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감상문] 자기 앞의 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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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감상문] 자기 앞의 생"에 대한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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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내용

버려진 아이와 노년의 여인, 그리고 삶이 만들어낸 가족
로맹 가리의 ‘자기 앞의 생’은 한 아이와 한 노년의 여인이 세상으로부터 버려진 채 서로에게 기댄 채 살아가는 이야기다. 작품을 읽기 시작했을 때 나는 그것이 단순한 성장소설이나 세대 간의 정을 다룬 작품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몇 장이 지나지 않아 그 생각은 완전히 바뀌었다. 이 소설은 인간이 세상을 견디기 위해 서로에게 어떻게 의지하는가, 그리고 사랑이 어떻게 존재의 이유로 변하는가를 보여주는 작품이었다.
주인공 모모는 세상에 태어나자마자 부모에게 버려진 아이다. 그는 사랑이 무엇인지 배우기도 전에 생존을 먼저 배웠다. 굶지 않기 위해 싸워야 했고, 버티기 위해 거짓말을 배웠으며, 살아남기 위해 자신을 숨겨야 했다. 그런 그에게 로자 아줌마는 유일하게 손을 내밀어준 존재였다. 그녀는 전직 창녀이자 나이 든 유대인 여성이며, 사회가 만든 가장 낮은 곳에서 살아가는 인물이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그 낮은 자리에서 가장 따뜻한 인간애가 피어난다.
로자 아줌마는 아이들을 위해 불법 보육을 하며 생계를 유지한다. 그녀가 돌보는 아이들은 대부분 매춘부의 자식들이거나, 세상 어디에도 속하지 못한 아이들이다. 그들은 모두 버려진 존재들이다. 하지만 그녀의 손길 아래에서 그들은 비로소 ‘누군가에게 필요한 사람’이 된다. 모모는 그런 아이들 중 한 명이었고, 처음엔 그 관계가 생계와 의무로만 연결되어 있었지만, 시간이 흐르며 그것은 피보다 깊은 관계로 변화한다.
나는 이 부분에서 ‘가족’이라는 개념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 피로 이어지지 않았음에도, 혹은 법적 관계가 전혀 없음에도, 두 사람은 서로를 가장 깊이 이해하고 지켜주는 관계로 성장한다. 사회가 정한 가족의 정의가 얼마나 협소한지를 깨닫게 된다. 작가는 법적·도덕적 울타리 밖에서도 인간은 서로를 통해 구원받을 수 있음을 보여준다. 사랑이 반드시 제도 속에서만 가능한 것이 아니라, 오히려 세상의 가장 낮은 곳에서 더 순수한 형태로 존재할 수 있다는 사실을 이 작품은 증명한다.

참고자료

·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