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독후감] 세익스피어 [템페스트] - 폭풍과 용서, 그리고 통제의 환상 속에서 배운 신뢰의 기술

소개

"[A++독후감] 세익스피어 [템페스트] - 폭풍과 용서, 그리고 통제의 환상 속에서 배운 신뢰의 기술"에 대한 내용입니다.

목차

1. 서론: 폭풍 속에서 들여다본 용서의 연습

2. 본론
1) ‘폭풍’의 연출: 권력의 과잉 통제와 나의 불안
2) 프로스페로의 ‘독서’와 ‘마법’: 지식이 관계를 지배하는 방식
3) 미란다와 페르디난드: 사랑의 계약서가 가진 순진함
4) 에어리얼: 자유와 노동의 교환, 약속의 정치학
5) 캘리번: 식민의 언어와 분노의 지리—나는 누구의 언어로 생각하는가
6) 용서와 기억: 잊음이 아니라 기술로서의 용서
7) 무대-극 속의 극: 현실과 연극의 경계에서 붙잡은 ‘통제의 환상’
8) 프로스페로의 지팡이 파기: 성숙과 권력 포기의 어려움—나의 작은 지팡이들
9) 바다의 윤리: 폭풍 이후의 공동체 상상력
10) 마지막 독백과 관객의 박수: 타인의 인정에 기대는 은퇴의 위험

3. 결론: 마법을 버리고 언어를 남기는 일, 그리고 나의 일상적 실천

본문내용

폭풍 속에서 들여다본 용서의 연습
『템페스트』를 읽는 동안 가장 먼저 내 안에서 요동친 것은 ‘연출된 폭풍’에 대한 이상한 감정이었다. 바다는 우연한 재난의 상징처럼 보이지만, 이 작품의 바다는 누군가의 계산과 의도에 의해 만들어진 장치다. 프로스페로는 자연의 광기를 빌려 과거의 가해자들을 섬에 끌어들이고, 그들을 안전하게, 그러나 혼란스럽게 만들어놓는다. 이 지점에서 나는 곧바로 불편해졌다. 타인을 반성으로 이끌기 위해 장면을 ‘설계’하는 행위가 과연 정당한가. 내가 일상에서 누군가의 변화를 바랄 때, 나도 모르게 상황을 연출하고 통제하려 드는 욕망과 닮아 있었기 때문이다. 상대의 자유를 보장한다고 말하면서도, 사실은 예정된 결말을 향해 사람들을 배치하고 싶은 마음. 이 작품은 그 은밀한 욕망의 민낯을 거울처럼 내게 비춰준다.
프로스페로가 펼치는 마법은 말하자면 ‘관계의 기술’이다. 그는 섬의 정령 에어리얼에게 업무를 배당하고, 일의 성과를 평가하며, 보상(자유)을 약속한다. 이 계약적 언어는 주술의 환상성을 벗겨내고, 놀랍게도 지극히 현실적인 조직 운영의 언어로 들린다. 나는 여기서 마법이란 결국 타인의 상상력과 공포, 기대를 관리하는 기술이라는 생각을 했다. 그러니까 마법은 자연법칙을 뒤집는 초월적 힘이라기보다, 사람의 마음과 상황을 설계하는 능력에 더 가깝다. 그 능력이 선의를 품고 있을 때조차 권력의 그림자를 벗어나기 어렵다는 사실이 작품 전체를 감싼다.

참고자료

·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