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영화로 읽는 리차드 3세

소개

세익스피어의 리차드 3세를 영화화한 것을 본 감상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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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내용

Richard Ⅲ의 가장 유명하고 인상깊은 대사일 것이다. 노틀담의 꼽추가 유명한 것처럼 그와 같이 불구의 모습을 한 Richard Ⅲ 또한 멋진 주인공으로 손색이 없다. 알 파치노 주연의 영화를 보고, 텍스트를 읽은 후 이안 맥클린이 주연한 Richard Ⅲ를 또 보았다. 완전히 다른 배경에 다른 분위기의 배우들이면서도 Shakespeare로 하나가 되는 것이 신기할 따름이었다.
날 때부터 기형이거나, 불구자는 정상인과는 완전히 다른 삶을 살게 된다. 먼저 부모에게서부터 태어나자마자 저주를 받기도 하고, 혹은 반대로 과잉사랑과 보호를 받을 수도 있다. 하지만 정상인의 대접을 받으며, 정상인과 함께 어울릴 수는 없을 것이다. 이런 비정상인(단순히 신체적으로 정상인과의 반대개념)의 미래는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세상을 저주하며 거의 은둔하다시피 남의 도움을 받으며 사는 사람과 반대로 세상을 손에 넣기 위해 수단을 가리지 않는 Richard Ⅲ와 같은 유형일 것이다. 요즘같이 의학이 발달하고, 사람들의 개념이 어느 정도 완화된 경우라면 자신의 처지를 극복하고 세상과의 융합을 스스로 노력하여 성공한 사람들도 가끔 있을 것이다. 하지만 현재에도 그런 비정상인은 반도 안될 것인데, 하물며 몇 백년 전 신의 저주로 받아들이던 그때에야 오죽했겠는가. 이런 점을 감안한다면 Richard Ⅲ의 치밀한 계획들과 한치의 인정도 없이 사람들을 배신하고 죽이는 것이 이해가 가기도 한다. 사랑을 받지 못한 사람은 사랑을 할 수 없는 것처럼 부모로부터 일그러진 거울이라고 평가받았던 그는 다른 사람에게 사랑을 베푸는 것이 무엇인지, 정말 사람은 무엇으로 살아가는 지 모른 채, 오직 왕좌만을 위해서 달려간 것이다.
영화를 먼저 보고 텍스트를 읽으니 그 많은 대사들이 새삼 감동으로 밀려왔다. 이는 무엇보다 알 파치노의 ‘뉴욕의 광시곡’이 그만큼 텍스트의 이면까지 관객에게 전달한 탓이라 생각한다. 영화라고 하기보다는 다큐멘터리라고 해야 옳을 것 같은 그 영화는 Richard Ⅲ 이전의 배경을 잘 모르는 이에게도 알 파치노의 설명과 함께 대사 하나하나의 단어까지 의미를 실어주는 듯 했다. 텍스트를 읽기 전에는 Shakespeare의 긴 대사를 이렇게도 풀어낼 수 있구나 하고 생각했다. 그리고 또 자칫 지루하기 쉬운 사극을 긴장감 있게 엮어 놓은 것 같았다. 현대와 중세를 넘나들면서 중간중간 일반 관객들은 잘 모르는 영화 촬영의 뒷모습도 보여주고, 배우들의 코멘트 또한 연기 그 자체를 생각하면서 그 인물에 대한 생각을 우리로 하여금 다시 한번 하게 만들기도 하였다. 그리고 미국인들이 Shakespeare라고 하면 괜히 열등감 느끼고, 어려워하고, 뛰어넘고 싶어하는 생각들도 볼 수 있어, Shakespeare말고도 볼거리가 많은 작품이었다.

참고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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