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후감 A+]나쓰메 소세키 <산시로>를 읽고_비평하지 않고 배우기 위해서

소개

나쓰메 소세키의 산시로를 읽고난 후 작성한 독후감입니다.

목차

0. 들어가며: 세 개의 세계
1. 편애보다 비평
2. 방황: 세계와 마주하기
3. 배움: 자신의 말을 발명하기
4. 나가며: 낯선 고향

본문내용

0. 들어가며: 세 개의 세계

기차, 구마모토에서 도쿄까지 산시로를 태우고 달린다. 소세키는 여러 작품에서 기차를 통해 근대 문명에 대한 소회를 밝혔다. 기차는 단순한 운송수단이 아니다. “기차만큼 이십 세기 문명을 대표하는 것은 없을 것이다. 수백 명의 인간을 같은 상자에 싣고서 굉음을 내며 지나간다. 인정도 용서도 없다.” 인간의 마음은 아랑곳 않고 정해진 시간대로 이곳에서 저곳으로 실어 나르며 “자든지 일어나든지 멋대로 하라는” 문명의 상징. 그런 기차 안에 산시로가 있다. 그는 소설 머리에서 “꾸벅꾸벅 졸다가 눈을 떠” 서로 다른 곳에서 왔지만 어느새 친근하게 대화를 나누고 있는 사람들을 발견한 참이다. 산시로는 주로 문명 안에서 졸다 깨거나 혹은 자다 일어난다. 그리고 자기 앞에서 이미 변한 세계를 깨닫는다.
하지만 산시로는 그때마다 이미 도쿄에 ‘적응 완료!’하고 성공하는 자신에 대해 생각한다. 그는 일본 내에서도 최첨단 문명을 구가하는 도시인 도쿄에 가서 마찬가지로 최고의 대학인 도쿄대에 입학 예정인 학생이다. 그는 기차에서 도쿄에 대해 이렇게 생각한다.

“도쿄로 간다, 대학에 들어간다. 유명한 학자를 만날 것이다. 취미와 품성을 갖춘 학생들과 교제하게 될 것이다. 도서관에서 연구에 몰두한다. 저술을 한다. 세상 사람들의 갈채를 받는다. 어머니가 기뻐한다.”

이 이미지에 산시로와 도쿄 사이의 차이는 없다. 그는 자신의 상상 속에서 완벽한 도쿄인이다. 도쿄에서 맛볼 문명은 ‘나’ 자신에게는 근사한 옷처럼 입혀져 더 훌륭한 ‘나’를 만들고 어머니를 기쁘게 하는 ‘나’가 될 것이다. 산시로는 새로운 세계에 들어가기도 전에 그곳이 자신을 어떻게 발전시킬지 생각하고 또 그렇게 머릿속으로 그려놓은 도쿄에 어렵지 않게 자신의 모습을 끼워 넣을 수 있다. 여기서 관건인 것은 적응하는 것. 도쿄에 가서 눈이 휘둥그레지고 자신이 그간 배운 것이 설령 “약방의 약만큼의 효과도 없다”는 생각을 하게 되더라도 그 새로운 곳에 적응하면 된다는 생각만 한다면 지금 당장 느끼는 낯섦과 차이는 금방 제거될 것이다.
그러다보니 산시로는 자신이 경험한 도쿄를 바탕으로 세 개의 세계를 그려 타협안을 도출한다.

참고자료

·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