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문학 ] 이기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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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영은 충남 천안의 가난한 집안에서 태어났는데, 조선 말기에 급격히 몰락한 양반계급의 후예로서 그의 인척의 마름으로 생활하는 처지였다. 그의 부친은 정치적 진출을 도모하다 실패하고 낙향하여 소위 애국계몽운동의 일환인 사립학교 설립에 관여하고, 개명 양반으로 개화운동을 하면서 가산을 탕진하여 극도로 빈궁한 처지가 되었다. 어머니가 일찍 죽고 난 뒤 쓸쓸함을 메우느라 고대소설․신소설 등을 읽으며 문학에 취미를 느꼈던 그는 조모의 환갑에 손부를 맞는 경사를 함께 보자는 어른들의 단순한 생각에 떠밀리어 조혼의 희생자가 되기도 하였다. 10대 후반에 가출하여 영호남 일대를 방랑하며 인생 경험을 하고 한때는 기독교에 몰입했으나 곧 그 허구성을 깨닫게 되었다. 1922년 동경으로 고학의 길을 떠났지만 이듬해의 관동 대지진으로 고향으로 돌아와 잠시 월급쟁이 생활도 했으나 곧 그만두고 작가생활을 시작한다.
1910년 남부지방 일대를 방랑하며 보고 듣고 자신이 직접 겪은 조선 민중의 암흑생활을 폭로 규탄하고 싶은 마음에서 처음 소설을 쓰기 시작했다고 한다. 『암흑』이라고 제목을 붙인 장편소설을 썼으나 발표할 기회를 얻지 못하고, 단편소설 「오빠의 비밀편지」(1924)가 『개벽』사의 현상공모에 당선되어 문단에 데뷔했다. 이기영은 1925년 서울로 아주 올라와 카프 맹원이 되었고 이후 그는 누구보다도 충실하게 카프작가로서 활동했다. 그는 카프의 문예정책과 창작방법이 제시될 때마다 누구보다 열심히 그에 따라 작품을 창작하는 열의를 보였고 성과들을 내놓았다.
농촌에서의 지주와 소작농의 대립관계를 농민의 생활 속에서 극명하게 보여준 「농부 정도령」과 「민촌」은 초기 프로소설의 한계 내에서는 가장 우수한 작품으로 평가되며, 노동자계급의 당파성을 확립하는 것이 핵심과제로 제기된 목적의식기에는 단순한 계급과 계급의 대립을 넘어서서 현실을 총체적으로 파악할 때에야 획득가능한 노농동맹의 사상을 담은 「원보」를 내놓았다. 전위의 활동과 대중의 투쟁을 그리는 것이 강력하게 요구되던 시기의 「홍수」와 「부역」역시 목적의식기 소설의 도식성이라는 일반적인 한계 내에서는 농민의 현실을 가장 구체적으로 반영한 작품으로 평가된다. 미완의 장편소설 『현대풍경』 역시 목적의식기 카프 작가의 유일한 장편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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