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범일지 독후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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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범 김구 선생의 삶을 접할 때마다 떠오르는 느낌이 있다. 한 인물이 역사 위에 남긴 자취가 얼마나 묵직한 무게를 갖는지 알 수 있게 된다. 자서전 형태로 남겨진 그의 기록은 일제강점기라는 엄혹한 상황을 온몸으로 돌파한 한 인간의 치열한 흔적이라고 느껴진다. 여기에 담겨 있는 글쓴이의 희로애락은 묘하게도 과거의 일만으로 느껴지지 않는다. 마치 옛이야기를 곁에서 듣는 듯한 친근함과 동시에, 가슴 깊은 곳을 울리는 울림도 건재하다.

어릴 적에 한번 읽었던 책이었다. 그때는 글 속의 배경이 너무 거리가 멀어서 대충 넘겨버린 적이 많았다. 독립운동가로서의 이미지만이 크게 각인되어 있었으므로, 그 이상의 세세한 부분엔 집중하지 못했다. 그러나 커갈수록 김구 선생의 일기를 다시 들여다볼 기회가 생겼다. 기록마다 빼곡히 적혀 있는 그의 삶의 무게와 책임감에 압도되곤 했다. 평범한 사람이 같은 상황에 놓였을 때 어떻게 버틸까 하는 궁금증이 들었다. 강인함이 아니면 설명하기 힘든 순간들이 많았다고 본다.

학생 시절에는 대한민국 임시정부를 이끌던 인물로 배웠다. 어디서든 그의 이름이 나오면 당연히 존경심부터 떠올렸다. 본문을 자세히 보면 그가 단순한 영웅이 아니라는 점이 자주 드러난다. 사람으로서의 고민, 아픔, 사랑이 그대로 드러나 있어 더욱 생생하다. 감옥에서 죽음의 공포를 이겨내면서도 조국을 되찾겠다는 열정 하나로 버텼다는 대목을 접하면, 숨이 턱 막히는 느낌이 일어난다. 아무리 마음속에 신념이 있더라도 타국의 감옥에서 매일 칼날 같은 위협을 견디기는 쉽지 않았을 것이다. 때론 탈출을 시도하는 급박함도 그려지는데, 그 마음은 상상조차 하기 어렵다. 간단히 얘기해도 목숨이 위태로운 현실이 계속되었음에도 포기하지 않았다.

읽는 이로 하여금 스스로 돌아보게 만드는 부분이 많다. 우리 시대에는 목숨을 건 결단이 그때처럼 절실하다고 느끼기 힘들다. 배부르고 편안한 환경에 익숙해져 있으니, 선열들의 마음을 깊이 이해하기가 쉽지 않다. 그런데도 책을 펴서 조금만 집중하면, 당시 김구 선생이 겪었을 고통이 눈앞에 펼쳐지는 기분이 된다. 왜 그가 앞으로 나아갈 수밖에 없었는지 어느 정도 짐작하게 된다. 독립이란 말은 교과서에서 짧게 배우고 넘어가기 일쑤지만, 실제로 그 과정을 살았던 인물에게는 하루하루가 투쟁이었다고 생각한다.

책 속에는 개인적인 사연도 다양하게 등장한다. 예컨대 부모를 떠나 혹독한 환경 속에서 홀로서기를 해야 했던 때나, 도망치듯 떠돌아다니던 일들이 눈에 들어온다. 평화로운 시대에 자란 이들이라면 쉽게 상상하기 어려운 모습이다. 생존 자체가 급박했기 때문에, 서로 도우며 연대하는 것이 필수적이었다. 그는 여러 동지와 함께 버팀목을 만들었다. 그 가운데서 인간적인 갈등도 있었지만, 결국 나라를 위한 대의가 우선이었다고 한다. 생각해보면, 사람들 사이의 작은 다툼이나 실수는 어디에서나 일어날 수 있다. 그럼에도 한 단계 더 높은 목표가 존재한다면 사람은 협력하게 된다는 교훈을 몸소 보여준 셈이다.

참고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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