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후감]현진건-운수 좋은 날

소개

현진건의 단편소설인 「운수 좋은 날」의 감상문이다.

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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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내용

현진건의 「운수 좋은 날」이란 소설을 읽었다. 이 소설은 제목에서 느껴지는 것처럼 자칫 밝고 재미난 글로 생각할 수도 있다. 그러나 작품 속으로 들어가면 들어갈 수록 이 소설의 주인공과 주인공을 둘러싼 주변 인물들의 지독하게 가난한 현실이 얼마나 안타깝고 침울한지 나는 마치 그 속으로 빨려 들어가는 느낌이 들었다. 그렇다. 나는 이 소설을 읽던 중 얼마 되지 않아 주인공인 김첨지의 사정이 참으로 딱하다는 걸 알았던 것이다. 김첨지의 딱한 사정은 그만큼 나 자신을 부끄럽게 하는 것이기도 하다. 예를 들자면 근 열흘 동안 돈 구경을 못한 채 굶주려야했던 김첨지의 병든 아내와 개똥이, 그리고 김첨지에 비하자면 나는 어떤가. 매일 어머니께 반찬투정만 부렸고, 틈만 나면 “이거 사달라, 저거 사달라” 귀찮게 보챘던 것이다. 그리고 약 하나 제대로 지을 돈이 없어서 병이 날로 심해져갔던 김첨지의 아내를 떠올렸을 때 나의 얼굴은 부끄러움으로 훨씬 달아올랐다. 자신의 아픈 아내를 바라보며 많이 속상했을 김첨지도 불쌍하게 여겨졌다.
이렇게 내가 김첨지에게 한창 연민의 마음을 가지고 있을 즈음, 반갑게도 김첨지에게 운수 좋은 날이 찾아왔다. 김첨지가 앞집 마나님을 전찻길까지 모셔다드려 돈을 벌었고, 양복쟁이를 태워다주어 돈을 벌었던 것이다. 아내가 먹고 싶어 하는 설렁탕을 사줄 수 있을 만큼의 돈을 벌게 된 김첨지의 금방 날아갈 듯한 얼굴을 상상하니 나 또한 기분이 한결 좋아졌다.
그러나 행복이란 반드시 계속되는 것만은 아닌가보다. 김첨지의 인력거를 필요로 하는 학생이 있어서 제발 나가지 말라는 병든 아내의 당부를 뒤로 한 채 김첨지는 또 돈을 구하러 나갈 수밖에 없었다. 이런 찝찝한 상황은 행복한 결말로 끝나는가 싶었던 결말의 분위기를 완전히 뒤집을만한 요소로 얼핏 짐작되었다. 아니나 다를까 내 예상대로 김첨지가 일을 마친 뒤 설렁탕을 사들고 집에 갔을 때 김첨지의 자식인 개똥이는 빈 우유병을 들고 큰 소리로 울고 있었다.

참고자료

·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