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태연의 시가 대중들에게 어필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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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에 대한 기존 관점에서 볼 때, 원태연의 시는 애매하지도 다의적이지도 않다. 또한 서정성에 있어서도 일정한 객관성을 지녀야 한다는 당위에 어긋나는, 즉 지나친 감상주의에 빠져 있다는 평을 받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의 시는 대중으로 하여금 가장 다가서기 쉽고 이해하기 쉬운 위치에 자리해 있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원태연의 시 “이연(異緣)”을 중심으로 생각해보자.

먼저, 그의 시가 명확하고도 감상적이라는 사실은 이해와 공감의 측면에서 볼 때 대중에게 보다 쉽게 다가갈 수 있다는 전제가 된다. 이러한 바탕 위에서 시인 원태연은 친숙한 일상성을 소재로 이야기를 전개해 나간다. “당신이 아무 생각 없이 호출기에/ 메시지를 남기면 연락드리겠다고 녹음했을 때/ 나는 그 목소리라도 밤새도록 반복해 들으며/ 전할 수 없는 메시지를 달래고 있었고,/ 당신이 갑자기 내리는 소나기에 놀라/ 어느 처마 밑으로 피해 있을 때/ 나는 내리는 그 비를 다 맞으며/ 당신이 피한 그 처마 밑을 찾으러 뛰어다니고 있었고,” “다른 인연”이라는 제목에서도 드러나듯이, 원태연은 헤어진 두 남녀의 일상을 서정적으로 그리고 있다. 여기에서 중심축이 되는 것은 두 남녀가 같은 상황에 처해 있다는 것(이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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