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광역시 치매극복공모전 수기부문 우수상 수상작(치매안심센터에도 아침이 와요)

소개

치매안심센터에서 근무하면서 광주 치매극복공모전 수기부문에 제출하고 우수상을 수상받은 작품입니다.

우수상을 수상한만큼 깔끔하고 유쾌하면서 잘 쓴 글이라고 자부합니다.

많은 참고 부탁드립니다

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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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내용

언제나처럼 경로당 출장에서 노인분들에게 시행하는 인지 선별검사였다. 마음속으로 정상이 나오게 해달라고 빌며 마지막까지 과일과 채소를 최대한 많이 말씀해 주시라고 말하면서 초 시계를 켜면서도 마음이 조마조마하다. 다행히도 그날 갔던 경로당의 어르신들은 모두 정상이라는 결과를 받아 가실 수 있었다. 경로당에 나오시는 분들은 인지가 좋으셔서 그런 것도 있지만, 연세가 아흔을 넘고도 인지 선별검사에서 만점 가까이 나오는 분은 흔하지 않기에 이런 분을 보면 기분이 좋다. 정상이 나올 때의 루틴대로 말씀을 드렸다.
“할머니, 오늘 하신 검사 정상 나오셨고요. 1년에 한 번씩 하는 검사이니까 내년 이맘때쯤에 또 하시면 돼요!”
라고 부드러우면서도 기계 같은 지친 나의 목소리로 말씀드리자 할머니께서 너무 해맑게 웃으시며 대답하시는 것이었다.
“그때까지 살아있을까아?”
분명 다른 할머니들도 웃고 당사자도 웃는 걸 보면 웃자고 하는 소리인 것 같은데 나는 충격에 입을 떠억 벌리고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웃으시니까 나도 같이 웃어야 하나? 그런 말씀 하시면 안 된다고 이런 분위기에 화를 내야 하나? 답을 내리지 못하고 다음 분으로 넘어가 검사를 시작했다.
검사를 다 끝내고 다시 경로당을 떠날 때쯤, 그 할머니께서 손을 잡으며 웃으며 사과하셨다.
“놀랐지? 우리는 이렇게 놀아, 그랴도 늙은 노인네들 챙겨준다고 이쁜 선생님들이 나와서 검사도 해주고 시상(세상의 사투리) 참 좋아졌샤..”
옛날에는 누군가가 내 손을 잡으면 깜짝 놀랐는데, 치매안심센터에서 일하는 지금은 익숙해지다 못해 편안해지기까지 한다. 인지 선별검사는 짧지만 다양한 사람들을 만날 수 있고, 정상이 나오는 사람들이 기뻐하는 모습을 보면 나도 마음이 놓인다. 가끔 귀가 잘 들리지 않는 어르신들은 써서 말씀드리기도 하는데, 그런 점도 감사해하신다.

참고자료

·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