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문화]아트슈피겔만의 쥐-그건 그래. 하지만 어떤 면에서는 살아남지 못하셨지

소개

유대인은 쥐로, 나치는 고양이로, 폴란드인은 돼지로, 프랑스인과 미국인은 개구리와 개로, 라시아인은 곰, 스웨덴 사람은 사슴의 얼굴로 그리고 있지만 의인화된 작품이라기보다는 어떤 상징성을 위해 가면을 쓰고 있는 사람처럼 그린 만화작품 이었다.

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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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내용

교양과목으로 유일하게 “영상으로보는 유럽문화”를 선택하면서, 사학과인 내가 서양과 유럽의 역사에 대해 과연 어떤 이미지를 확인하고 습득할 수 있을지 많은 기대를 했었다. 수업 중 많은 영화를 통해 산업혁명 전 후의 상황과 세계 제 1,2차 대전 전 후의 상황을 접하여 보았지만, 나는 아트슈피겔만의 이 ‘쥐’라는 책을 정말이지 최고의 작품으로 꼽고 싶다. 책 뒷면의 한 귀퉁이에 빼곡히 자리 잡고 있는 수많은 찬사들이 이 책에 대해 더 정확하게 말해주고 있는 것이 아닐까?
유대인은 쥐로, 나치는 고양이로, 폴란드인은 돼지로, 프랑스인과 미국인은 개구리와 개로, 라시아인은 곰, 스웨덴 사람은 사슴의 얼굴로 그리고 있지만 의인화된 작품이라기보다는 어떤 상징성을 위해 가면을 쓰고 있는 사람처럼 그린 만화작품 이었다. 슈피겔만의 아버지가 겪은 홀로코스트를 구술하듯 펼쳐 보여주며 “대학살”의 참상에서 살아남은 아버지와 전후세대 작가인 아들과 겪는 세대 갈등을 또 하나의 줄기로 보여주면서 전쟁이 그저 잊혀진 과거의 산물이 아니라 오래도록 그 상혼을 간직해 가야하는, 즉 남은 자들의 아픔에 대해서 잔잔하게 보여주고 있었다. (제2차세계대전, 히틀러와 유대인, 나치, 아우슈비츠. 어마어마한 재앙이다. 단어가 주는 무게감이 불쾌하고 소름 돋기도 했다.) 홀로코스트를 다루고 있는 만화책이지만 그 참상에서만 급급해서 보기보다는 작가가 표현하고 있는 생존자인, 그의 아버지 ‘블라덱 슈피겔만’의 모습에 주목해서 볼만했다. 어떤 극한 상황에서도 살아남아 번식하려는 쥐의 속성을 닮았다고나 할까? 블라덱은 수완이나 운이 뛰어나기도 했지만 어쨌든 다른 유대인들이 받은 박해의 중심에서 비켜나있다. 민족적인, 혹은 종교적인 신념이나 살아남은 자의 슬픔, 영웅적인 기질은 보이지 않지만 가해지는 박해에서 살아남으려는 처절한 몸부림, 자신과 가족을 살리기 위한 온갖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그의 행동은 생존의 명분 앞에 놓인 평범한 사람의 모습을 여실히 나타내고 있다.

참고자료

· 아트슈피겔만의 쥐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