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시진 [폐쇄자] 서평. <철저한 자기 부정과 구원의 부재>

소개

만화 영상의 이해 시간에 과제로 낸 레포트입니다.
표지, 그림 포함되어 있습니다.

목차

1. 들어가며
2. 대략적인 시스템
3. 주인공, 그리고 매력적인 조연들
4. 나가며

본문내용

유시진의 `폐쇄자`는 단행본 2 권을 독특하게 구별하고 있다. 바로 1권을 <뒤의 앞>이라 부르고 2권을 <앞의 뒤>라 부르는 것인데, 조금만 식별을 갖춘 독자라면 능히 그 의미를 파악하고 웃음 지을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앞의 뒤와 뒤의 앞, 그 신선한 구분에 환희하며 책을 펼치는 순간, 당신은 쿤과 히이사, 샨카를 만나게 된다.
유시진의 그림체는 일단 선이 강하고 거칠다. 그렇기에 보통의 아리따운 순정 만화에 익숙해진 독자라면 처음 접했을 시 거부감, 혹은 약간의 거리를 느낄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작가의 다양하고 포괄적인 사고와 단단하게 짜인 구성, 읽으면 읽을수록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하는 흔치 않은 기량에 그 모든 단점은 장점으로 승화되고 만다. 필자가 초등학교 무렵, 유시진 씨는 윙크에 <쿨핫>을 연재하고 있었다. 어린 시절 그의 그림체는 너무나 독특한 위압감이 있어 필자를 겁에 질리게 만들었었지만 후에 신명기와 마니 등 다수의 수작을 접하다 보니 그러한 거부감은 이내 사라지게 되었다. 등장인물들의 외모를 스토리로 커버하는 흔치 않은 재능을 가진(그리고 그것은 흡사 바사라의 작가에 비견되는) 작가이다.
생과 소멸이라는 절대적 순환 속에서 인간적이기를 갈망하는 영혼의 고뇌와 그에게 인간적인 면모를 포기할 것을 종용하고, 자신들을 위해 살아남길 원하는 이기적인 인간들의 집단이 서로를 어떻게 `파멸`시키는가- 스토리의 외적인 면만을 파악한다면 줄거리는 이정도로 간략하게 나타낼 수 있겠다. 그러나 그 이면에는 보다 복잡한 작가의 계산이 숨어 있다. 선 vs 악이라는 보편적이며 때로는 상식적이고 당연시 여겨지기까지 하는 대립은 폐쇄자의 세계에 존재하지 않는다. 모든 이의 내면에는 선과 악이 동시에 공존하며 때로 그것은 극단적인 형태로 표현되어 인간을 자멸의 길로 몰고 간다.

참고자료

·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