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 독후감] 어린 왕자

소개

[S+ 독후감] "어린 왕자"를 읽고 작성한 독후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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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내용

비행기가 불시착한 사막 한가운데, 물과 연료만큼 절박하게 필요했던 것은 ‘말이 통하는 벗’이었다. 생텍쥐페리는 어린 왕자 서두에서 파일럿이자 이야기꾼으로 등장해 지친 어른들의 세계와, 끝없이 질문하는 한 소년의 세계를 맞붙인다. 처음 읽었을 때, 나는 “모자를 그려 달라”는 부탁을 이해하지 못한 어른 중 하나였다. 그러나 어린 왕자는 독자가 나이를 먹을수록 다른 얼굴을 보여주는 책이라고 생각한다. 이야기의 사건 순서를 따라가기보다는, 작품 전체에 흐르는 은유와 정서적 깊이를 하나의 맥락으로 엮어보고자 한다.
'어린 왕자'는 단지 상상의 캐릭터가 아니다. 그는 사막 비행과 우편비행의 고독 속에서 작가가 지켜낸 내면의 소년이다. 생텍쥐페리는 실제로 어린 시절 화가를 꿈꿨으나, 어른들은 그를 “지리에 전념해야 할 시기”라 타일렀다. 그때의 좌절이 ‘보아뱀 그림 실험’ 에피소드로 재현된다. 어른은 모자를 보고, 아이는 코끼리를 소화 중인 보아뱀을 본다. 이 장면은 인식의 틀이 어떻게 창의력과 감수성을 제압하는지 압축한다. 곰곰이 떠올려 보면 우리 삶에도 비슷한 순간이 있었다. 음악을 들으며 전율했다가 “시끄럽다”는 핀잔에 볼륨을 줄였던 기억, 혹은 낙서를 “공부에 방해된다”는 이유로 찢긴 노트. 어린 왕자의 등장은, 꺾인 감각을 복원하려는 작가의 자기치유이자 독자에게 건네는 재생의 초대다.
어린 왕자는 B612 소행성에서 출발해 여섯 개 별을 여행한다. 왕·허영심 많은 남자·술꾼·사업가·가로등 점등인·지리학자를 차례로 만난다. 이 인물들은 성인 세계의 병리를 각축장처럼 펼쳐 보인다. 왕은 통치할 신민이 없는데도 권위를 고집하고, 허영남은 타인의 찬사를 갈망하며, 술꾼은 부끄러움을 잊기 위해 술을 마신다. 이들은 모두 ‘관계’가 끊긴 상태에서 스스로의 함수에 갇힌 존재다.

참고자료

·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