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길언 소설에 드러난 등장인물의 심리학적 분석

소개

1) 심리주의 비평
2) 현길언 우리들의 조부님
3) 현대문학

목차

차 례

Ⅰ. 서론
Ⅱ. 본론
1. 배경 및 분위기
가. 제주 4.3
나. 작품 속 제주 4.3
2. 토착문화(신앙)
3. <할아버지>의 심리학적 분석
Ⅲ. 결론

본문내용

심리학적으로 보았을 때 <할아버지>는 해리장애dissociative disorders 의 영향이라 볼 수 있다. 해리 상태란 일상적인 상태에서 내가 누구인지 무엇을 하는지를 알고 있는 일관된 자기로부터 분리되거나 분열된 상태를 말한다. 이에 대해 프로이트는 해리가 개인이 직면할 수 없는 어떤 것에 대한 방어라고 말했는데, 외상 후 스트레스장애가 이 점을 나타내는 사례가 되었다. 강간 피해자들은 그들이 자신의 신체 밖으로 나와서 강간당하고 있는 자신을 보고 있다는 보고를 하고, 자신의 집이 불타고 있는 것을 보는 사람들도 이와 유사했다. 그들은 때때로 이상하게도 평온함을 경험하며 “이것이 실제로 내게 일어나는 일이 아닌 것 같다”는 느낌이 든다고 보고했다.

지금까지 누워만 있던 할아버지가 일어나서는 마루에 앉아 있는 사람들을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었다. 사람들은 이 돌연한 사태에 짓눌려 꼼짝도 못 하였다. 그것은 이 다음 일어날지도 모를 어떤 사태에 대한 두려움 때문이었다. 모두들 죽음 직전의 한 순간에 있을 수 있는 할아버지 거동이라고 생각하는 듯했다. 그런데 그 다음 일이 이상하게 돼버렸다. 마루로 들어서는 나를 보신 할아버지 눈이 이상히 빛났다. 그건 너무나 투명한 눈이었다. 눈빛만이 아니었다. 얼굴이 점점 상기되더니 생기가 서리기 시작하였다. 그때였다.
“아 네가 희빈이구나. 난 네 애비다.”
순간, 나는 노망을 하시는구나 생각하였다. 그런데 그 다음 더 가관스런 일이 벌어졌다.
“삼촌님, 얼마나 고생이 많습니까.”
할아버지가 종조부님 앞에 넙죽이 엎드려 큰절을 하였다.
“성님!”
종조부가 얼른 두 손으로 할아버지의 윗몸을 붙잡아 일으키면서 비통스럽게 부르짖었다. 늙어서 노망을 한다는 게 얼마나 가련한 일인가를 생각하다가, 어쩜 단순한 노망이 아닐지도 모른다는 의아심이 일었다. 그것은 할아버지 모습에서 죽은 아버지 모습을 볼 수 있었기 때문이다.

-현길언, <우리들의 祖父님> 중에서


해리장애 가운데 증세에 따른 분류에서 <할아버지>는 이인증離人症depersonalization에 해당한다. 이는 자기 자신이 변화했다는 이인증 또는 외부 세계가 달라졌다는 비현실감을 호소하는 등 지속적이고 반복적인 지각의 변화로서 현실 감각이 일시적으로 상실되는 장애이다. 자신은 이 증상에 자아 비동조적이어서 고통을 느끼는 증상을 말한다.
마찬가지로 <할아버지> 역시 4.3 후의 충격으로 이러한 장애를 겪었을 것으로 보인다.

참고자료

·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