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쁜 어린이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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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우네 반 담임선생님은 아이들에게 ‘나쁜 어린이표’ 와 ‘착한 어린이표’를 나누어 주며 바르게 생활하도록 유도하고 있다. 반 친구를 괴롭히거나 준비물과 숙제를 제대로 준비하지 못하면 노란색 나쁜 어린이표를 나누어 주고, 반대로 어려운 친구를 도와주거나 발표를 잘하면 초록색 착한 어린이표를 주는 것이다. 물론 이런 제도를 실시하신 담임선생님의 의도는 나쁜 어린이표를 받은 어린이들은 자신의 생활과 행동을 반성하고 더 잘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 주려고 하셨을 것이고, 착한 어린이표를 받은 어린이들은 칭찬을 받은 행동을 앞으로도 꾸준히 발전시킬 수 있도록 독려하는 의도였을 것이다. 그래서 어린이들이 서로 돕고 바른 생활을 해서 멋진 학급을 만들어 보려고 하셨을 것이다.
하지만 이런 담임선생님의 의도와는 조금 다르게, 건우는 점점 억울하고 속상한 일만 쌓여간다. 누군가가 밀어서 넘어진 것만으로도 아프고 화나는 일인데 넘어지면서 화분을 깨뜨렸다고 나쁜 어린이표를 받았다. 간발의 차이로 특별활동 시간에서 늦게 와서 한꺼번에 두 장의 나쁜 어린이표를 받기도 하고, 옆의 친구가 먼저 시비를 걸어 싸움을 시작했지만 결과적으로 친구를 울린 내가 나쁜 어린이표를 받기도 했다. 건우는 스스로 한번도 자신이 나쁜 어린이라고 생각해 본 적이 없는데, 자꾸 쌓여가는 나쁜 어린이표 때문에 노란색마저 미워진다. 더불어 수업이 끝난 후에도 남아서 청소를 하거나 수학문제를 풀어야 하다니, 건우에게는 담임선생님이 미워질 만도 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급기야 건우는 자신의 수첩에 나쁜 선생님표를 적어나가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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