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꾸로 흐른 시간, 진실을 찾아서-오태석 `자전거`에 관하여

소개

오태석 <자전거> 분석자료입니다.

목차

1.시작

2.과정
-거꾸로 흐르는 시간의 목적성
-생과 사의 무경계
-‘자전거’에 투영되는 삶의 반복성

3.끝
-작중 인물과 독자
-후기

본문내용

-생과 사의 무경계

작품 <자전거>에서 생과 사의 무경계한 모습은 두 가지로 나타내어진다. 첫 번째는 윤서기가 오래 전에 죽은 한의사와 만나는 대목이고 두 번째는 윤서기의 당숙이 자신의 얼굴을 사금파리로 그어대는 장면이다.
첫째로 윤서기는 그가 삼거리에서 만난 한의원이 죽은 사람인 것을 알면서도 태연히 대화를 나누고, 담뱃불을 붙여주려고까지 한다. 윤서기를 따라 다니는 구서기의 눈에는 한의사가 보이지 않지만, 윤서기는 한의사에게서 자신이 할아버지의 모습과 닮았다는 말까지 듣고 그 말을 생각해 보기까지 한다.

한의원 : 아 따궈. 이 양반이 취했나.(손바닥을 문질러댄다)
구서기 : 아, 잔성냥은 왜 자꾸 그어대는가. 자네 요새 술이 과하구만, 그러다 나중에 나이들면 애먹네.
윤서기 : 불 댕기셨시유?
한의원 : 자네가 항갱이 세환이 손자 맞는가.
윤서기 : 예. 뉘신가유.
한의원 : 자전거 타고 앉은게 영낙없구만, 똑같어.
윤서기 : 할아버님을 어찌 아신대유.
한의원 : 자네 춘부장하고 좀 전에 갈렸네. 그 양반 벌써 집에 갔겄구만, 부지런히 가소, 늦었네야.

불타는 등기소에서 죽은 자신의 아버지와 좀전에 갈렸다는 말을 듣는 윤서기는 별다른 반응이 없다. 오히려 구서기에게 오늘이 옛날 등기소가 불에 탄 날이라며 귀신이 바쁜 날이란 말을 들려준다. 윤서기는 생과 사의 경계에 대해서 겁을 먹거나 하지 않는다. 그런 그가 길에 암장된 처녀가 불렀다고 혼절했다는 것은 모순이 된다.
두 번째로 윤서기의 당숙이 자신의 얼굴을 사금파리로 긋는 것은 자신의 옛날 행동에 대한 죄책감에서 비롯된 행동이다. 원래대로였으면 당숙 자신도 그 등기소 건물에서 죽었어야 할 것인데, 자신의 목숨을 구하기 위해 등기소에 불을 지르고, 가족을 죽이면서까지 살아남은 그는 살아있어도 이미 생명이 꺼진 상태와 진배없다. 보통 때는 멀쩡히 있다가 제사 때만 되면 얼굴을 사금파리로 밭고랑같이 층층이 베어내는 것은 아닐 것이다.

참고자료

·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