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행문]유럽 기행
- 최초 등록일
- 2007.02.05
- 최종 저작일
- 200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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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글
유럽 기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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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내용
어제 저녁부터 돈희 형 허리가 심상치 않더니만 아침에 보니 상태가 꽤 심각하다. 여권도 어제 오후 4시에 겨우 나오더니 이래 저래 말썽이다. 계란 국에 밥 한 그릇씩 뜨고 이갑용 선대본에 수행 나가 있는 연기흠 동지 차로 공항에 나갔다. 오전 9시 서울 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뭔가 어수선한 출발이다. 10시에 김포공항 도착해서 국제선 1청사로 향했다. 대우조선 김정곤 동지와 오세철 대표, 원영수 동지를 만났다. 생판 처음 물밖에 나서는 사람은 돈희 형 하고 나 뿐이다. 점심 먹으면서 간단히 일정을 점검하고 환전도 마쳤다.
오후 2시 30분 프랑크프루트행 루프트한자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마음이 무겁다. 선거 뒤 끝도 그렇고 3말4초 투쟁에 사무실 이사에 총선도 걸린다. 혼자 남겨져서 3주를 부딪쳐야 하는 막막함과 두려움도 함께 몰려온다. 그러나 저러나 이미 기내 화장실 표시도 아는 언어가 아니다. 쉴 새 없이 먹을 게 나오는데 부지런히 많이 먹었다. 잠을 안자는 게 시차 적응이 빠르다는 말에 되도록 잠을 안자고 버텼다.
비행기가 중국 상공을 지나면서 산악지대가 눈에 들어왔다. 눈이 쌓여서 마치 굵은 칼로 나무를 새겨 목판화를 찍은 것처럼 선명하다. 산악지대가 끝나고 평야가 이어졌다. 가도 가도 끝이 없다. 어떻게 된 게 조그만 동산 하나 안 보인다. 땅이 넓다는 것을 실감한다. 그만큼 내가 이제껏 겪어온 땅이 좁았다는 얘기다.
12시간을 날아서 독일 시간으로 오후 6시 30분에 프랑크프루트 공항에 도착했다. 공항에서 3시간을 기다려 오후 9시 45분 쾰른 행 비행기를 탔다. 1시간 쯤 지나 쾰른 공항에 도착하니 TIE에서 일하는 동지와 지역 노동자 한명이 마중 나와 있었다. 차 두 대에 나눠 타고 라인강변 유스호스텔에 도착하니 벌써 10시 반이다. 작년에 바로 이 유스호스텔에서 고생한 적이 있는 원영수 동지 안내로 짐 풀자마자 그 동네 맥주집으로 향했다. 구석에 자리잡고 독일 맥주 맛을 보고 있는데 바로 옆에서 동네 아가씨들 몇 명이 춤을 춘다. 시차 문제는 오대표님의 ‘탁월한’ 지도로 가볍게 극복되는 것 같다.
3월 16일. 목.
오전 7시 반 아침을 먹고 강변을 산책했다. 개나리가 독일에도 피는구나 신기하다. 돈희 형 상태가 점점 안좋다. 할 수 없이 돈희 형 빼고 오전에 보쿰대학교에 다니는 유학생 안내로 쾰른 시내에 있는 케테 콜비츠 전시관을 둘러봤다. 인터넷을 아무리 뒤져도 콜비츠 그림을 몇 점 내려받지 못했던 터라 못보던 그림들이 태반이다. 네명의 노동자가 손을 잡고 있는 ‘연대’라는 그림이 가장 맘에 든다. 12시 조금 넘어서 쾰른 대성당 근처에 있는 중국 식당에서 점심을 먹었다. 뭔가 ‘한국적’인 것을 기대했는데 오산이었다. 오후 4시 쾰른 대성당 앞에서 브레멘 대학교에 다니는 황선길 씨를 만났다. 쾰른이 식민지를 뜻한다는 말을 황선길 씨한테서 처음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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