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향수`를 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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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수’ 라는 제목을 처음 듣고 나서 그 내용이 너무나 궁금했다. 한 때 조향사라는 직업에 매력을 느꼈을 만큼 향수에 관심이 많았기 때문이었다. 더욱이 보고 싶은 영화 다섯 편을 꼽은 것 중에서 가장 많은 표를 얻은 영화라니... 영화를 보는 내내 이상한 기분이 들었다. 마치 내가 전혀 알지 못하던 미지의 세계를 처음 접하게 된 기분이었다.
위에서 언급한, 내가 이전에 알지 미처 깨닫지 못했던 것은 바로 ‘향기’ 의 세계였다. 사람에게는 주변 상황을 인식하는 능력이 있다. 촉각, 청각, 시각, 후각이 그것이다. 우리의 피부와 귀와 눈과 코가 그 기능을 한다. 그동안 나는 코의 역할 즉, 우리의 후각을 책임지는 코의 기능을 간과해 왔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눈에 보이는 것은 말 그대로 보이기 때문에 보고 있다고 확실히 느낀다. 들리는 것은 일상적인 생활에서는 물론 특별히 노래를 듣거나 하는 생활에 꼭 필요 하지는 않은, 다소 특별하다고 할 수 있는 활동을 하는데 이용되기도 한다. 그렇다면 후각은 어떠한가? 나는 여기서 후각이 다른 감각과 구분되는 특징 하나만을 말하고 싶다. 보고 듣는 것은 원하지 않는 사람은 눈을 감거나 귀를 막음으로써 자신의 의지대로 할 수 있다. 그러나 후각은 그렇지 못하다. 세상의 냄새를 맡고 싶지 않다고 해서 그렇게 되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우리는 코를 통해 냄새도 맡지만 우선적으로 우리는 코를 통해 숨을 쉰다. 어찌 보면 냄새를 맡는다는 것은 숨을 쉼에 따른 부차적인 결과일지도 모르겠다. 나는 이 영화 속에서 천재적인 후각을 지닌 장 바티스트 그루누이의 이야기를 통해 내가 맡지 못하는 냄새에 대한 강한 궁금증이 일었다. 눈이 나쁘면 안경이라 렌즈를 착용하면 될 것이고, 청력이 안 좋다면 보청기를 장만하면 된다. 만약 나의 코가 타인에 비해 냄새를 맡는 기능이 월등히 떨어진다면 - 그런 기능의 차이가 있기는 한건지도 궁금하다 - 너무 억울할 것 같다는 데까지 생각이 들었다.

참고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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