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주회 감상 레포트대구시립교향악단 제443회 정기연주회 ? 승리의 찬가나는 평소에도 클래식 연주를 즐겨 듣기 때문에 과제를 위해서 연주를 봐야 한다는 것에 대한 부담감은 없었다. 그동안 여러 연주회를 감상했지만 그중에서도 이 연주를 선택한 이유는, 내가 가장 좋아하는 Haydn Cello Concerto No.1 in C major라는 곡을 최근에 가장 관심 있는 첼리스트인 제임스 김이 연주한 것 때문이다. 얼마 전에 유튜브에서 제임스 김이 연주하는 ‘은혜 아니면’이라는 찬양을 들은 적이 있는데, 그 찬양이 내 마음 깊은 곳까지 울리는 느낌을 받았다. 원래 즐겨 듣는 찬양이지만 그가 연주한 것은 다른 찬양들 보다 울림이 깊고 진하게, 오래도록 여운이 남았다. 그래서 그가 하이든 첼로 협주곡 1번은 어떻게 연주해서 감동을 줄지 궁금했다.먼저, “D. Shostakovich의 Symphony No.9 in E-flat major, Op.70”이 서막을 열었다. 일반적으로 오케스트라 연주회는 서곡 ? 협주곡 ? 교향곡 순서로 진행되는 반면, 이번 연주는 교향곡으로 시작된다는 점이 신선하게 다가왔다. 1악장을 듣고 가장 먼저 떠오른 것은 쇼스타코비치 첼로 협주곡 1번 1악장과 하이든이었다. 전문가가 아니라 정확하게 설명하지는 못하지만, 뭔가 곡이 주는 느낌이 매우 비슷하다고 생각했다. 도입부터 시작되는 바이올린의 멜로디가 계속적으로 반복되는 것이 하이든의 교향곡과 유사했고, 후반부로 갈수록 쇼스타코비치만의 몽환적인 활기참이 더욱 돋보였다. 또한 빠른 박자와 새소리처럼 맑고 깨끗한 피콜로 솔로가 곡의 분위기를 더욱 밝게 만드는 것 같았다. 1악장이 재기 발랄한 분위기였다면, 2악장은 미지의 세계를 탐험하는 듯한 신비스러운 분위기로 시작된다. 또한 다양한 악기들의 소리가 어울려 힘찬 느낌을 받았던 1악장과는 달리 소수의 악기들을 위주로 하는 비교적 단조로운 느낌을 받았다. 특히 전반부의 클라리넷 2중주가 인상적이었고, 단조로움 속에서 묻어나는 서정성과 점차 고조되는 울적함이 느껴졌다.3악장에서는 다시 Presto의 빠르기로 전환되었다. 목관악기들의 현란한 연주가 마치 개구쟁이의 익살스러움을 표현하는 듯했고 발랄하고 신나는 느낌을 받았다. 또한, 3악장과 4악장이 서로 동떨어진 것이 아니라 연결되는 듯했다. 4악장은 다른 악장들에 비해 매우 짧았고, 도입부부터 시작되는 브라스의 장엄함이 돋보였다. 또한, 바순의 긴 솔로 연주가 특징적인 연주였다. 4악장은 전체적으로 장송곡과 같은 느낌을 주었다. 마지막으로, 5악장 역시 4악장과 이어지는 듯했다. 즉, 3~5악장은 마치 한 악장처럼 느껴졌다. 저음악기인 바순으로 시작하여 점차 고음 악기가 주제를 연주하는 방식으로 바뀌었고, 다시 첼로와 콘트라베이스 → 바이올린과 같은 형식으로 되풀이되었다. 특히, 현악기의 피치카토 반주와 목관악기의 연주 부분은 마치 만화 톰과 제리에서 제리가 톰에게 쫓기는 장면을 떠올리게 했다. 5악장은 대체적으로 해학적인 분위기였고, 마지막 부분은 축제의 팡파르를 연상시켰다.다음으로 “F.J. Haydn의 Cello Concerto No.1 in C major”이다. 앞서 말했듯이 이 곡은 내가 가장 좋아하는 곡인데, 이날 역시도 만족스러운 감상을 할 수 있었다. 특히, 나는 1악장을 가장 좋아하는데, 더블스톱으로 시작되는 첼로 솔로의 첫 부분이 이 날도 특유의 따뜻한 발랄함으로 잘 표현되었다. 1악장은 대체적으로 바로크 음악의 느낌과 유사했다. 오케스트라의 반주는 단조롭지만 밝은 느낌을 주며, 악기 편성 역시 간단하다. 개인적으로 이 곡은 과하게 표현하거나 기교를 부리는 것보다 깔끔하게 연주하는 것이 가장 좋다고 생각하는데, 제임스 김 역시 군더더기 없이 깔끔하고 간결한 연주를 선보였다. 1악장이 Allegro의 빠르고 발랄한 느낌이라면, 2악장은 Largo로 느리고 서정적인 느낌이 돋보였다. 마치 귀부인을 연상케 하는 듯한 우아한 연주 역시 매우 아름답게 느껴졌다. 도입 부분에 업보우로 길게 끄는 첼로의 C 음이 마음을 울리는 듯한 느낌을 받았고, 마치 고요한 방 안에서 편안하게 쉬는 여인을 상상할 수 있는 분위기였다. 3악장에서는 피날레답게 다시 빠른 빠르기로 전환되었다. 1악장과 비슷한 분위기와 형식을 취하고 있으며 첼로 솔리스트의 빠른 핑거링과 보잉이 돋보이는 악장이다. 2악장과 동일하게 C 음을 길게 끌며 솔로가 시작되지만, 2악장과는 완전히 상반되게 매우 힘찬 느낌을 준다. 3악장은 대체적으로 날렵함이 느껴지는데, 마치 결승선에 다다른 마라토너의 심정을 표현하는 듯했다. 날렵하고 긴박하지만 그 속에서 조금씩 흥겨움이 느껴진달까? 이날 제임스 김의 연주는 군더더기 없이 깔끔함 그 자체였고 그가 주는 울림 역시 과하지도, 덜하지도 않은 훌륭한 연주였다고 생각한다. 또한, 카덴차 역시 부드럽지만 강하게, 그만의 독특한 느낌으로 잘 전달되었다.마지막 프로그램이었던 “R. Wagner의 오페라 “리엔치”, WWV 49: 서곡“이다. 이 곡에서는 피아니시모로 시작해 포르티시모까지 볼륨을 높였다가 다시 작아지는 트럼펫의 울림이 특징적이다. 세 번의 울림 후에 현악기가 주제를 연주하기 시작하는데, 이 부분은 어디선가 들어본 듯 익숙했다. 이후, 이 주제는 금관악기의 연주로 다시 반복되었는데 현악기의 연주보다 더욱 힘차고 평화를 갈구하는 느낌이었다. 타악기의 롤이 시작되면서 갑자기 어두운 분위기로 변했고, 또 다시 세 번의 트럼펫 울림 이후에 금관악기의 힘찬 연주가 시작되었다. 이 곡을 들을수록 금관악기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사실 중간에 ‘여기서 브라스가 더 힘차게 나와 줬으면 좋았을 텐데..’하는 아쉬움이 드는 부분도 있었다. 곡이 절정으로 치달을수록 군대의 행진곡을 듣는듯했고, 마치 승리의 축가를 연주하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