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상문]거울 공주와 평강이야기 비평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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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울공주와 평강이야기 비평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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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카펠라 뮤지컬‘거울공주와 평강이야기’란 제목은 내게 무척이나 낯설었지만 연극을 보고 난 후에야 연극의 제목을 이해할 수 있었다.
‘거울 공주와 평강이야기’는 평강공주와 온달이 주인공이 아니다. 이 연극의 주인공은 평강공주의 시녀 연이와 야생소년이다. ‘바보 온달과 평강공주’라는 누구나 아는 이야기를 ‘야생 소년과 평강공주의 시녀 연이’의 사랑 이야기로 바꾼 연극이었다. 평강공주의 시녀 연이는 평강공주를 동경하여 평강의 옷과 신발을 훔쳐 숲 속으로 도망 온다. 그러던 중 숲 속에서 짐승 같은 몸가짐에 말도 잘 못하는 야생소년을 만나게 된다. 평소 평강 공주와 온달 장군을 부러워하던 연이는 그 야생소년에게 글을 가르치고, 그와 평강공주와 바보 온달 흉내를 내며 즐거운 나날을 보낸다.
줄거리는 보통 다른 연극에서도 등장하는 남, 녀 간의 사랑이야기와 별 다른 것이 없지만, 이 연극이 내게 특별했던 것은 다른 이유에서였다. 처음 공연장에 들어가니 무대에는 숲으로 보이는 무대 배경 하나 뿐 이였다. 다른 연극들처럼 무대 배경을 움직여 가며 무대를 전환시킬 것 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연극이 시작되고 30분이 지났지만 무대에는 변동이 없었다. 다만 낮과 밤을 알리는 조명만이 바뀔 뿐이었다. 하지만 무대는 어느 새 숲에서 동굴이 되고 호수가 생긴다. 움직이는 것은 배우들의 유연한 몸과 목소리 뿐 이였다. 이 연극은 처음부터 끝까지 배경 음악 없이, 특별한 무대 장치 없이, 오로지 배우의 몸짓과 목소리만으로 모든 공연을 소화 해내고 있었다. 배우들은 몸으로 동굴과 나무, 호수, 백조 등을 만들며 동시에 입으로는 숲 소리, 풀벌레 소리, 뻐꾸기 소리 등 자연의 소리를 직접 만들어 냈다. 사람의 목소리라고 믿기지 않았기에 특수 효과일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직접 내는 소리라는 것을 증명하듯이 배우들의 입 모양은 자연의 소리와 함께 움직였고, 그 소리들에 탄성이 절로 나왔다. 배우들이 입으로 내는 소리들과 몸짓들은 다른 연극의 기계로 만든 음향효과와 무대장치가 시시하게 느껴질 정도로 아름답고 감동적인 무대를 만들어냈다.
하지만 한 가지 아쉬웠던 점은‘이야기 소녀’가 평범한 트레이닝 복 이였다는 것이다. ‘이야기 소녀’라는 차별화를 두기 위한 의상 이였겠지만, 그녀는 연이가 거울 보며 자신을 돌이켜 보며 후회하는 중요한 장면에서 거울 속 또 다른 연이를 연기할 만큼 비중 있는 역할 이였음에도 왜 굳이 의상을 트레이닝복으로 선택했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이야기를 직접 관객에게 들려주며 관객과 호흡하는 극의 전개 방식은 신선했지만, 연극을 보는 내내 트레이닝 복 입은 이야기 소녀의 의상은 무대와 적절한 조화를 이루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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