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2 글쓰기2언어의 차이를 통해 본 한일 문화 비교: 수동태 구문을 중심으로Ⅰ. 서론이 연구는 한국과 일본의 문화적 차이를 수동문 형식에서 나타나는 언어현상의 대립을 통해 조명하고자 한다. 작금 언어와 문화와의 관계를 바탕으로 작성한 테드 창의 단편 소설 『네 인생의 이야기』가 영화화되고 여러 시상식에 노미네이트 되면서 사피어-워프 가설이 주목을 받고 있다. 이 연구는 언어가 사고를 규정한다는 사피어-워프 가설의 검증을 목표로 하는 것은 아니지만, 언어이론만을 통해 언어현상을 연구하던 기존 방식에서 탈피해 언어현상을 문화와 관련시켜 둘 사이의 관계를 연구하고자 한다.한국과 일본은 여러 측면에서 유사성을 가지고 있지만, 각각의 고유한 문화적인 특징을 가지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두 문화 모두 한자와 유교를 받아들였지만, 긴 세월 동안 서로 상이한 지리적·역사적·사회적 변화를 겪으면서 각기 다른 고유한 문화가 발달한 것이다. 또한 언어문화학에 따르면, 언어와 문화는 서로 유기적인 관계를 맺고 있다. 언어는 한 국가의 문화형식이 겉으로 드러나는 표면구조라는 것이다. 따라서 두 국가가 가진 문화의 차이를 규명하는 것에 언어현상의 차이를 고려하는 것은 당연한 귀결인지도 모른다.이 연구는 한국과 일본의 문화적 차이를 규명하기 위해 한국어와 일본어의 대표적인 차이점인 수동문의 발달 정도를 비교하고자 한다. 여기서 수동문의 발달 정도에 주목하는 이유는 한국어는 능동문이 발달했으며 일본어는 수동문이 발달했다는 가정 때문이다. 한국어의 경우 자동사는 수동형을 만들지 못해 수동형 생산력이 매우 낮다. 반면 일본어는 자동사까지도 수동형으로 변형이 가능하기 때문에 한국어에 비해 생산적이다. 이러한 사실을 통해 이 연구에서는 상대적으로 능동적인 문화의 한국과 수동적인 문화의 일본으로 문화적인 차이를 설정하였다. 본론에서는 일본어의 동사 형태인 ‘사역수동형’과 수동문의 안정성을 통해서 양국 언어현상을 대조해보고, 최종적으로 수동문 생산성의 차이에 따른 문화의 차별성을 살펴보고자 의 차이일본어의 수동표현을 동사 구문에 적용시키면 수동형, 사역형, 사역수동형으로 구분할 수 있다. 수동형 동사는 ‘에게 -당하다, -하여지다’라는 뜻이다. 사역형 동사는 ‘누구에게 -시키다, 누구에게 -하게 하다’라는 뜻을 가진다. 사역수동형 동사는 사역과 수동의 의미를 모두 가지는 형태로, ‘누가 -시키는 것을 당하다’라는 의미를 가진다. 즉, 수동형과 비슷하지만 누군가에 의해 억지로 하고 있다는 강제성이 내포되어 있다. 여기서 주목해야할 점은 바로 수동형과 사역수동형이다. 뜻은 비슷하지만 뉘앙스의 차이를 가진 수동형과 사역수동형에서 볼 수 있듯이, 일본어는 한국어보다 수동형의 생산성이 뛰어나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다음 예문을 살펴보자.(a)아버지가 나에게 공부를 시켰습니다.(b)お父さんに勉?をさせました.(c)お父さんに勉?をさせられました.(a)에서처럼 한국어의 경우, 화자가 아버지에 의해 공부를 당한 경우 쓸 수 있는 단 한 가지의 수동 표현이다. 하지만 일본어에서는 이 표현을 사역형과 사역수동형으로 나타낼 수 있다. 사역형 표현이 쓰인 (b)의 화자는 아버지에 의해 강제로 공부를 하는 상태이지만, 화자 또한 공부하는 것을 개의치 않아 하며 그럴 의사가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하지만 사역수동형이 쓰인 (c)에서 아버지에 의한 강제성은 더 커진다. (c)를 통해, 화자는 공부를 하기 싫은 상태였는데 아버지에 인해 억지로 공부를 한다는 뉘앙스를 느낄 수 있는 것이다. 사역형에서는 타자의 강제와 화자의 의지를 어느 정도 확인할 수 있지만, 사역수동형에서는 타자의 강제성이 커지고 화자가 하기 싫은데도 억지로 하였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물론 (a)에서 ‘아버지가 나에게 공부를 억지로 시켰습니다’와 같이 그 강제성을 표현할 수는 있지만, ‘억지로’라는 부사를 추가해야하는 불편을 감수해야한다. 또한 (a)문장 자체는 이중성을 가지고 있는데, 화자의 의지가 조금이라도 포함되어 있는지 혹은 아버지에 의한 강제성이 더 강한지 모호하기 때문이다. 즉, 사역형과동식 형태를 통해서 일본어 수동문의 생산성이 한국어보다 더 뛰어나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또한 두 언어는 수동문의 안정성에서의 차이가 있다. 수동문의 안정성이란 두 언어에 공통적인 수동문이 각각 동사 술어문에서 규칙적으로 변형되는가를 가리킨다. 한국어와 일본어 모두 고유동사에 붙는 수동형태는 다음 표와 같다. 동사에 붙는 수동형태 비교한국어일본어동사V ~ 이, 히, 리, 기V ~ (ら)れるV ~ 어지다일본어는 모든 동사의 수동형태가 일정하게 나타나 안정성을 보이지만, 한국어의 경우는 동사의 수동형태가 일부만 나타나서 구문 변형성이 매우 불안정적이다. 예문을 통해 알아보겠다.(a) 彼が僕に謝った。그가 나에게 사과했다.(b) 僕は彼から謝れた。나는 그에게 사과 받았다.(c) 警察は?年を追っている。경찰이 청년을 쫓고 있다.(d) ?年は警察に追われている。청년은 경찰한테 쫓기고 있다.위의 예문을 살펴보면, (c)와 (d)에서는 ‘쫓다’에 ‘기’가 붙어 의 변형 형태를 지키고 있다. 그러나 (a)와 (b)의 예문을 보면 ‘사과하다’라는 동사 술어는 의 변형 형태를 지키지 못하고 ‘받다, 당하다’로 밖에 변형되지 않는다. 즉, 일본어의 수동문은 규칙적인데 반해, 한국어의 수동문은 일본어보다는 상대적으로 불규칙적이기 때문에 안정성이 부족하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Ⅲ. 수동문과 문화와의 상관성수동문과 문화와의 상관성을 살펴보기 위해서는 수동태의 특징을 알아야 한다. 수동태는 어떤 문장의 주어가 그 문장의 동사가 나타내는 피행위자일 경우를 의미한다. 즉, 수동문은 주어가 행위자로부터 어떤 행위를 받는 구문으로 자신이 행위를 하는 것이 아니라 제자리에 앉아서 행위를 받는 문장 형식이다. 따라서 수동문을 사용할 경우 주어가 피행위자가 되어 그 행위를 설명하는 경우 의미가 모호해지나, 능동문은 명확하게 의미를 전달하며 더 간결하고 흐름이 빠르다.수동문과 문화와의 상관성은 뉴스나 기사의 특성을 통해 살펴볼 수 있다. 수동태는 뉴스의 속도를 떨어뜨리고 뉴스 문장에서 행위의 강도와 생동고 청취자에게 움직이는 기분을 준다. 뉴스는 속도와 정확성이 생명이다. ‘강도는 경찰에 의해 총에 세 발을 맞았다.’와 ‘경찰은 강도에게 세 발을 쐈다.’를 비교해보자. 수동문의 경우 사용한 단어 수가 7개인 반면 능동문은 5개이다. 이는 능동문이 짧고 간결해야 한다는 뉴스의 원리에 더 부합한다. 이처럼 능동문과 수동문은 단지 문법 구조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뉴스와 같은 매체의 특성을 파악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그렇다면 능동문과 수동문은 뉴스와 같은 매체를 넘어 한 나라의 문화를 연구하는 데에도 충분히 기여할 것이다.Ⅳ. 수동문을 통해 본 한일 문화의 차별성한국어와 일본어의 수동표현의 차이에서 살펴보았듯이, 일본어는 한국어보다 상대적으로 수동문 생산력이 뛰어났고, 수동문 변형 과정이 더 안정적이었다. 이는 앞서 서론에서 제기한 능동적인 문화의 한국과 수동적인 문화의 일본이라는 가정을 만족시킬 수 있었다. 따라서 이번 장에서는 이 사실을 토대로, 한일 문화의 차별성을 살펴보고자 한다.어휘적 의미 측면에서 수동문화는 주어가 피행위자가 되어 숨으려하는 소극적인 문화이고, 능동문화는 주어가 행위자가 되어 있는 그대로를 보여주는 적극적인 문화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상대적인 특징은 한국인과 일본인의 성격에서 확인할 수 있다. 한국인은 대체로 감정표현에 능숙하지만, 일본인은 한국인에 비해 감정의 절제능력이 강하다. 무엇보다도 분노를 대하는 방식이 다르다. 일본인은 분노를 잘 억제하고 남이나 사회에 표출하기를 자제하는 반면에, 한국인은 분노를 더 민감하게 느끼고 직접적으로 표현하는 경향이 강하다.이뿐만 아니라 일본어의 식사 전의 표현과 거절 표현 등도 일본의 수동문화와 관련되는 언어현상들이라 볼 수 있다. 식사 전의 표현에서 인사말인 일본어 “いただきます”와 한국어 “잘 먹겠습니다”를 살펴보자. “いただきます”는 주어가 수동주인데 반해 한국어 “잘 먹겠습니다”의 주어는 동작주이다. 또한 외국인용 일본어 교재와 한국어 교재를 분석해보면, 일본어 교재에서는 간접적인어 교재에는 직접적인 거절의 출현비율이 높다. 이와 같은 사실은 일본 문화의 시점은 수동적임에 반해 한국 문화의 시점은 능동적임을 잘 보여준다.능동적 문화의 한국의 민족성이 “恨”으로 대표된다면, 수동적 문화의 일본의 민족성은 “和”로 상징된다. 수많은 민족적 비극을 겪었던 한국인들은 “恨”으로 인해 감정을 밖으로 표출하는 성향이 강할지도 모른다. 반면에 “和”는 천황 아래 모두 자신의 자리를 지킴으로써 조화를 이루는 덕목이다. 이러한 일본 문화는 자신의 자리에서 남에게 폐를 끼쳐서는 안 된다는 성향이 강하기 때문에 감정을 자제한다고 볼 수 있다. 즉, 수동문의 발달 정도가 큰 일본은 수동적인 문화로 나타나고 수동문의 생산성이 떨어지는 한국은 상대적으로 능동적인 문화로 바라볼 수 있다.Ⅴ. 결론이상으로 이 연구는 수동태 구문의 발달 정도를 중심으로 한국과 일본의 문화를 비교했다. 수동문이 발달한 일본을 수동적인 문화로 설정하였고, 상대적으로 수동문의 발달이 덜한 한국을 능동적인 문화로 설정해 연구를 진행해나갔다. 내용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먼저 한국어와 일본어에 나타나는 수동표현의 차이를 살펴본 결과 일본어는 수동형, 사역형, 사역수동형과 같이 동사의 수동 변형 능력이 강했고 변형 과정이 안정적이었다. 이는 능동적인 문화의 한국과 수동적인 문화의 일본으로 바라볼 수 있는 밑바탕이 되었다. 실제로 이러한 수동태 구문이라는 언어현상을 통해 일본의 문화가 수동적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일본인은 한국인보다 감정 표현을 절제하고 자제하며, 남에게 폐를 끼치는 행동을 싫어한다. 또한 일본인은 분노 표출에 있어 분노를 잘 억제하는 반면 한국인은 상대적으로 분노 표현에 익숙했다. 이러한 차이는 거절 표현과 민족성에서도 나타났다. 일본어 교재에는 간접적 거절의 출현이 많았지만 한국어 교재에는 직접적 거절의 출현비율이 높았다. “和”의 정신으로 대표되는 일본의 문화는 조화를 이루기 위해 자기 자신의 자리를 지키며 감정을 절제하는 반면, “恨”의 민족으로 불리는 한국의 문화는 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