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후감] 히로시마 한국인의 유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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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타까운 이순기씨의 인생 이야기가 일본인의 도움으로 세상에 알려지게 된 것이다. 여지껏 이 일본인 의사 외에는 아무도 그의 인생 이야기를 관심 갖고 들어주지 않았다. 그는 자서전에 ‘죽을 때 까지 글을 계속 써 내려가 한국에도 원폭 피해자가 있다는 사실을 알리고 싶다.’고 하였다. 원폭 피해자중 한국인이 있었다는 사실은 역사적으로도 매우 의미 있고 주목할 만한 충분한 가치가 있는 것인데 우리는 왜 그의 인생 이야기에 관심을 갖지 않았을까..? 왜 우리 한국인의 기구한 인생 이야기가 그가 이미 세상을 떠난 지금, 이제야 일본인을 통해 전해지게 되는 것일까...
전쟁을 통해 상처를 입었지만 제대로 보상 받지 못한 채 평생을 고생해 온 이순기 씨와 같은 이름 없는 많은 사람들이 있다. 이순기 씨는 다행히 친절한 일본인 동반자를 만나 죽기 전 자신의 이야기를 허심탄회하게 털어 놓을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되었지만 제대로 이야기 한 번 해보지 못한 채 죽어간 사람도 많다. 그들은 자신의 체험이 사회에서 허용되는 ‘공식적인 체험’에 배치되고 자신의 이야기를 말하는 것이 불이익을 가져올 것이라는 점을 암묵적으로 인정하고, 알고 있기에 입을 열지 않는다. 더군다나 우리들은 그들의 이야기에 관심을 갖고 들어주려 하지 않는다. 따라서 그들의 고통과 한은 그들의 지친 육신과 함께 고름처럼 썩어들어 가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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