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 나의 학습 생애사(나의 에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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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내용

학습이 가장 처음 기억나는 순간은 두 살 때이다. 스스로 기억해낸 것은 아니고, 집에 있는 사진첩을 보고 그때의 기억을 연상해서 떠올리게 되었다. 그런데도 아직 그때의 느낌과 기분이 생생하게 기억난다. 대표적으로 아버지께서 나를 한 손위에 얹고 비행기를 태워주시던 것, 어머니 품 안에서 밤마다 침을 흘리던 기억이 난다. 그리고 형이 나를 계속 따라다니던 것이 기억난다. 그때 나는 그런 생각을 했던 것 같다. 내가 더 좋아하면 좋아할수록 이 사람들은 나를 더 좋아해주는구나. 이게 내가 기억나는 나의 가장 첫 번째 학습이다.
병설 유치원에 들어가기 전이 기억난다. 내가 가장 행복하다고 느껴지는 시절이다. 지금은 만나기 어려운 고모와 할아버지와 할머니가 기억난다. 고모는 자주 형과 나에게 핫케익과 도넛을 만드는 방법을 알려줬고, 교회 놀이터에 나를 자주 데리고 놀러갔다. 고모는 무척 예뻤었고, 나를 예뻐해 줘서, 나도 그런 고모를 무척 좋아했다. 아직까지 고모는 내게 이상형 같은 분으로 남아있다. 할아버지는 굉장히 조용하고, 따뜻하고, 순수한 사람이셨다. 내가 뭘 하는지 늘 관찰하셨고, 형이 학교에서 운동회 날 사서 온 병아리를 키우는 방법과 요강을 사용하는 방법을 알려주셨다. 이때보다 좀 더 컸을 때, 할아버지가 많이 편찮으셨는데, 미술 대회에서 받은 은메달을 용기내서 할아버지 목에 걸어드렸는데 너무 대견하게 바라봐주셨던 것이 기억난다. 그때 할아버지를 웃게 해드렸던 건 내 평생 큰 기쁨이 되었다. 할머니는 엄하시고 교육에 관심이 많은 분이셨다. 3살 많은 형이 고통 받는 모습을 보면서 나도 곧 저렇게 되겠구나 라는 생각을 했는데, 내가 유치원에 들어갈 무렵엔 할머니께서 일찍 돌아가셨다. 나는 그때 어려서 슬픔을 못 느꼈었는데, 형은 할머니 영정사진 앞에서 엉엉 울고 있던 것이 기억난다. 한때 할머니는 구슬치기를 하고 있던 형과 나에게 나무젓가락 동력기를 제작하는 방법을 알려주셨다.

참고자료

· 없음