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 게바라 평전 독후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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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 코르미에가 쓴 책을 접했을 때 먼저 떠오르는 장면은 열정적인 눈빛의 청년이었다. 검은 베레모 아래에서 무언가를 간절히 찾고 있는 듯한 시선이 머릿속에 박혀서 오래 잊히지 않았다. 그 사람은 의사이자 혁명가였고, 많은 이가 그를 우상처럼 여긴다고 들었다. 차가운 곳을 마다하지 않고 들어가서 소외된 사람들을 돕기 위해 헌신하는 모습이 인상 깊었다. 사실 그 인물에 대해 겉만 알고 있었다고 생각한다. 사진으로만 봤고, 짤막한 일화 정도를 읽은 적이 있었을 뿐이었다. 그런 상태에서 책을 펼쳐 보았는데, 한 장 한 장 넘길 때마다 조금씩 그의 생애가 피부에 와 닿았다. 아르헨티나에서 태어난 청년이 의과대학을 다니면서 몸소 체험한 현실은 꽤나 참혹했을 것이다. 거칠게 숨을 몰아쉬는 환자들을 돌보며, 그가 느꼈을 절망감과 분노를 상상하면 마음이 복잡했다. 단지 의학적 치료만으로 모든 것이 해결되지는 않는다는 자각에 다다른 순간, 그 청년의 내면에서 불덩이 같은 움직임이 생겼을 듯하다.

그가 오토바이를 타고 남미 여러 지역을 돌아다니며 현실을 접했다는 이야기는 이미 여러 채널을 통해 전해 들은 바 있다. 그렇지만 책의 세세한 묘사를 통해 바라보니, 어느 순간 그가 정치적 행동으로 방향을 굳히기 시작했다는 점이 새삼스럽게 다가왔다. 누구나 어느 정도 이상은 이상을 품게 된다. 그러나 현실적인 제약이나 개인의 두려움 때문에 멈추곤 한다. 그런데 그는 가슴에 품은 이상을 행동으로 옮겼고, 많은 사람들의 삶을 바꾸려 들었다. 그 점에서 그의 발자취는 두고두고 회자될 수밖에 없다고 느꼈다. 때로는 지치고 흔들리는 모습도 있었을 텐데, 글 속에서 묘사된 그의 치열함은 읽는 내내 뇌리에 꽂혀 있었다.

혁명을 말할 때, 그 이름이 가장 먼저 언급된다고 한다. 단도직입적으로 말해 누군가는 그를 로맨틱한 지도자로 칭송하지만, 또 누군가는 급진적인 방법을 택해 피를 불렀다고 비판한다. 책은 그의 파란만장한 일생을 꼼꼼히 추적하면서, 그가 어떻게 여러 전장에서 움직였는지 보여준다. 단편적인 사건 뒤에 놓인 그의 내면이나 고민이 조금씩 드러나는 대목이 많았다.

참고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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