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꾸로 읽는 세계사 독후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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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내용

거꾸로 읽는 세계사를 펼쳐 들었을 때 가장 먼저 느껴진 것은, 세상을 바라보는 여러 관점 중 하나를 조금 다른 방식으로 접해보는 재미였다. 역사라는 것이 언제나 깊은 맥락 속에서 바라보아야 하는 무거운 주제라는 생각을 했는데, 그런 무게감이 조금은 풀어진 느낌이었다. 그렇다고 해서 모든 이야기가 가볍게 다가온 것은 아니었다. 사회주의가 어떻게 꺾였는지, 베트남전이 남긴 상흔이 무엇인지, 그리고 일본에서 발생한 역사 왜곡이 왜 문제인지 하나하나 접해 가는 동안 마음속에 언뜻 언뜻 묵직함이 찾아왔다. 그런 감정이 반복되었다. 어떤 부분은 혼란스러웠고, 또 다른 대목은 화가 났다. 때로는 새삼스러운 호기심이 피어나기도 했다.

저자는 세계사의 주요 사건들을 일정한 흐름으로 묶어 보여주고 있었다. 과거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그 배경에는 무엇이 있었는지, 그리고 그 사건이 오늘날 어떤 흔적을 남겼는지 차근차근 짚어간다고 느꼈다. 책의 구성이 꽤 직관적이어서 거부감이 크지 않았다. 각 장에 등장하는 사건들이 그 자체로 독립적이면서도 서로 연결되는 맥락이 있었다. 그러나 어떤 챕터에 대해서는, 예를 들어 독일 통일을 이야기할 때, 미처 몰랐던 국제관계의 이면들이 언급되어 흥미롭게 다가왔다. 왜 두 독일이 통일을 그토록 원했으면서도 외교적으로 쉽지 않았는지 새롭게 알게 된 부분도 있었다. 물론 그 과정에서 느슨하게 느껴지는 서술도 있었으나, 그것은 큰 흐름 안에 자연스럽게 녹아들어 갔다.

특히 사회주의 관련 서술을 읽을 때, 머릿속이 복잡해졌다. 다른 책들에서 사회주의 몰락을 이미 접해보았을 때도 있었지만, 여기서는 그 뒷배경이나 맥락을 조금 다르게 풀어가는 듯했다. 그래서 더 새롭게 다가온 면이 있었다. 구소련이 어떤 문제에 부딪혔는지, 동유럽 권역 안에서는 무슨 파열음이 터졌는지, 그 과정이 파도처럼 휩쓸고 지나간 다음에 전 세계가 어떤 식으로 변했는지 곱씹게 되었다. 누구에게나 편향 없이 전달하려고 노력했다는 인상이 남았다. 대체로 절대적인 진리를 주장하려는 태도는 아니었다. 대신 당시의 국제 질서나 각국의 입장 차이를 나름대로 분석해 보여주면서 결과적으로 새롭게 생각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줬다고 보고 싶다.

참고자료

·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