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어학]1587 만력15년 아무일도 없었던 해

소개

레이 황의 저서 아무일도 없었던 해를 읽고 비평했습니다...

목차

없음

본문내용

‘ ‘법치보다는 덕치가 극에 달한 명대’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이런 구절을 생각했다. 역사를 전공하는 사람으로 그 동안 동아시아의 정세와 역사, 전통에 대한 이야기를 수없이 들어왔다. 그러다 중국이라는 나라를 어떤 거대한 덩치를 지닌 존재로 느끼고 있음을, 그리고 그러한 존재가 지니는 무게감 자체를 경이롭게 생각하고 있음을 확인하게 되었다. 이런 느낌은 분명 광대한 영토와 강력한 힘을 가진 미국과는 다른 무엇이다.
그렇다면 내가 중국이라는 나라로부터 느끼게 되는 그 거대함과 무게감은 어디서부터 연유하는 것인가? 실제로 이 나라가 지닌 거대한 힘의 원천은 무엇일까? 내가 생각하기에, 그것은 바로 이 나라 중국이 가진 엄청난 수의 인구이다. 여기서 다시 생각을 해보자. 어떻게 12억이라는 인구를 지닌 이 거대한 나라가 어떻게 하나의 역사적으로 통일된 국가로 존재할 수 있게 되었는가? 우리나라만 보더라도 인구가 불과 5천만도 안 되는 작은 나라에서 지역감정과 종교적 차이, 이념적 격차에 따른 수많은 이익집단들이 존재하며 대립을 일삼고 있다. 하물며 12억의 중국에는 얼마나 다양한 지리적 환경 속에서 다양한 집단이 존재하며 이들 사이의 대립은 또 어떠하겠는가... 그런데도 중국이란 나라가 분열되지 않고 하나로 존재할 수 있다는 것이 너무도 이상할 수밖에 없다.
수억의 인구가 단일한 정치체제 내에서 살아갈 수 있게 만드는 힘은 과연 어디서 나오는가? 수억이라는 인구의 무게는 중국 스스로에게도 감당해야 할, 그리고 쉽게 감당하기 힘든 무엇이었을 텐데 그들은 수억의 인구를 부양하고 서로 갈라져 싸워서 죽어나가지 않게 하기 위해, 즉 제국의 통일을 유지하기 위해 어떠한 정치적 문화적 장치들을 만들어내었던 것일까?
이 책을 읽고 있다 보면 이러한 질문에 어느 정도 답이 내려진다. 이 책에서 저자는 명대 말기의 몰락해 가는 왕조의 모습을 깊이 있게 그려내고 있다. 레이 황은 1587년이 겉으로 보기에는 그 다지 큰 문제가 없이 그럭저럭 명조가 유지되어 가는 해였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그리고 본질을 살펴보면 명조는 이미 심각한 한계를 표출하기 시작한, 그러면서 왕조의 각종 제도적 문화적 장치들이 이미 한계를 다해 퇴락해가는 모습을 보여주는 해였음을 말해주고 있다.

참고자료

·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