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미슈퍼스타즈 비평, 서평

소개

삼미슈퍼스타즈를 읽고 비평한 글 입니다.

목차

없음

본문내용

박민규라는 작가가 보여주는 말솜씨의 경지는 상상불허다. 책을 읽고 있는 독자들의 머리 속에 들어앉아 있는 것처럼, 책을 읽고 있는 독자가 언제쯤 긴장하고 언제쯤 긴장을 푸는지를 정확히 알고 있는 것처럼 유효적절하게 밀고 당긴다. 그래서 소설이 굉장히 유쾌하지만 위트와 유머가 수사적 표현과 재기발랄한 상상력에만 의존해서 담고 있는 메시지가 너무 가볍게 터치된 듯한 느낌이 있기도하다. 수사법의 새로운 형식과 종잡을 수 없는 상상력의 돌발성은 즉흥적인 유쾌함은 제공할지 모르지만 나중에 뻐근하게 저려오는 감동을 적재하기에는 너무도 질량감이 없다. 그러나 메시지는 가볍지 않다라고 느낀다. 즉, 자본주의 매커니즘의 부품적 지위와 극한효율을 목표로 한 치열한 경쟁 속에서 개체성의 회복이란 주제는 얘기하는 방법에 따라 다양한 스펙트럼이 나올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박민규는 너무 개그에 치중한 감이 있다.



인물들이 생동감이 없다고 해야할 것 같다. 뭔가 어떤 드라마나 영화에서 본 인물들의 전형이 등장하기 때문이다. 조르바, 브론토사우루스, 사키에, 조성훈 등등 모두 성격이 고정된 채 마치 삼미슈퍼스타즈라는 단일의 이야기구조에 부합되는 캐릭터 이상을 보여주진 못한다. 소재를 위해 등장한 조연배우 역할 이상이 없다. 무엇보다 살아있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조성훈의 노숙자생활이 갑자기 대박맞는 과정은 더욱이 허무맹랑하다. 물론 이것이 박민규가 풀어내려는 메시지를 더 효과적으로 전달키 위해서 였노라고 말한다면 조금 이해하겠지만. 그러나 조성훈과 주인공이 대화와 독백을 통해 일괄적이고 설명적으로 그들의 야구철학을 설파하는 대목은 거부감이 든다. 대여섯 페이지를 죄다 그런 식으로 술회하는 방법은 독자가 분명 공감해나가야 할 부분을 선점해서 ‘과연 그럴까?`라는 작용을 막는다. 대놓고 충고하기, 대놓고 가르치기는 담고 있는 내용이 무엇이든 간에 소설적 재미를 갉아먹는다. 마지막에 이혼한 부인과 재결합해서 전보다 더 행복한 가정을 꾸미게 됐다는 것은 또 무엇인가? 그들만의 인생비법을 적극 옹호하기 위해 절대 끼워 넣지 말아야 할 에피소드를 끼워 놓은 혐의가 짙다. 간단히 말해서 해피엔딩이라는 결말의 느낌뿐이다. 또 한 가지 의문이 드는 점은 나라는 인물 주변을 감싸고 있는 인물들이 적어도 중산층 정도의 경제능력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 당장 살림의 궁핍에서 여유롭다는 얘기다. 또한 서울대라는 최고학벌의 후광을 등에 업고 있으며, 소설 내내 자본주의의 혜택을 풍족하게 누리는 계층이다라는 얘기다. 즉, 유한자의 허울 좋은 반동으로 좁게 해석될 소지가 많다.

참고자료

· 삼미슈퍼스타즈의 마지막 팬클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