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인간은 서사적 존재”란 말의 의미를 와 관련지어 설명하세요.사람은 누구나 서사를 가지고 있다. 삶 자체가 바로 서사이다. 자신의 불만족스러운 서사를 충족하기 위해 인간은 끊임없이 이야기를 찾는다. 인간은 서사적 존재이며, 서사의 부재는 곧 죽음을 의미한다. 삶이라는 서사는 필연적으로 죽음으로 완결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삶이 끝나도 인간이 남긴 서사만큼은 살아남는다. 단순한 옛날이야기부터 시작해서 신화와 소설, 그리고 오늘날의 영화와 웹툰까지 이야기는 시대를 뛰어넘어 이어져왔다.아라비안 나이트는 인간이 서사적 존재임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세라쟈드는 매일밤마다 처녀들을 죽이는 왕에게 불려가게 된다. 다른 여자들처럼 죽지 않기 위해 세라쟈드가 선택한 방법은 바로 이야기였다. 그녀는 매일 밤 하나씩 이야기를 하고, 왕으로 하여금 다음 이야기를 궁금하게 만들어 목숨을 유예시킨다. 이야기를 만들어내지 못하면 세랴쟈드는 죽는다. 이곳에서 이야기의 부재는 죽음이 된다. 액자식 구성으로 이루어진 아라비안 나이트에서 또 하나의 이야기인 두반과 왕의 이야기도 마찬가지다. 두반은 대신들의 꾀에 넘어가 자신을 죽음으로 이르게 한 복수를 빈 책, 즉 이야기의 부재로 완성시킨다. 빈 책을 받아들인 왕은 아무것도 담기지 않은 책장을 넘기다 책에 묻은 독을 먹고 죽는다. 왕이 이야기를 궁금해하지 않았다면 죽음도 없었을 것이다.아라비안 나이트에 등장하는 왕은 이야기를 듣고자 하는 욕망이다. 세라쟈드는 죽음으로부터 삶을 연장하려는 화자를 대변한다. 우리의 인생은 빈틈없이 짜인 서사의 책처럼 완벽하지 않다. 확실한 기승전결이 있는 것도 아니다. 삶은 늘 불안정하고 걱정과 불행에 비해 행복한 시간은 짧다. 어린 시절의 추억이 되어준 만화영화나, 일주일을 버티게 해주는 주말 드라마처럼 이야기는 인생에 걸쳐 존재하고 앞으로도 이어질 것이다. 그리하여 인간은 끊임없이 서사를 만들어내고, 서사를 찾는다.1500년 전 페르시아의 한 왕비의 삶을 향한 욕구는 지금까지 살아남아 전승되었다. 시간을 뛰어넘어 도달한 이야기야말로 죽음을 뛰어넘고자 하는 인간의 의지이자 삶을 지탱해주는 가장 커다란 힘이다. 과거로부터 이어진 이야기는 앞으로도 계속해서 살아남을 것이다.2. 다음에서 하나를 선택하여 구체적인 예를 들며 설명하세요.(서술과 시점의 관계에 대하여)사건과 행위는 전달될 때 비로소 이야기가 된다. 모든 서사에는 서술자가 필요하다. 서술자는 작가거나, 작중의 인물이거나 혹은 제3의 화자일 수 있다. 영화에서는 카메라가 서술자의 역할을 대신하기도 한다. 서술자는 나름의 시점을 가지고 이야기를 전개한다. 시점은 말 그대로 시각적 위치라는 뜻과 함께 서술자가 서사를 바라보는 관점, 태도 등의 가치관을 의미한다. 사람 하나하나 모두 생각이 다른 것처럼 한 이야기 안에서 여러 서술자가 같은 문제를 다르게 바라볼 수도 있다. 한 서술자가 시간이 지남에 따라 여러 관점을 가지기도 한다. 같은 사건과 인물을 가지고 서술과 시점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완전히 다른 이야기가 될 수 있는 것이다.영화 '아가씨'는 히데코의 재산을 가로채려는 숙희의 시점으로 시작한다. 숙희는 장물아비 손에 자란 소매치기로 하녀로 들어가 히데코를 정신병원에 집어넣고 대가로 돈을 받아 조선 땅을 뜨는게 목표이다. 숙희의 눈에 비친 저택은 어딘지 모르게 음산하며 저택의 주인이자 히데코의 삼촌인 코우즈키는 의뭉스러운 인물이나 히데코만큼은 어리숙하고 세상 물정 모르는 불쌍한 아가씨이다. 관객은 숙희의 상황에 몰입하여 코우즈키를 의심하면서도 히데코에게는 같은 감정을 갖게 된다. 숙희는 히데코에게 마음을 느끼면서도 백작과 함께 히데코를 정신병원에 데려가는데 성공한다. 하지만 정신병원에 집어넣어지는 건 아가씨가 아닌 숙희다. 이 모든 건 백작과 히데코의 계략이었던 것이다. 이후 이야기는 과거로 돌아가 같은 사건을 히데코의 시점으로 한 번 더 전개시킨다. 숙희가 순진하다고 생각했던 아가씨의 모습은 모두 연기였고 하녀를 자신의 신분을 바꿔 저택에서 벗어나기 위해 숙희를 속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