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후감 - 질병, 낙인 - 무균사회와 한센인의 강제격리

소개

김재형 교수의 『질병, 낙인: 무균사회와 한센인의 강제격리』에 대한 독후감.
이 책은 한센병이라는 질병을 둘러싼 사회적 낙인과 국가폭력의 역사를 상세히 분석한 책입니다. 일제강점기 '무균사회'라는 이데올로기 아래 소록도에서 자행된 강제격리, 강제노동, 단종수술 등 참혹한 인권 유린의 실태를 고발하고, 해방 이후 대한민국 정부에 의해 계승된 폭력의 역사를 추적합니다. 또, 미셸 푸코의 생명관리정치 개념을 통해 '정상성'에 대한 광기가 어떻게 소수자를 배제하는지 탐색하며, 완치 이후에도 지속되는 사회적 차별 문제를 통해 질병과 혐오를 넘어 진정한 공존의 사회로 나아가기 위한 방향을 모색합니다.
이 독후감은 코로나19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질병을 대하는 태도와 인간 존엄성의 의미를 되묻게 하며, 잊혀진 국가폭력의 역사를 기억하고 성찰하는 계기를 제공합니다. 이 책이 오늘날 우리에게 던지는 묵직한 질문과 성찰의 지점을 확인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목차

I. 서론: 보이지 않는 감옥, 질병과 낙인의 역사를 마주하다

II. 본론 1: ‘무균사회’의 욕망이 빚어낸 비극 - 책의 핵심 내용 요약
1.근대 의학과 제국주의의 만남: 낙인의 과학적 정당화
2.식민지 조선의 절멸 수용소, 소록도
3.해방 이후에도 끝나지 않은 수난: 국가에 의해 계승된 폭력

III. 본론 2: 낙인은 어떻게 질병보다 강해지는가 - 심층 분석 및 성찰
1.‘정상성’을 향한 광기와 생명관리정치(Biopolitics)
2.기억되지 않은 국가폭력과 인권의 부재
3.완치 이후의 삶, 지워지지 않는 주홍글씨

IV. 결론: 오늘의 우리에게 던지는 질문 - 혐오를 넘어 공존으로

Ⅴ. 참고문헌

본문내용

21세기의 인류는 코로나19라는 전 지구적 감염병을 겪으며 미지의 바이러스가 개인의 일상은 물론 사회 전체를 얼마나 송두리째 흔들 수 있는지 목도했다. 줄어들지 않는 확진자 수, 격리와 통제로 인한 사회적 고립, 감염되는 순간 사생활이 노출되고 비난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공포는 우리에게 낯설고도 충격적인 경험이었다. 그러나 한국방송통신대학교 문화교양학과 교수인 저자 김재형은 그의 저서 『질병, 낙인: 무균사회와 한센인의 강제격리』를 통해 이러한 사회적 반응이 결코 새로운 것이 아님을 역설한다. 이 책은 바이러스 자체보다 더 빠르고 깊게 퍼지는 ‘낙인’이라는 사회적 전염병이 이미 100여 년 전 한반도에 깊숙이 뿌리내렸음을 한센병의 역사를 통해 처절하게 고발한다.
저자는 2005년 국가인권위원회의 ‘한센인 인권 실태조사’에 참여하며 처음으로 한센인의 삶과 마주한 경험을 계기로 이 연구를 시작했다. 그는 완치된 지 수십 년이 지났음에도 여전히 정착촌에 모여 살거나 자신의 병력을 숨기고 살아가는 한센인들의 현실을 목격하며 단순한 의학적 질병을 넘어선 사회적 문제의 심각성을 깨달았다. 책은 “왜 어떤 질병은 사회 밖으로 추방되는가?”라는 근원적인 질문을 던지며, 한센병을 둘러싼 공포와 혐오가 어떻게 사회적, 정치적 장치에 의해 체계적으로 구축되고 유지되었는지를 역사사회학적 관점에서 촘촘하게 추적한다.
따라서 이 책은 단순히 한센병이라는 특정 질병에 대한 역사서가 아니다. 이는 ‘무균사회’라는 근대적 욕망이 어떻게 특정 집단을 ‘오염원’으로 규정하고, 이들을 사회로부터 배제하고 격리하며, 심지어는 절멸의 대상으로 삼았는지를 보여주는 우리 사회의 병리 보고서에 가깝다. 한센인의 고통스러운 역사를 거울삼아, 우리는 질병을 대하는 우리 사회의 민낯과 마주하게 된다. 이 글은 김재형의 『질병, 낙인』이 담고 있는 한센인 강제격리의 역사를 요약하고, 그 안에 담긴 낙인과 국가폭력, 생명관리정치의 메커니즘을 심층적으로 분석함으로써, 이 책이 오늘날 우리에게 던지는 묵직한 성찰의 지점들을 탐색하고자 한다.

참고자료

· 김재형. (2021). 질병, 낙인: 무균사회와 한센인의 강제격리. 돌베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