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무정의 판본에 대한 레포트

소개

무정의 판본에 대해

목차

1. 왜 『무정』의 ‘판본’인가
2.『무정』의 계보 : 아홉 개의 판본들
3. 결어
4. 소감,,,

본문내용

1. 왜 『무정』의 ‘판본’인가
『무정』은 1917년 1월 1일 매일신보에 연재가 시작된 장편소설이다.『무정』의 당시 원문에 “요-오메데오” “이이나즈” “나루호도” “베리 ” “이야시모” “엥게지멘트” 등의 말이 등장하는데, 이것은 1910년대 중반 신식학교를 졸업하고 최신의 직업에 종사하고 있는 20대 식민지 청년의 약간은 경박하기도 한 행동거지를 생생하게 드러내주고 있다.
그런데 1956년 ‘광영사’에서 출간된 단행본『무정』에는 “요-오메데오”를 “참, 좋은 일일세”로 바꾸고, “이이나즈”와 “나루호도”를 지우고, “이야시모”를 “적어도”로 번역하여 집어넣었다. 이런 식의 변개는 물론 이 장면에만 국한된 것은 아니다.
그렇다면 왜, 그리고 어떻게 이런 일들이 벌어졌는가? 원텍스트를 작가 이외의 사람이 의도적으로 손을 대어 바꾸는 이런 행위는 빈번하게 이루어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또한 이러한 사실이 크게 문제 되지 않았고 그리고 그것이 크게 문제되지 않았다는 그 사실 자체가 또한 한국문학 연구의 한 맹점을 드러내고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
1917년 매일신보에 연재된 장편소설『무정』은, 식민지 기간동안 또 해방 이후에도 숱하게 간행되었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무정』은 작가의 손을 떠나 출판업자와 편집자의 의도에 따라 이리저리 변개되었다. 그렇다면 대체 어느 판본을『무정』연구의 텍스트를 사용할 것인가? 대부분의 연구는 1962년 삼중당 간행의『이광수 전집』을 텍스트로 사용하였다. 그러나 그것은 연구용 원전으로서는 사용할 수 없는 것이었다.
한국문학 연구의 가장 중요한 원천의 신원 및 그 신원의 변화에 대한 이러한 무감각이 낳은 결과는 연구의 방법과 내용에서의 협소함과 도식성이다.『무정』의 첫 장면을 살펴보자. 이 장면에서 신우선이 대화 중에 섞어 쓰는 일본어와 영어 단어가 이 생생한 묘사에서 얼마나 큰 기능을 하는 것인지는 새삼 말할 것도 없다. 대화뿐 아니라 지문에서도 흔히 사용되는 일본어의 한글 표기가 한글 소설 문체의 확립에 어떠한 기능을 하였는가는 실로 한국 현대문학 연구의 큰 주제가 될 만한 사안이다. 그러나 앞에서 보았듯이,『무정』에 가해진 터무니없는 덧칠과 손질은 작품을 꼼꼼히 읽고 섬세하게 의미를 찾아낼 수 있는 가능성을 크게 봉쇄하고 말았다.
우리는『무정』을 통해 식민지 시대의 일상과 풍속 및 근대의 온갖 제도와 관련된 여러 소재들이『무정』한 작품 속에 숨은 보석처럼 스며들어 있음을 발견할 수 있다. 그러나 출판업자와 편집자에 의한 작품의 변개가 아무렇지 않게 이루어지는 상황, 나아가 그렇게 변개된 작품을 ‘원전’으로 삼아 연구가 진행되는 상황에서 그러한 것들을 발견하기는 힘든 일이다. 결국 소설 읽기와 해석이 걸핏하면 거칠고 성마른 ‘주제’와 ‘이념’ 분석으로 편중될 수밖에 없음은 우리의 지난 연구사가 입증하는 바이다.

참고자료

·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