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하장사가 마돈나를 만났을때 영화 비평

소개

따분한 씨름 더하기 트렌스젠더라는 무겁고 어두운 소재의 만남, 그리고 큰 감동
잘 만들어진 영화라는 소문을 들었지만 그뿐 이었다. 아마도 제목에 드러나 있는 소재의 거부감 때문이었으리라. 천하장사 마돈나. 씨름, 그것은 나에게 kbs 1 채널에서 한가한 대낮에 노인들을 대상으로 방영하는 따분한 TV프로일 뿐이다. 그 따분함의 연장선상에 트렌스 젠더라는 육중한 무게가 부담스러웠다. 이 영화 유쾌할 순 없을 것 같다. 사회적 이슈로도 한물가버린 소재에 대한 무관심은 당연한 듯싶었다. 하지만 낯선 소재로 친근하게 마음을 파고든다. 가학적이거나 누굴 무시하지 않는다. 이 영화의 웃음은 단지 서로를 이해하는 곳부터 출발해 결국 관객의 심금을 울리며 유쾌하게 미소짓게 한다. 이게 바로 이 영화의 힘이다.

목차

없음

본문내용

따분한 씨름 더하기 트렌스젠더라는 무겁고 어두운 소재의 만남.
잘 만들어진 영화라는 소문을 들었지만 그뿐 이었다. 아마도 제목에 드러나 있는 소재의 거부감 때문이었으리라. 천하장사 마돈나. 씨름, 그것은 나에게 kbs 1 채널에서 한가한 대낮에 노인들을 대상으로 방영하는 따분한 TV프로일 뿐이다. 그 따분함의 연장선상에 트렌스 젠더라는 육중한 무게가 부담스러웠다. 이 영화 유쾌할 순 없을 것 같다. 사회적 이슈로도 한물가버린 소재에 대한 무관심은 당연한 듯싶었다. 하지만 낯선 소재로 친근하게 마음을 파고든다. 가학적이거나 누굴 무시하지 않는다. 이 영화의 웃음은 단지 서로를 이해하는 곳부터 출발해 결국 관객의 심금을 울리며 유쾌하게 미소짓게 한다. 이게 바로 이 영화의 힘이다.
이야기는 이렇다. 컨테이너 박스로 가득한 노동의 도시 인천에서 태어난 주인공 오동구는 남자로 태어난 여자다. (인천은 남자의 도시이다. 관심과 기대를 빗겨간, 진한 땀 냄새와 바다 냄새 풍기는 남자의 도시다.) 건장한 뚱보 17살 소년의 서랍 안에는 색색의 립스틱이 가득하다. 벽에는 마돈나의 사진이 붙어있다. 거울 속 자신의 입술위에도 마돈나 점이 붙어있다. 그는 아직 소녀 같은 엄마처럼 예쁜 여자가 되지 못한다는 걸 안다. 그래도 여자가 되는 것은 그의 꿈이다. 꿈을 이루기 위해서는 500만원이 부족하다. 마침 씨름대회 1등 상금이 500만원. 그렇지만 씨름, 험난하다. 남자들과 샅바만 매고 맨살을 부대끼는 것이 쉽지 않다. 왕년에 잘나가던 복서에서 폭압적인 일용직 노동자가 된 아버지. ‘가드 올리고, 상대방 주시하고’를 중얼거리며 아들에게 주먹을 날린다. 여자가 되고 싶은 아들을 이해하기가 힘들다. 시커먼 얼굴, 노란 눈동자의 술주정뱅이가 되어버린 아버지의 반대도 만만치 않다. 여자가 되는 것, 씨름하는 것. 동구가 하고 싶은 것은 모두 발목 잡히는 것 같다. 그렇지만 동구 끝까지 달린다. 여자가 되기 위해 가장 남성적인 모래 위 씨름판 천하장사가 된다.

참고자료

·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