가지고 있다.하지만 현대 사회에서는 공동체와 가족이 해체되기 쉬워졌고 1차적으로 사랑과 소속감을 가지는 가족 공동체의 기능이 상실되어 가고 있다. 작은 사회인 학교에서 깊은 소속감을 가지고 있고 진정성을 가진 친구를 가진 사람은 많지 않다. 이러한 문제점들 때문에 3단계 애정과 공감의 욕구를 충족시키지 못하고 있다.3단계 욕구를 충족한 사람은 사회로 나가 자신이 직업을 가짐으로써 소속감을 얻거나 자아실현을 하기도 한다. 하지만 사회에서 자신이 특별한 사람이라고 느껴지는 사람은 얼마 없을 것 이다. 자신의 존재와 상관없이 회사나 세상은 잘 돌아갈 것 이며, 마치 부속품이 된느낌을 받거나 다양한 이유로 소외감을 느끼는 사람들이 있다. 이런 상황에서 사람들은 자신이 가치 있고 남들과 다르게 더 특별하고 싶다는 욕구를 가진다. 즉 4단계인 존중의 욕구를 충족시키고자 하는 욕구가 생겨나는 것이다.나 혼자만이 아닌, 타인과 함께여야만 이루어지는 욕구들은 충족하기가 어렵다. 그래서 사실은 충족할 수 없는 방법이지만, 사람들은 소비로 이러한 충족을 채우고자 하는 것으로 보인다. 왜냐하면 자본주의 기업들이 자신들의 돈벌이를 위하여 이런 인간의 욕구를 이용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