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핑의 과학 독후감

목차

없음

본문내용

파코 언더힐이 쓴 작품을 처음 접했을 때, 머릿속에는 왜 쇼핑이라는 행위가 그토록 복잡하게 보였을까 하는 궁금함이 있었다. 시중에는 물건을 판매하는 방식에 대한 이론서가 많다. 그래도 가게 안에서 벌어지는 행동을 심리학적으로 파헤치는 연구는 그렇게 흔하지 않은 편이었다. 그래서 저자가 어떻게 고객의 걸음걸이와 시선, 그리고 미묘한 감정 변화를 해석할까가 궁금했다. 간혹 인터넷 서점에서 책 소개를 보고 흥미가 생겨도, 막상 읽어보면 수치 중심의 분석이 너무 지루하게 느껴지는 경우가 많다. 그렇지만 여기서는 머릿속에 그림이 떠오를 만큼 생생한 실제 사례들이 등장한다. 그 점이 꽤 흥미를 유발한다.

이 책을 통해, 매장에 들어선 사람들의 걸음걸이는 마음속 무언가를 반영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가게 앞에 진열된 물품들, 입구를 들어선 순간 맞닥뜨리는 시각적 자극들, 음악이나 조명의 밝기. 그런 요소가 미치는 영향이 생각보다 크다고 한다. 왼쪽으로 들어가거나 오른쪽으로 들어가는 행동 패턴을 분석한 내용도 기억에 남는다. 사람들은 무언가를 고르기 위해 멈춰서 있을 때, 아주 미세한 방해가 생기면 흥미를 잃어버리기도 한다고 한다. 좁은 복도나 통로에서 다른 사람이 스치고 지나갈 때, 마음이 흔들리는 소비자들을 파코 언더힐은 유심히 관찰했다. 그런 장면을 직접 눈앞에서 지켜보고 기록한 뒤, 실무자들에게 개선책을 제시하는 과정을 책에서 생동감 있게 풀어낸다.

어느 대형 슈퍼마켓에서 카트의 크기를 어떻게 조정했는지, 대여섯 걸음마다 어떤 간판을 배치했는지도 소개된다. 가게 안에서 소비자가 조금 더 머물도록 유도하면 매출이 상승한다는 결론에 도달했지만, 그건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었다고 한다. 카트를 너무 크게 하면 심리적 부담이 생기고, 너무 작으면 필요한 물건을 담기도 어려워진다. 그 미묘한 균형점을 찾기 위해 실험이 반복되었는데, 이렇듯 숫자가 아닌 경험적 관찰과 융합된 이야기가 꽤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동시에 판매자가 소비자의 자율적 동선을 방해하지 않도록, 진열 방식이나 매장 인테리어를 재정비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다. 가령 어떤 코너에 매대를 배치하면 주목도가 높아지는지, 어디에 간식 시식 코너를 두면 발길이 오래 머무는지, 그런 문제를 고민한 흔적도 엿볼 수 있다.

참고자료

·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