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베르 까뮈의 전락 비평문

소개

알베르 까뮈의 1956년 작 전락(La chute)의 비평문입니다. 읽고 난 후의 감상문이라기 보단 비평쪽에 가깝습니다. 길이는 길지 않습니다. 하지만 깊이는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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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내용

암스텔담의 멕시코시티라는 술집을 무대로, 파리 출신의 전직 변호사 클라망스를 통해, 까뮈는 현대인의 이기심과 자기 자신의 고뇌를 드러낸다.
작중 화자 클라망스는 누군가 말을 걸 만한 사람이 나타나면 다소 비굴하지만 사교적으로 그러나 거부할 수 없는 매력과 함께 그의 옆자리에 앉는다. 클라망스의 고백이란 대개 자신의 죄악에 관한 것이다. 그러나 어디까지가 고백이고 어디부터가 남들에 대한 고발일까? 그는 이방인의 뫼르소와는 달리 순수한 의미의 죄를 지은 죄인은 아니나 자기가 ‘범죄’라고 생각한 것에 노예가 된다. 한 여자의 추락 앞에서, 즉시 가보지 않았다고 해서 그를 법적으로 유죄판결 할 수는 없다. 그러나 이제 `참회`를 시작한 클라망스 자신에게 그것은 씻지 못할 죄, 살아 있다는 상태에서는 피하기 힘든 원죄이다. 살아 있는 누구나 죄에 연루되어 있다는 각성, 그것이 클라망스가 참회하고 있는 죄이다.
클라망스의 언어가 흡인력을 갖는 것은 이런 이유에서이다. 클라망스의 고백들은 법적으로는 무죄인 우리가 실상은 이 땅에 존재하는 순간부터 어떤 죄악들에 연루되어 있다는 사실을 폭로한다. 그의 이야기는 너무나 사실적이고 계산된 것이어서 그 이야기를 듣는 누구도 클라망스적인 죄인의 하나임을 부인하기 힘들다. 부조리한 세계에서 누구도 무죄일 수 없다는 뼈아픈 진리를 다시금 되새기게 하는 것이다.
철저히 계산된 고백에 열중해 있는 이 고해판사는 지금도 세상의 수 많은 곳에 또 다른 이름으로 존재할 것이며 사냥감을 고르는 사냥꾼처럼 영합하기 잘 하는 청중을 기다릴 것이다. 자신의 죄에서 조금은 자유로워지기 위해 말이다.

참고자료

·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