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시론 <리스본행 야간열차> 레포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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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이 끝났을 무렵 당시 유튜브 알고리즘에는 ‘시베리아 횡단열차’ 후기 영상이 인기를 끌었다. 3등석에는 다양한 국적의 청춘들이 모여있었고, 그네들은 비록 가장 열악한 3등석이지만 일주일 간의 여정 동안 좁은 공간을 공유하며 빠르게 가까워졌다. 이는 내가 생각했던 ‘청춘’의 이미지에 꼭 들어맞았다. 청년기는 인생의 다른 시기와는 달리 대개 ‘청춘’이라는 아름다운 이름으로 지칭 되는 만큼, 생에 가장 낭만적인 시기처럼 느껴지기 때문이다. 따라서 좁은 열차를 타고 유라시아 대륙을 횡단하는 것은 마치 ‘청춘’의 상징 같아 보였고, 그때부터 내겐 ‘횡단열차’의 꿈이 생겼다. 하지만 실제로 유럽에 여행을 갈만한 여건이 되었을 때는 러우 전쟁의 여파로 인해 시베리아 횡 단열차 탑승이 불가능해졌다. 때문에 대안으로 취리히에서 크로아티아 자그레브로 향하는 야간열 차를 대신 예약했고, 비록 시베리아 횡단열차처럼 일주일이 소요되지는 않더라도 약 15시간의 탑 승은 내 로망을 이루기엔 충분해 보였다.

그러나 야간열차의 실체는 전혀 아름답지 않았다. 태어나서 처음 겪어본 3층 침대는 폐소공포증 을 유발하기에 충분했고, 덜컹거리는 기차 탓에 몇 번이나 잠에서 깨기를 반복했다. 나와 친구들 은 기차에서 내리자마자 두 번 다시 야간열차를 타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참고자료

·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