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인 『알쏭달쏭 소녀 백과사전 』을 읽고나서 짧은 서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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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알쏭달쏭하게 소녀에 대해 풀어나가는 백과사전과 같은 시인가? 의문점이 들면서 흥미 유발되었다. 소재는 소녀였는데 그것도 공장을 다니는 소녀였다. 노동시인인가? 어린 소녀를 소재로 성적인 표현을 독특하게 묘사했다. 시집을 읽는데 야설을 읽는 것 처럼 내 얼굴이 붉어지는 것을 느꼈다. 그리고 버스에서나 전철에서 읽을 땐 나도 모르게 민망 해져서 주위사람들을 의식하게 되었다. 성에 관한 별스러운 상상에 움찔하기도 했고, 같은 성을 가진 여성으로써 안쓰러운 생각도 하게 되었다.

공장이 돌아가던 때는 남성이 주된 노동자로 부각되고 여성들은 그다지 돋보이지 않는 존재였는데도 여성을 소재로 삼았다는 점. 그것도 어린 소녀를 소재로 삼았다는 것. 왜 하필이면 소녀인가? 소녀는 아이처럼 어려서 현실을 모르는 것도 아니다. 어른은 아니지만 아이도 아닌 존재. 소녀를 통해 말하고자 하는 방법은 어리숙한 소녀가 아저씨들의 성적만족 상품인 존재였다는 것을 더 처절하게 말한다. 즉, 공장에 나와 일하는 것도 서러운데 성 착취에 빗대 묘사하니 더 안 되고 더 비참해 보인다.

처음엔 깨끗한 수건에서 걸레가 되어가는 시간동안에 소녀들은 눈물을 참기위해 공장 앞 분식집에서 붉은 떡볶이를 사먹는다. 몸에서 나는 구린내를 없애기 위해 향수를 뿌리며, 눈물 범벅이 되어버린 얼굴을 감추기 위해 화장을 하고 차마 입 밖으로 낼 수 없는 슬픔들을 냄새나는 화장실에 쪼그리고 앉아 토해 낸다.

참고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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