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집살이요

소개

시집살이요에 대한 고찰

목차

<목차>
1. 작품 내용 원문
2. 작품 내용 연구
3. 시집살이 노래와 내방가사
4. 시집살이요의 갈등 양상
5. 시집상이요의 배경
6. 다양한 종류의 시집살이요
7. 시집살이요의 문학사적 의의
8. 시집살이요의 현대적 의의

본문내용

(4) <시집살이요>에 나타난 의식
1) 현실도피 의식
<탁발승>은 일반적인 고난 극복의 의지와는 거리가 있는 현실도피 의식이 나타난 노래로서, 그 내용을 정리해 보면 다음과 같다. 가난한 시집 형편을 걱정한 며느리가 ‘메추리’를 잡아다가 아침 반찬을 준비해서 바치려고 하지만 식구들은 ‘네나먹고 개나주고 밭매러나 가려무나’하며 거절을 한다. 결국 함께 식사하기를 거부당한 며느리는 집안 식구로 인정받지 못한다는 소외감 속에서 설상가상으로 사람으로 차마 먹을 수 없는 음식을 먹으라고 권유 당하게 되자, 참을 수 없는 모멸과 자기비하가 누적되어 그 해결방안을 손수 가사(袈裟)를 지어 절을 선택한다는 내용으로 이루어져 있다. 이 결과는 그 행위 자체가 불심에 귀의하려는 것이 아니라, 다만 고통 해소책으로 집을 떠나면 갈 곳이 없다는 절박감이 우선하여 절을 지목했을 것이라고 생각된다. 그래서 이 노래에서 ‘절간으로 간다’고 한 최종적 결단의 의미는 세속의 고통을 도피하는 의식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 정용대, 「시집살이 민요에 나타난 의식 연구」, 진주 : 경상대학교 대학원, 1995.


2) 저항의식
<시집살이요>에 드러난 저항의 대상은 시집살이를 시키는 시집식구들과 첩을 둔 남편에 대한 것이 주종을 이룬다. 가부장적 사회제도의 억압 때문에, 여인들의 삶은 가정이라는 테두리를 벗어날 수 없었음은 물론, 사회적 활동이란 당시에 엄두도 낼 수 없는 실정이었다. 이러한 삶의 상황에서 여성들이 감정을 분출하는 창구는 가정이라는 테두리에 그치지 않고 심각한 사회적 의미를 내포한 경우도 있다. 그 갈래를 나누어 보면, 소극적인 경우와 적극적인 경우로 나눌 수 있는데, 전자는 죽음을 택하는 경우이고, 후자는 적대자를 굴복시키는 것이다.

ⅰ) 소극적인 저항
<진주낭군요> 유형으로 분류된 서사민요는 소극적 저항의식이 잘 나타난 노래로서 이 노래를 의미단위에 따라 단락별로 구분하면 다음과 같다.

ㄱ) 과거 보러간 남편을 학수고대하며 고생스럽게 시집살이를 한다.
ㄴ) 남편을 보려고 시어머니 말대로 진주남강에 빨래를 간다.
ㄷ) 어사가 된 남편은 못 본체하며 지나간다.
ㄹ) 시어머니가 남편을 보려거든 사랑방에 들어가라 한다.
ㅁ) 문을 열고 보니 남편은 기생첩을 끼고 놀고 있다.
ㅂ) 며느리가 절망한 나머지 자살을 한다.
ㅅ) 그 소식을 듣고 남편이 달려 나와 후회한다.

이 <진주낭군요>는 <시집살이요>의 대표적 유형으로 남편의 배반에 대한 한 여인의 삶의 파괴과정이 잘 나타나 있다. 그 삶의 파괴과정은, 과거에 급제한 남편이 고된 시집살이를 하면서 애타게 기다리던 부인의 기대를 저버린 것에 대하여 죽음이라는 항변으로 나타나게 된다.
서민층 여인들은 이런 노래를 부르며 주인공의 불행에 공감하면서 구속 없는 삶을 희구했을 것이다. 인간에게 있어서 죽음보다 더 큰 문제는 없다. 이는 곧 극단적인 행위로서, 저항의 최후수단이라 볼 수 있다. 그러나 결과가 막상 죽은 당사자만 억울하게 희생되었을 뿐, 죽음에 대한 하등의 보상이 따르지 않을 때, 듣는 이는 그와 같은 결말에 대하여 용납할 수 없게 된다. 남편이 성공하도록 이끌어 준 실제적 공로자는 조강지처이며, 남편은 아내의 고생에 보답해야한다는 당위적 진실을 결코 외면할 수 없게 된다. 여기서 남편의 배신은 한 여인에 대한 개인적 배신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순결한 사랑에 대한 배신이며, 이는 듣는 이로 하여금 더 강한 공감력을 갖게 한다. 이러한 여인들의 강한 의식과 주장은 순결한 사랑의 실천자와 수호자로서, 서민층 여인들에게 사랑의 고귀함을 널리 알려, 자신들의 처지를 상대적으로 위로 받고자 하는 기대심리가 작용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ⅱ) 적극적인 저항
<양동가마>는 새 며느리가 값 비싼 물건(양동이)을 실수로 깨뜨려 버리자, 시집식구들이 친정에 가서 전답 등속을 팔아서라도 다시 사내라고 핍박하는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 노래를 단락별로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ㄱ) 새 며느리가 양동이를 깨뜨렸다.
ㄴ) 시집식구들이 양동이를 사내라고 했다.
ㄷ) 처녀의 몸을 물어주면 양동이를 사내겠다고 했다.
ㄹ) 시집식구들은 말대답을 하지 못하고 화해를 청했다.

이 노래는 아무리 값 비싸고 소중한 것이라도 물건과 며느리가 결코 비교될 수 없다는 인간 존엄성의 항변을 표출하고 있으며, 비록 이처럼 시부모에게 불순종하는 행위가 당시의 규범으로는 상상할 수 없는 일이지만, 명백한 자기주장을 노래를 통하여 시사하고 있다는 점에서 가치가 있다.
여성들의 생활감정을 노래한 대개의 작품들은 순종과 도피적 해결방법으로 가족간의 갈등을 내면화하고 가급적 적극적 대결의지를 억제하고 있는 것이 많지만, 여기서는 재산상의 손실을 며느리의 친정댁에 전가시키는 시집식구들의 비합리적인 요구에 대한 강력한 항의의 표시로 자기 몸도 혼전의 상태로 돌려달라는 며느리의 요구는 그 자체가 해학이면서도 나름대로의 설득력을 확보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럼으로써 시집식구들이 결국 며느리의 의견을 수긍하게 되고 순종과 유순으로 일관되어 온 과거의 전통 윤리관에 반성과 성찰의 기회를 부여하게 된다. 그것은 곧 불합리한 인습의 틀을 붕괴시키는 의식의 변화를 반영한다는 점에서 의의를 가진다. 정용대, 「시집살이 민요에 나타난 의식 연구」, 진주 : 경상대학교 대학원, 1995.

참고자료

· ※ 참고문헌
· 서영숙, 『시집살이 노래 연구』, 박이정, 1996.
· 이현정, 「시집살이 노래 연구 - 민요를 중심으로」, 대구 : 계명대학교 대학원, 1994.
· 임동권, 『여성과 민요』, 집문당, 1984.
· 정용대, 「시집살이 민요에 나타난 의식 연구」, 진주 : 경상대학교 대학원, 1995.
· 조규빈, 「시집살이 노래의 존재 양상과 기능 연구」, 속초 : 강릉대학교 대학원, 199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