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찬호와 기형도의 시 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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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찬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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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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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찬호와 기형도의 시는 서로 마주 보고 있는 두 개의 거울과도 같다. 하나의 거울을 들여다보면 마주 선 거울 속의 세계가 반영되고, 그 역도 그러하듯이, 그들의 시는 서로의 세계를 반영하면서 각자 자신들의 시 세계를 구축한다. 먼저 그들의 문체는 어떠한 희망도 없고 출구도 없다는 점에서 맞닿아 있다. 이는 날카롭고 예리한 비판 정신과 부정 정신 보다는 실존의 고뇌에서 빠져 나오지 못하는 염세주의자로서의 처절한 울림의 문체에 가깝다. 이처럼 송찬호와 기형도는 각각 절망적인 내면의 독백 문체를 취하고 있는데 이는 어디에서 연유한 것일까. 그들은 80년대의 암울한 시대를 살면서도 억압적인 정치 현실에 대한 자각은 별로 없었다고 고백한다. 그렇다면 그들에게는 가난과 불우한 어린 시절이 있었고 이러한 어두운 배경이 그들로 하여금 죽음에 대한 관심을 기울이도록 한 것이 아닐까.

송찬호의 <금호강>은 죽음에 대한 화두가 어둡고 그로테스크한 강변의 풍경으로 묘사되어 있다. “3공단의 교대근무가 이루어지는 아침 혹은 저녁이면/ 꺼칠한 어둠들이 굴뚝으로 퍼져나와/ 으슥한 하수구에서 몰려나온 어둠들과 살섞으며/ 꾸역꾸역 흘러가 어둠강이 된다.” 이렇듯 금호강의 어둠은 공장 굴뚝에서 나오는 매연의 검은 색과 하수구에서 흘러나오는 폐수의 검은 색에서 비롯되어 도시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생활을 끈적끈적하고도 “검은 물 채찍”처럼 휘감는다. 이러한 강의 어둠은 도시를 외부 세계와 구분 짓는 동시에 고립시키는 역할을 한다. 강변을 산책하던 사람들을 익사시키기도 하고 “어쩌다 살아나도, 잊혀져 아주 낯선/ 과거의 사람”으로 만들어 버리는 힘을 지닌 어둠은 “야반도주하듯 그 강을 떠나가는 건강한 사람들”을 붙잡아 둔다. 결국 사람들은 그 누구도 “어둠의 천국” 속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그리고 그 속에서 사람들은 만신창이가 되기도 하고 겁탈을 당해 기형아를 낳기도 한다. “밤화장을 끝낸 어둠들이 벌떼같이 몰려나와/ 매독같이 화사한 웃음을 흘리며 행인을 유혹하여/ 만신창이로 만들기도 하고/ 몇몇 심심한 어둠들은 부녀자를 겁탈하고/ 털린 자궁 속에 기형아를 쑤셔넣기도 한다.” 그가 사용하고 있는 시어들은 하나같이 실제적이고 섬뜩하다. 따라서 어둠이 지배하는 이 곳은 “무법지대”로 표현된다. 결국 보이지만 실체가 없는, 자신을 드러내는 만큼 다른 존재들을 망가뜨려 버리는 “어둠”은 죽음에 가까이 있다. 따라서 “무법지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은 “누구나/ 생명보험에 가입해야 한다.” 그러나 여기에서 문제가 되는 것은 무법지대의 위험성 그 자체에 있는 것이 아니라 사람들이 때때로 그를 잊어버린다는 데에 있다. 그래서 그들은 “때로 휘파람을 불며 강변을 산책하지만/ 자칫 발을 잘못 디뎌 납치라도 당하면/ 끝없이 어둠 속을 헤매이다 익사하기도”하고 그 강의 어둠 속에서 “사람들은 퇴화하는 눈을 팔아/ 누구나 조금씩 불빛을 훔치는 도둑이 된다.” 이처럼 강의 어둠은 망각과 소멸의 힘을 내포하고 있다. 그래서일까. “휴일이면 사람들은 강둑으로 몰려나와/ 자기들의 죄만큼씩 돌을 던지고 욕설을 퍼붓고/ 그만큼씩 깨끗해져 돌아간”다.

참고자료

·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