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타적 유전자 독후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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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트 리들리의 책을 접했을 때 인간의 내면이 어떤 식으로 생물학적 토대를 지니고 있는지 궁금해졌다. 혹독한 진화 환경에서도 사람들은 때때로 서로 돕고 협력하는 모습을 보인다. 유전자라는 것이 개인의 이익에만 치중하는 구조로 인식되곤 했는데, 저자는 그 안에 있는 배려의 흐름도 다룬다. 예전부터 이기적 유전자와 배려하는 행동이 어떻게 동시에 성립하는지에 대한 의문이 많았다. 이 책에서는 다양한 분야의 시각이 섞여 있다. 사회생물학이나 진화론, 게임 이론, 윤리철학 등에서 찾아볼 수 있는 생각들이 씨줄과 날줄처럼 교차한다.

읽어가다 보면 두 가지 갈등이 느껴진다. 사람들은 이기적 욕구를 버리지 못한다. 하지만 남을 아끼는 행동도 종종 하게 된다. 그 양면성을 바라보는 시각에 따라 언뜻 모순처럼 보일 수 있다. 책을 펴서 페이지를 넘길 때마다, 인간이라는 존재가 과연 어떤 전략으로 살아가고 있는지 궁금해진다. 과학적 사실과 저자의 해석이 뒤섞여 생각거리가 많아진다.

진화 생물학은 유전자가 생존과 번식을 위해 치열하게 선택되는 과정을 보여준다. 이기적 성향만 남아야 할 것 같은데 주변을 돌보려는 모습도 나타난다. 집단 속에서 협력을 실천하는 개인이 오히려 살아남기 쉬울 때가 있다. 서로 돕는 과정에서 이점이 주어진다면 자연 선택은 의외의 방향으로도 흐를 수 있다는 이야기다. 이러한 부분이 혼동을 유발할 때도 있으나, 책에서는 꽤 설득력 있게 풀이가 이어진다.

특히 저자는 신뢰와 배신의 기로에서 인간이 어떤 선택을 하게 되는지 보여주려고 애쓴다. 게임 이론에서 이야기하는 전략적 갈등 모델, 예컨대 죄수의 딜레마 같은 문제가 소개된다. 처음에는 협력이 이득이 될지 손해가 될지 판단하기 어렵다. 그럼에도 협력이 반복될 때 결과가 어떻게 바뀔 수 있는지 지켜보게 된다. 서로 선의의 교환이 축적되면 모든 참여자에게 유리해지기도 한다. 하지만 매 순간 배신의 유혹도 떠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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