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철학적인 오후[독후감]

소개

아주 철학적인 오후[독후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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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내용

어떨 땐 자기계발서보다 아름다운 동화 한편이 보다 깊이 있는 지혜와 성찰을 비춰줄 때가 있다. ‘이렇게 저렇게 하세요,’ ‘이건 하지 말고 저건 이렇게 하세요.’ 등의 어투로 일관하는 자기계발서의 건조한 문체가 부담스러울 땐 잔잔한 동화 속에서 은은하게 울려 퍼지는 인간에 대한 깊이 있는 통찰이 더 강한 포스를 던져줄 때가 있다는 얘기다. [아주 철학적인 오후]라는 책도 나에게 그런 무게감으로 읽혀졌다.
이 소설집은 6명의 독일작가들의 단편동화 13편을 묶어놓은 동화집이다. ‘삶에 두 번 일어나는 일은 없고 어떤 하루도 되풀이되지 않는다.’ 라는 강렬한 부제를 달고 있는 이 동화집은 인간과 삶에 대한 깊이 있는 천착을 아름다운 동화 속으로 승화시키고 있다. 때로는 내 자신 속의 문제이기도 하고, 누군가의 문제이기도 한 이야기를 서로 다른 작품들이 잘 조율해가면서 진지하게 들려준다. 여기에서 ‘동화’란 어린이에게 초점을 맞춘 것이 아닌, 어른들을 위한 동화에 가깝다.
단편 [네 갈레 길]에서는 산골에서 자란 처녀가 바다를 보고 싶어서 길을 떠난다. 그러나 커다란 산 밑에서 네 갈래로 갈라진 길을 만나게 되고 처녀는 그곳에서 어느 길로 가야 바다를 만날 수 있을지 고민에 빠진다. 처녀는 사람들을 따라 이길, 저길 조금씩 가보지만 결국은 매번 다시 사거리로 돌아와 앉아있다. 어느 길로 가야할지 확신이 없기 때문이다. 그 자리에서 늙어 노파가 된 주인공은 마지막으로 산꼭대기로 올라가고, 그곳에서 사거리에서 갈라져 나온 모든 길이 바다로 통하고 있었음을 알게 된다. 하지만 이제 노파에겐 그 어느 길이든 끝까지 갈 만한 힘이 남아 있지 않다.

참고자료

·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