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광고맨강과그의사랑하는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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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고맨 강과 그의 사랑하는 아들>은 하나의 가족소설이다. 물론 여기서의 <가족>이라는 것도, 평범한 가족의 개념은 아니다. 주인공 강지훈, 중학교 2학년의 소년은 광고맨 강희명과 큐레이터 신혜수 사이에 입양된 고아이다. 그러나 분위기는 마냥 밝고 신난다. 이 가족은 집도 잘 사는 부자이며 부부 모두가 잘 나가는 직업을 가졌고, 가족관의 관계도 차갑지 않다. 어느 정도는 철딱서니 없고 귀엽기까지 한 신세대 부부, 그들은 정리정돈이란 단어 자체를 모르고 개념 자체도 그처럼 자유분방해, 바람을 피우는 것 따위 이미 아무렇지 않은 일이다. 그들의 양아들 강지훈도 ‘주민등록증이 나올 때 까지만 돌보아 주겠다.’ 라는 조항 아래 입양한 것이고, 강지훈 역시 스스로 그들의 마음에 쏙 드는 아들이 되려고 노력한다. 공부도 잘 하는데다가 애교, 뒤처리. 더 나아가 그는 자신이 파출부 업무를 하고 그 월급을 받아 대학 학비를 모은다는 구상까지 밝히고 부부는 제안에 박수를 치며 샴페인을 터트린다. 모든 것이 가볍고 경쾌하다. 중간중간 주인공 강지훈의 냉소가 섞여들여 있긴 하지만, 그마저도 가볍고 경쾌한 것이 이 소설의 초두이다. 할머니가 이 가정에 개입되면서부터, 모든 것은 변한다. 강희명은 극도로 할머니를 싫어한다. 할머니는 등장부터 예사롭지 않다. 거짓말을 무엇이 진실인지 알 수 없을 정도로 밥먹듯 하며, 뻔뻔함 역시 도를 넘어서 밥과 방을 요구하는 수준에 그치지 않고 멋대로 어머니의 옷방을 개조해 천막집을 만들고, 어머니의 옷을 수선해 자신이 입고 다닌다. 할머니가 하는 모든 행동은 독자가 보기에도 그저 얄밉기 그지없다. 완전히 집에 눌러붙어서 돈을 펑펑 쓰고, 멋대로 집을 개조하고, 그것에 사람들이 화를 내고 느긋하게 허를 찔러 응수하기만 한다. 양심이란 건 원래 가지고 태어나지도 않은 것처럼 할머니는 집 안을 휘젓는다.

참고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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