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 한국연극의 발전을 위한 효율적인 투자

목차

없음

본문내용

경제적으로 열악한 연극계의 사정에 비추어 국가적 지원이 필수라는 건 당연하다. 성공한 전문경영인들 중엔, 단기적으로 손해를 보더라도 장기적 관점에서 이익을 보는 선택을 해야 한다는 말이 허구라고 주장하는 이들이 있다. 그들은 단기적으로는 손해를 보지만 장기적으로 이익을 보는 경우는 없다고 한다. 장기적 이익이란 꾸준한 단기이익의 누적이며 단기이익이 탄탄해야 장기이익도 기반이 건실하다고 한다. 맞는 말이다. 그러나 국가 경영은 그렇지 않다. 백년지계를 바라보아야 한다. 정책의 효과는 그 세대를 살고 있는 어린이들이 성장하여 어른이 된 시대에까지 미치며, 나비효과를 생각할 때 효과의 지속성은 더 말할 나위가 없다. 문화와 교육의 경우 그것은 더욱 각별하다. 문화에 대한 투자가 단기적 수익의 일환이 될 거란 예상은 애시당초 포기해야 한다. 남경주씨도 이에 대한 말씀을 하셨다. 그가 일하던 롯데월드의 뮤지컬은 급속도로 발전, 관객석이 연이어 매진되고 티켓은 불티나게 팔리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단기손해를 싫어하는 새 경영인이 뮤지컬을 밀어버렸다는 이야기. 그렇게 밀어내지만 않았더라면 그 뮤지컬은 당시의 엄청난 가속도에 힘입어 우리나라 뮤지컬계의 새로운 장을 만들어 냈을지 모르고, 롯데월드의 훌륭한 수익원이 되었을 수도 있다. 흔치 않은 뮤지컬계의 성공적 흥행을, 객석을 늘리기는커녕 이를 무시하고 밀어버린 것은 경영인의 입장에서 냉철한 판단이었을지 모르나 문화인의 입장에서는 참으로 미시적이고 답답한 판단이었다 싶다. 경영인이 원하는 수익률도 높으면서 품격도 있는 연극이 되려면 배우를 비롯하여 많은 스텝진과 연출가 등의 뛰어난 능력이 필요하다. 뛰어난 실력은 학습에서 비롯되고 학습엔 많은 기회와 선택조건들이 있어야 하며 그것들은 경제력을 바탕으로 나온다. 그렇게 학습된 훌륭한 능력이 발휘되기 위해서는 역량을 충분히 표현할 수 있는 배경이 구비되어야 하며 그 배경은 또다시 경제력을 바탕으로 나온다. 따라서 연극에 대한 투자는 거시안적 안목으로 장기적이고 풍부하게 이루어져야 한다. 그러한 돈이 어디 있겠고 그러한 투자를 하기엔 리스크가 크지 않냐고? 매년 말에 도로를 다시 까는 돈이나 실익 없다고 이미 알려진 새만금에 계속 쏟아 부을 돈을 문화산업에 좀 투자하란 말이다. 공중에 버린다고 수없이 지적되는 피보다 진한 세금들을 연극이나 뮤지컬에 퍼부었으면 벌써 한국의 셰익스피어가 나왔고 앤드류 웨버가 나왔을 거다. 안전하기만 하고 황금알만 낳는 투자가 어디 있는가. 요는 얼마를 투자하느냐가 아니라 어디에 얼마나 효과적으로 투자하느냐이다.
경제적 투자가 결코 비효율적인 투자로 이어져서는 안 된다. 투자 이후에 투자한 만큼의 효과가 없으면 으레 투자대상을 비전없는 산업으로 보고 투자의 비효율성은 생각지 못하는 관습 때문이다.

참고자료

·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