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현대사] '고삐'를 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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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삐』를 통해서 매춘이라는 타락한 길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던 주인공 정인의 삶에 대해 그녀 자신이 어떻게 책임을 지어야 하는가 하는 문제와, 해방 이후 주둔하고 있는 미군들에 의한 한국 여성들의 수난사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다. 생각보다는 이해하기 어려운 책이었지만 대한민국의 여성의 한 명으로써 꼭 한번 읽어보고 우리의 위치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 준 책 인 것 같다.
나는 이 책을 읽고 느낀 주한 미군과 한국 여성과의 관계에 대한 나의 의견을 펴 보고자 한다. 먼저 이 책의 줄거리를 살펴보자.
『고삐』는 한 여인(정인)이 어두운 과거를 뚫고 새 삶을 찾고 새로운 자아를 각성해가는 과정에서의 갈등, 시련을 주요 모티브로 하여 진행된다.『고삐』의 주인공 정인은 전직 창녀이다. 이 설정의 심각함은 매춘이 모녀에 걸쳐서 지속되었던 삶의 양식이라는 사실에 있다. 정인의 어머니는 애초부터 보편적 도덕의식이나 양심 같은 것은 개의치 않았다. 오로지 먹고사는 것 외에는 관심이 없었던 어머니, 겨우 먹여 살린 것만으로도 당당하며 끊임없이 자식들에게 요구하는 그녀로부터 벗어나려 하지만 결국 자신도 그 길을 걸을 수밖에 없었던 정인, 아버지가 다른 동생인 해인을 사랑하면서도 자기 한 몸조차 간수하기 힘든 세상에서 그것조차 뜻대로 되는 것은 아니었다. 그녀에게 있어 매춘의 의미는 생계를 영위하기 위한 수단의 의미로, 그것을 해서 동생을 키울 수 있었던 것으로 어쩌면 정당한 것이었다. 하지만 정인의 유일한 희망이었던 해인 마저 미군부대의 양공주로 빠져들게 되는데, 어쩌면 이는 어릴 때부터 어머니의 삶을 가까이 또는 멀리서 지켜보면서 몸을 파는 삶에 대한 수치심이나 보다 나은 삶에 대한 고민이 전혀 없었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아무런 전망이 보이지 않는 정인의 삶에 한줄기 빛으로 다가온 상우라는 인물이 등장하면서 정인의 삶은 180도 바뀌게 된다. 상우는 학교 선생님의 신분으로 매춘 여성인 정인과 결혼한 순정파로 소설의 전편을 통해 정인에 대한 육체적 순결을 지켰던 의지의 젊은 남성이다. 동시에 야학에서 젊은 노동자 학생들을 가르치며 반미의 의식화 운동을 도모했던 지성인이다.

참고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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