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해군을 위한 변명

소개

광해군에 대한 책을 읽고 쓰게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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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내용

“역사는 이긴 자의 것이다”라는 말이 있다. 타임머신이 발명되지 않은 현재에 역사를 되돌아 보려면 기록문화로서의 책들이 절대적이다. 하지만 책들은 이긴 자의 편에서 쓰여지곤 하기 때문에 주관적이고 왜곡될 가능성이 많다. 따라서 역사가 이긴 자의 편에서 쓰여지는 것이다. 여기서 단적인 예로 광해군을 들 수 있다.
광해군, 그는 누구인가? 임진왜란 때 활약했던 왕세자이고, 명〮〮〮〮․청 교체기에 뛰어난 외교술로 조선을 지켜냈던 인물이다. 하지만 1959년에 발표된 이병도의 글이 있기 전까지 그는 ‘폭군(暴君)’ 또는 ‘혼군(昏君)’으로 인식되어 왔다. 우리 역사상 몇 안되는 ‘외교전문가’인 그가 사회의 비판을 받으면서 매도되었던 이유는 무엇일까? 바로 이긴 자의 편에서 서술되는 기록문화의 한계라 할 수 있다.
조선왕조에는 광해군 외에 왕위에서 쫓겨나 불행한 삶을 마감했던 임금이 둘이나 더 있다. 어린 나이에 즉위했다가 숙부 수양대군에게 쫓겨났던 노산군, 포학하고 방탕했다는 이유로 중종 반정을 만나 쫓겨났던 연산군이 그들이다. 노산군은 훗날 단종이라는 호칭을 회복하고 복귀되었다. 연산군은 포학하거나 방탕했다는 이유로 쫓겨났기 때문에 “쫓겨날만 했다”라는 이유로 더 이상 매도되지 않았다. 하지만 광해군의 경우 죽은 뒤에도 계속하여 매도되어 왔다.
광해군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던 대표적인 인물에는 이나바 이와키치(稻葉巖吉)와 다카와 고조(田川孝三)가 있다. 이나바는 1933년에 『광해군시대의 만주와 조선의 관계(光海君時代滿鮮關係)』란 제목으로 자신의 모교인 교토제국대학에 박사학위 논문을 제출했다. 이 책은 광해군대의 대외관계를 본격적으로 연구한 최초의 연구서이다. 여기서 이나바는 광해군을 ‘택민주의자(澤民主義者)’라고 찬양했다. 중립외교를 통해 또 다른 전쟁이 일어나는 것을 방지함으로써 백성들에게 혜택이 돌아가도록 했다는 뜻으로 여겨진다. 하지만 이는 만선사관(滿鮮史觀)으로 한국사는 결국 ‘만주 역사의 부속물’에 지나지 않는 것이다.

참고자료

· 한명기, 『광해군』, 역사비평사, 2000.
· 한영우, 『다시 찾는 우리 역사』, 경세원, 20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