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후감-그리스 신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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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후감-그리스신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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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나는 북유럽 신화를 더 좋아한다. 그곳에서는 신들이 특별히 신답기보다는, 뭔가 세상 자체가 환상적이고 신비한 세상에서 이야기가 펼쳐진다. 어쩌면 요즘 뜨는 판타지 소설의 원조격은 반지의 제왕이고, 반지의 제왕이 차용한 것은 북부 신화의 도구들이다. 그래서 북유럽 신화를 좋아하는 걸지도 모르겠다.
그리스 신화는, 어릴 적부터 접한 책이었다. ‘그리스 로마 신화’ 라는 이름의 아동문고로(!). 하지만 그때는 북부 신화를 몰랐음에도 불구하고, 그리스 신화에 별로 애착이 가지 않았다. 북유럽 신화가 주로 ‘신’ 들의 이야기를 다룬다면, 그리스 신화에서는 ‘신과 인간’ 의 이야기를 다룬다. 실제로 그리스 신화의 신들은 하나같이 인간하고 다를 바가 없다.
수십 명의 여자와 염문을 뿌리고 다니는 우리의 제우스신과, 걸핏하면 제우스의 상대 여자를 질투해서 저주하는 질투의 여신 헤라에, 바람피우는 데 선수인 미의 여신 아프로디테, 목욕하는 걸 엿봤다고 사슴으로 만들어 버리는 공포의 여신들이라거나, 심심하면 인간 남자들과 바람피운 다음에 감히 여신과 잠자리를 같이했다고 트집잡아 제거하거나 별자리로 만들어 버리기도 하고, 인간과 내기를 밥먹듯이 한다.
혹은 변장하고 돌아다니다가 내키는 대로 인간사에 마구 참견하기도 한다. (물론 인간들이 참견하는 건 용서하지 않는다) 정확히 말해서, 그리스 신화는 ‘신화’ 가 아니라 ‘인화’ 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렇게만도 볼 수는 없는 일이다.
체통없이 방정맞게 돌아다니는 신들과는 달리, 인간들은 다른 면모를 보여 준다. 신들도 상대하지 못하는 거인들이나 괴물들을 상대하는 헤라클레스나, 신들이 엎어놓고 간 자리를 정리하고 해결하는 영웅들이 심심찮게 보인다. 신들이 가지고 있지 못한, 품위 있고 정의로운, 그리스 시민의 ‘모범적인’ 자세를 그들이 대변하고 있다. 반면에 신들이 대변하고 있는 측면은, 먹고, 놀고, 마시고, 연애하고, 질투하고, 시기하는 일들이다.

참고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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